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캄보디아 의대생, “허리 고쳐준 한국에서 의료 배우고 싶어요”

2019년 디스크로 학업 중단 위기,
대구 바로본병원서 무료 수술 후 회복
내후년 내과 전문의 취득,
한국 의료 술기 배워 어려운 이들에게 돌려줄 것

  • 입력 2022.12.16 09:00
  • 수정 2022.12.16 09:15
  • 기자명 김민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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킨 유스 위레악
킨 유스 위레악

“어릴 때 꿈은 파일럿이었어요.”

캄보디아에서 의대에 다니고 있는 킨 유 위레악(24·프놈펜대학 의대7)씨가 배를 들어 수술 흉터를 보여줬다. 언뜻 봐도 20센티 이상이었다. 열 살이 되기 전에 큰 수술을 두 번이나 받았다. 뱃속의 종양을 제거하는 수술이었다. 이후 자연스레 꿈이 의사로 바뀌었다.

그가 한국과 인연을 맺게 된 것은 2012년이었다. 캄보디아에서 활동하는 모 선교단체를 만났다. 당시 작은 체구에 허약했지만, 학구열이 높았던 그를 눈여겨본 선교단체에서 정기적으로 후원을 해주었다. 선교단체의 장학금과 본인의 노력 덕분에 의과대학까지 진학할 수 있었다. 그러나 다시 위기가 찾아왔다. 2019년 허리디스크 때문에 학업을 중단해야 할 처지가 됐다. 그때 대구의 바로본병원에서 손을 내밀었다. 한국으로 초청해 무료로 수술을 해주었다. 

이후 건강한 몸으로 학업을 지속할 수 있었다. 이제 2년만 더 공부하면 내과 전문의가 된다. 그가 다니는 의과대학은 캄보디아 수도인 프놈펜에 위치한 International University(IU)의과대학이다. 8년제인 이 학교는 입학 경쟁률도 치열하지만, 입학생의 20∼30%를 영구 제적시키는 제도 때문에 재학생들은 긴장을 늦출 수 없다. 당시 디스크 때문에 앉아있는 것조차 힘들었던 그가 죽을 각오로 공부한 것도 이 때문이었다.

그는 “한국에서는 디스크 수술이 간단한 시술에 속한다는 것을 알고 충격을 받았다”며 “수술 후 지금까지 원하는 만큼 공부를 할 수 있어 너무 행복하다”고 말했다.

위레악에게 한국은 특별한 곳이다. 학비를 지원해준 선교단체도 한국인들이 만든 단체인 데다 무료로 디스크 수술을 해준 곳도 한국이다. 깨끗한 거리와 순댓국 맛을 잊을 수 없다는 그는 “한국에서 의료 술기를 꼭 배우기 위해 매일 기도를 하고 있다”고 말했다.

“한국의 의료시설과 체계는 그야말로 충격적이었습니다. 한국의 우수한 의료 술기를 의사와 환자 입장에서 체험해보니 의사로서 좋은 시스템을 가져오고 싶은 마음이 굴뚝 같습니다.” 

그는 가장 존경하는 인물로 히포크라테스와 함께 윤태경 바로본병원 이사장을 꼽았다. 히포크라테스에게 의사의 본분과 윤리를 배웠고 윤이사장으로부터는 의술과 인술의 나눔을 배웠다고 말했다.

“우수한 의료체계는 치료가 필요한 환자들에게 정확하고 신속한 의료지원을 가능하게 하고, 따뜻한 마음을 가진 의료인은 환자들에게 치료 이상의 위안과 용기를 줄 수 있다는 사실을 한국에서 직접 느끼고 배웠습니다. 꼭 다시 한국을 찾아 의료를 배우고 싶습니다.”

위레악의 가족들도 빼놓을 수 없는 든든한 지 원군이다. 교육 분야 NGO단체에서 활동하는 누나와 아버지는 위레악의 정신적 지주다. 아버지를 본받고 싶다는 그는 “아버지는 공부를 많이 하진 못하셨지만 어려운 이웃을 보면 도와주고 평생 가족을 위해 희생하는 모습을 보여주셨다”면서 “그 영향으로 누나와 매형, 온 가족이 봉사에 대해 적극적인 삶을 살고 있다”고 말했다. 그도 봉사활동은 물론 영어와 한국어를 중급 이상으로 구사하는 실력을 가지고 있다.

“의술은 단순히 병을 고치는 차원이 아니라 몸과 마음을 모두 치료하는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저는 마음까지 치료하는 인술을 직접 체험한 사람으로서, 의사가 되면 의료봉사를 통해 인술을 실천하려고 합니다. 한국에서 받은 도움을 주변의 힘든 이들에게 다시 돌려주고 싶습니다. 도와주신 모든 분들께 너무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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