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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찾아가는 문화공연, 10년 만에 재개합니다”

제주도에 전시된 기차 보면서 재능기부 공연 결심
2012년 첫 공연 열었으나 재정 문제로 잠정 중단
‘녕우사랑’과 함께 전국으로 찾아가는 문화예술공연 계획

  • 입력 2022.12.02 09:00
  • 수정 2022.12.05 10:14
  • 기자명 김성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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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권희 ‘사랑과 평화’ 멤버 & 팝피아니스트
이권희 ‘사랑과 평화’ 멤버 & 팝피아니스트

 

“올해 오랫동안 품었던 꿈을 드디어 실현했네요. 저에겐 정말 잊을 수 없는 한해 입니다.”

그룹 ‘사랑과 평화’ 키보디스트로 유명한 이권희씨는 수몰촌 출신이다. 평생 물에 잠긴 고향 집에 대한 향수를 가슴 깊이 간직하고 살았다. 그의 예술 세계의 뿌리도 사라져 버린 고향의 정서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경주 신평마을에서 태어나 상업 고등학교를 졸업한 그는 독학으로 피아노는 익혔다. 20대 중반에 지방 나이트클럽 밴드의 단원으로, ‘밤의 피아니스트’로 잔뼈가 굵었다.

남다른 그의 노력과 재능은 2003년 그룹 ‘사랑과 평화’ 7집 앨범 작업에 키보디스트로 영입되는 성과로 드러났다. 이후 국내 최고의 키보디스트로 성장했다. 실력에 비해 이름 석 자는 대중에게 덜 알려졌지만 연예계에서는 선후배를 아우르는 인간미 좋은 연주 실력자로 소문이 자자하다.

이 씨는 과거 제주도 공연 중 호텔 인근의 한 공원에 전시된 증기 기관차를 보고 신선한 충격을 받았다. 박정희 대통령이 평생 육지에 나가지 못하는 이들을 위해 실물열차를 제주도의 한 공원에 전시하도록 한 것이다.

 

“그래 나는 피아노다.”

기관차를 보면서 피아노를 떠올렸다. 언젠가 실물 피아노를 구경하지 못하거나 그 소리를 들을 수 없는 섬마을이나 오지의 산골 마을을 찾아다녀야겠다는 생각을 했다. 

공연문화가 취약한 곳을 찾아다니며 재능 기부를 하겠다는 결심이었다.

그 후 몇 년간 나름대로 준비 작업을 거친 끝에 올해 그 꿈을 실천하기 시작했다. 6월16일 ‘평안을 돕는다’는 의미의 ‘녕우(寧祐)사랑’ 문화예술포럼’으로 간판을 내건 이 씨는 고향 경주에서 후원회 회원들과 발대식을 가지고 대장정의 시작을 알렸다.

10년 전 불우한 상황에 처해있던 이들을 위해 공연을 열었다. 그러나 재정적인 한계로 잠시 더 이상 활동을 이어갈 수 없었다. 이번 발대식은 그의 재능기부를 전국적으로 확산시킨다는 선포식이었다. 공연의 규모도 커졌다.

“사실 저의 공연을 관람한 환우와 보호자들의 반응이 좋았어요. 여러 지역에서 공연 요청이 많이 들어왔지만 재정적인 한계로 공연을 이어가지 못했습니다. 이제 그 기획이 다시 부활하게 되어서 너무 기쁩니다.”

팬들이 십시일반 내는 후원금이 일정 금액 이상 쌓이면 그때마다 공연을 여는 형식이다. 지역 아티스트와 협연도 적극 추진하고 있다. ‘녕우사랑’은  대구와 군산, 포항에서 후원인 홍보를 위한 세미나 형식의 공연을 진행하면서 선한 영향력을 확산시키고 있다.

이 씨는 “ ‘사랑과 평화’ 활동이나 팝 피아니스트로서의 활동은 물론, 녕우사랑 공연도 착실하게 병행하겠다” 면서 “전국 어디라도 달려가겠다. 그간의 경험을 적극 살려 전국의 문화예술 혜택이 어려운 곳과 소외된 지역을 선정해 다시 공연을 재개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힘든 분들께는 음악으로 위로를 드리고 싶고, 문화예술을 사랑하는 분들과 이 프로젝트를 계속 진행하고 싶습니다. 많이 동참해주십시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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