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단영역

본문영역

중국산 대마초 연고 통증 효과 제로
마약류관리법 위반 소지도

관절 통증에 특효약이라는 ‘대마초 수딩크림’ 대부분 성분없는 가짜
배상근 전문의, “대마성분 진통제 역할 못 해, 심한 관절염은 수술해야”

  • 입력 2022.12.28 09:09
  • 수정 2022.12.28 09:10
  • 기자명 김민규 기자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배상근 정형외과 전문의가 중국산 대마성분을고 만든 헴프 연고를 보여주고 있다.
배상근 정형외과 전문의가 중국산 대마성분을고 만든 헴프 연고를 보여주고 있다.

대구 수성구에 사는 안중구(65)씨는 인공관절 수술을 앞두고 있다. 퇴행성관절염을 앓고 있던 그는 얼마 전 ‘대마로 만든 연고를 바르면 통증이 즉시 사라진다’는 말을 듣고 해외직구로 ‘대마초 수딩크림’을 구매했다. 하지만 통증을 즉시 없애준다는 광고와는 달리 효과는 전혀 없었다. 게다가 자칫 대마관리법에 의해 처벌받을 수 있다는 말을 듣고 가슴을 쓸어내리며 수술을 결심했다.

관세청에 따르면 화물이나 우편을 통해 적발된 대마는 2019년 6만1,156g, 2020년 6만6,038g 2021년 9만8,783g으로 매년 급증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마약류관리에 관한 법률에 의하면 대마를 구입, 소지, 섭취, 운반할 경우 5년 이하 징역 또는 5,000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해질 수 있다.

배상근 정형외과 전문의는 “오래전 시골에서 양귀비나 대마를 진통제처럼 사용한것은 사실이지만 파괴된 관절 문제를 해결하긴 어렵고, 통증을 크게 없애주지도 못하는 데다 이런 류의 제품을 구매하다 자칫 범법자가 될 수도 있다”며 “검증되지 않은 불법 의약품의 경우 대부분 광고 성분이 전혀 들어가 있지 않는 가짜 의약품인데다 무릎 연골이 닳아 뼈 사이가 맞닿아 생기는 퇴행성관절염 말기의 통증은 인공관절을 넣는 수술 외에는 해결책이 없다”고 말했다.

최근 해외직구사이트로 판매되는 관절 통증 특효약이라는 대마 성분의 연고 등은 성분을 알 수 없는 데다 자칫 마약류관리법에 저촉될 수 있어 주의를 요한다. 또 합법적인 성분이라고 적혀 있어도 대부분 성분이 전혀 들어가 있지 않는 가짜인 것으로 알려졌다.

만성통증의 경우 대부분이 퇴행성관절염으로 들 수 있는데 이는 관절의 손상 때문에 나타나는 현상이다. 관절의 물리적 손상에서 비롯된 통증이기 때문에 수술 외에 는 치료책이 없다.

이 같은 제품에 대마 성분이 없다고 해도 스테로이드가 과다하게 함유되었거나 신뢰할 수 없는 성분이 포함돼 부작용을 일으킬 위험이 있다. 관절 부위의 피부를 자극해 여기에서 느껴지는 통증으로 관절 통증을 상쇄시키는 전략을 쓰는 제품일 경우 상상하기 힘든 성분이 함유되어 있을 가능성이 있다. 요컨대, 연고로 관절 통증을 없앤다는 생각은 허상에 불과하다.

대마는 가공법에 따라 크게 마약류인 마리화나(Marijuana)와 합법적으로 가공된 헴프(Hemp)로 분류된다. 마리화나에는 환각효과를 일으키는 THC(tetrahydrocannabinol)가 대량 함유되어 있는 반면 헴프는 간질이나 뇌전증 등의 치료에 사용되는 CBD(Convention on Biological Diversity)성분을 추출해 사용한다.

합법적으로 허가·판매되는 헴프는 엄격한 제조과정을 거쳐 다양한 생활용품에 사용되지만 의료용으로 사용되는 경우는 제한적이다. 하지만 이 헴프도 물리적인 손상이 생긴 부위를 치료하거나 통증을 없애주는 것이 거의 불가능하다.

퇴행성관절염의 경우 연골손상으로 통증이 유발된다. 증상이 심하지 않을 때는 소염진통제와 같은 약물치료와 운동요법, 주사치료, 레이저요법 등 비교적 간단한 보존적 요법을 시행한다. 연골이 거의 손상돼 뼈와 뼈가 부딪치는 골관절염 말기에는 인공 관절을 삽입하는 수술을 해야 한다.

배 전문의는 “연골이 손상된 퇴행성관절염의 경우 수술 통증이 있는 부위에 내시경을 삽입, 염증을 제거하고 손상된 연골을 수술하는 관절 내시경과 휘어진 관절을 바르게 펴주는 절골술을 쓰고, 연골이 닳아 없어졌을 경우에는 인공관절을 넣는 인공관절 치환술을 적용한다”며 “말기에 적용되는 수술 외에도 다양한 보존적 치료가 있기 때문에 의료진과 상의 없이 민간요법이나 근거없는 구문에 의한 대처법은 절대 지양해야 한다”고 말했다.

저작권자 © 대구한국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개의 댓글

0 / 400
댓글 정렬
BEST댓글
BEST 댓글 답글과 추천수를 합산하여 자동으로 노출됩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수정
댓글 수정은 작성 후 1분내에만 가능합니다.
/ 400

내 댓글 모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