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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교생 33명인 학교의 오케스트라 “전국 대회서 두 번이나 은상 차지했어요”

전교생 33명 전원이 오케스트라 단원 활동
2022년 전국 규모 대회서 2차례 은상 수상
계광현 교장 “음악으로 아이들 꿈 영글어 가기를”

  • 입력 2022.12.09 09:00
  • 수정 2022.12.09 09:07
  • 기자명 권정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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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산 자인중 윈드 오케스트라
경산 자인중 윈드 오케스트라

경북 경산시 자인면에 소재한 전교생 33명의 미니학교인 자인중학교 ‘윈드 오케스트라’가 전국적인 화제를 모으면서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전교생이 관악 오케스트라 단원으로 구성된 자인중‘자인 윈드 오케스트라’는 학생들에게 1인 1악기 기회를 제공해 문화 예술 역량을 강화하고, 예술적 감성을 지닌 따뜻한 인재를 키워내는 것을 목표로 2016년 11월 창단했다.

창단 이듬해 제16회 춘천전국관악경연대회에 처녀 출전해 중등부 동상을 수상했으며 2022학년도 제19회 춘천전국관악경연대회와 제1회 대한민국 합주경연대회에서 각각 은상이라는 값진 성과를 일궈냈다.

자인중은 전체 참가 학교 중 가장 작은 규모로 출전하면서 소수의 재능 있는 학생들로 구성된 것이 아니라 전교생이 하나 되어 이루어낸 쾌거였기에 그 의미가 더 크다. 2017년 첫 연주회를 시작으로 교내 연주는 물론 다양한 초청 연주에서 뛰어난 실력과 아름다운 하모니로 큰 감동을 선사하고 있다.

자인 윈드 오케스트라는 대부분 학생들이 입학하며 처음 악기를 접한 경우지만 악기에 대한 열정만큼은 전공자 못지않다. 매주 화.금요일 정규 수업이 끝나면 전교생모두가 단원인 관악부 방과 후 시간이 시작되면서 학교 곳곳에서 악기 소리가 울려 퍼진다.

두 시간씩 방과 후 시간을 활용해 악기 연습을 하면서 플롯, 클라리넷, 색소폰, 트럼펫, 트럼본, 호른, 튜바 및 각종 타악기를 전문 강사에게 개별 강습을 받으면서 철저한 개별 지도를 통해 악기 전공자가 아닌 학생도 수준급 실력을 갖추게 된다.

2021년에는 학교예술교육공간혁신사업 일환으로 경북교육청 지원을 받아 학생과 학부모 워크숍을 통해 디자인과 설계를 완성한 ‘풍악관-바람으로 연주하는 음악실’을 완공하면서 학생들이 쾌적한 환경에서 악기 연주에 전념할 수 있도록 지원하고 있다. 

지휘자 김소연 교사는 원래 전공이 피아노지만 자인중학교에 발령받아 관악부를 맡게 되자 매주 목요일마다 다른 지역까지 지휘를 배우러 다녔다. 연습이 힘들어 슬럼프를 겪는 아이들을 다독이며 격려하고, 맛있는 간식을 준비하고, 연주를 총지휘하는 것까지 모두 김 교사의 역할이다.

김 교사는 “학생들이 인생을 살아가면서 자신이 노력한 만큼 성과를 얻을 수 있다는 것을 악기를 통해 느꼈으면 한다”며 “힘들게 연습하고 노력해서 멋진 무대를 만들어가는 경험이 각자 삶의 무대에서도 더 큰 성취를 해나갈 수 있는 자양분이 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특히 자인중학교 모든 교직원은 오케스트라 뒷바라지에 노력을 아끼지 않는다. ‘어울림 자인 음악 봉사대’를 구성해 전교생과 교직원이 아침 등굣길 사제동행 연주를 하고 교직원들도 참여해 격려하고 방학 때는 5일간의 음악캠프를 실시하면서 학부모와 지역주민들을 초청해 ‘자인 가족과 함께하는 어울림 음악회’를 개최하는 등 축제의 장을 펼치면서 따뜻한 교육 공동체의 관심과 응원 속에 아이들은 음악 실력과 인성을 함께 키워간다.

입학하기 전까지 악기 이름도 들어보지 못했다는 이동훈 학생(3년)은 “오케스트라에 입단하며 호른을 처음 접하게 되었으며 생전 처음 만져보는 악기 배우기가 엄청 어려웠으나 꼼꼼하게 지도해주시는 선생님을 따라 차근차근 연습하다 보니 악기를 연주하는 재미를 느끼게 됐다”며 “특히 선배들이 멋지게 연주하는 모습을 보면 더 열심히 연습해 멋진 무대를 만들고 싶다는 꿈과 함께 준비해 온 곡이 지휘에 딱 맞게 떨어질 때면 온몸에 전율을 느끼면서 친구들과 선후배들이 하나 되어 만들어내는 하모니가 너무 아름답게 느껴졌다”고 소감을 밝혀다.

계광현 교장은 “학생들이 큰 무대를 거듭할수록 진지하게 연주에 몰입하는 것이 느껴져 아름다웠고, 연주를 통해 음악적 역량을 키울 뿐 아니라, 자존감을 회복하고 조화로움의 가치를 몸소 깨달아가는 모습이 감동적이다”며 “이들이 만들어갈 따뜻한 교육 공동체 안에서 아름다운 음악과 함께 아이들의 꿈도 더 영글어 가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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