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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사리손들로 6개월간 모은 600만원
라오스 어린이 도와요

  • 입력 2023.01.27 09:00
  • 수정 2023.02.03 11:34
  • 기자명 김민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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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어린이집연합회 3년만에 해외봉사

1126개 어린이집원생 모은 600만원 기부

라오스 ‘깽빠냥 초등학교’ 교육환경 개선사업

대구시어린이집연합회 회원들이 13일 라오스 비엔티안에 있는 깽빠냥초등학교 환경개선 사업을 마친 후 현지 학생들과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대구시어린이집연합회 회원들이 13일 라오스 비엔티안에 있는 깽빠냥초등학교 환경개선 사업을 마친 후 현지 학생들과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내년에는 사업비 전액 모두 아이들이 모은 성금으로 교육사업을 시작할 겁니다.”

대구시어린이집연합회가 라오스 비엔티안 ‘깽빠냥 초등학교’를 찾아 교육환경 개선사업을 완료하고 첫 운동회를 가졌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로 해외 봉사활동을 멈춘 지 3년 만이다.

 깽빠냥 초등학교를 찾은 김정화 삼성어린이집 원장이 아이들에게 학용품 선물을 나눠주고 있다. 
 깽빠냥 초등학교를 찾은 김정화 삼성어린이집 원장이 아이들에게 학용품 선물을 나눠주고 있다. 

연합회의 해외봉사활동은 2010년부터 12년째 이어오고 있다. 간만의 봉사활동이지만 이번 봉사활동은 의미가 남다르다. 기존에는 어린이집연합회 회원들의 회비로 기부금을 조성했지만 이번에는 대구지역 1,126개 어린이집 원생들이 6개월간 모은 성금인 600여만원을 보태 총 1,200여만원의 사업비로 라오스 초등하교 환경개선사업을 지원했다. 

대구 어린이집 1126계소에서 라오스어린이를 돕기 위해 원생들이 6개월간 동전을 모아 기부했다.
대구 어린이집 1126계소에서 라오스어린이를 돕기 위해 원생들이 6개월간 동전을 모아 기부했다.

 25명으로 구성된 연합회 봉사단은 13~15일 라오스 비엔티안 깽빠냥 초등학교를 찾아 환경개선사업 마무리를 도왔다. 이날 회원들과 아이들은 완성된 운동장과 놀이터에 벽화 작업 등을 함께했다. 깽빠냥 초등학교는 라오스 수도인 비엔티안에서 1시간 정도 떨어진 지역에 위치한 학교로 40여 가구가 사는 마을에 자리 잡고 학생 수는 80여명이다. 지역은 수도권이지만 이곳 주민들의 대부분이 농업에 종사하고 있다.

대구시어린이집연합회 회원들이 새로 공사된 운동장 바닥에 달리기 트랙을 그리고 있다.
대구시어린이집연합회 회원들이 새로 공사된 운동장 바닥에 달리기 트랙을 그리고 있다.

 이 곳 학교와 인연을 맺게 된 것은 윤준수(58) 대구시어린이집연합회 회장이 8년 전 기아대책본부를 통해 교육봉사사업을 하면서부터다. 수도권에 위치한 초등학교지만 제대로 된 책은 물론, 시설이 매우 열악해 학교를 나오지 않는 이들도 태반이라는 이야기를 접하고 기부를 결심했다. 교육환경 개선이 절실한 상황이었다. 특히 시멘트를 깐 운동장은 곳곳이 겨울 논바닥처럼 갈라터져 있고, 가장자리는 물이 올라와 습지처럼 변해 아예 사용조차 못 하고 있었다. 아이들이 뛰다가 넘어져 골절을 당하기 일쑤였고, 변변한 치료도 받기 어려운 형편이어서 간단한 의료 용품도 필요하다는 요청을 받았다.

윤탁영 한누리어린이집 원장이 교구수업 중 아이들에게 만드는 시범을 보여주고 있다.
윤탁영 한누리어린이집 원장이 교구수업 중 아이들에게 만드는 시범을 보여주고 있다.

 윤 회장은 올 5월 대구시 어린이집에 공문을 보내 이 같은 현실을 알리고 모금활동을 이어갔다. 어린이집 원생들도 너도나도 200mm우유곽을 저금통으로 만들어 6개월간 모았다. 13일 연합회 회원들이 도착했을 때 운동장은 현지 인부 20여명이 2개월간 구슬땀을 흘린 덕에 갈라진 부분도 습지가 모두 말끔하게 수리되어 있었다. 바닥에서 물이 차오르지 못하도록 방수 처리까지 했다. 아이들이 안심하고 운동장에서 놀이를 즐기고 있었다. 점심시간에 도착한 회원들을 위해 초등생들이 현지 재료로 만든 도시락과 과일을 내주기도 했다. 식사 후 회원들은 직접 붓을 들고 학교 안팎에 꽃그림과 동물 등의 벽화를 그렸다. 이 학교 교장인 라싸미(56)씨는 “이제서야 마음껏 아이들이 뛰어놀 수 있는 운동장이 생겼다”라며 연신 미소를 띄었다. 오후 수업시간에는 연합회 회원들이 동참한 공개수업으로 진행됐다. 우리나라 우리 동요를 율동을 섞어 함께 부르기도 했다. 각자 회원들이 준비한 학용품과 200여만원에 해당하는 학용품과 간식을 전달하기도 했다. 소식을 듣고 학교로 온 마을 아이들 모두 손에 학용품과 먹을 것을 들고 축제 분위기를 연출했다.

대구시어린이집연합회 회원들이 라오스 라싸미 깽빠냥초등학교 교장과 함께 환경개선 지원사업 기념판을 달고 있다. 라싸미 교장은 “ 한국에서 지원해준 운동장과 수업도구 등이 아이들에게 큰 도움이 될 것이다”며 함박웃음을 짓고 있다.
대구시어린이집연합회 회원들이 라오스 라싸미 깽빠냥초등학교 교장과 함께 환경개선 지원사업 기념판을 달고 있다. 라싸미 교장은 “ 한국에서 지원해준 운동장과 수업도구 등이 아이들에게 큰 도움이 될 것이다”며 함박웃음을 짓고 있다.

 윤 회장은 “동남아 어린이들은 가장 기초적인 교육환경도 안되는 데다 교과서도 없이 공부를 못하는 아이들이 있다는 것을 알고 지나칠 수 없었다”라며 “어린이집 원생들도 자신의 성금으로 또래를 도왔다는 것을 평생 기억하게 될 것이라고 확신한다”고 말했다.

라오스 깽빠냥초등학교에 대구시어린이집연합회 회원들이 인사를 하며 들어서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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