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단영역

본문영역

대한민국은 ‘무엇이든 잘하는 나라’

  • 입력 2022.11.25 09:00
  • 수정 2022.11.25 09:05
  • 기자명 대구한국일보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유명상 대구한국일보 대표
유명상 대구한국일보 대표

 

최근 미국의 3대 시사주간지에 속하는 ‘US뉴스&월드리포트’가 국가별 국력 순위를 조사한 결과 미국이 1위, 우리나라가 6위에 이름을 올렸다. 눈에 띄는 건 우리나라가 일본보다 높은 순위를 차지했다는 점이다.

전세계에서 가장 자국 우선주의인 나라를 꼽자면 중국, 그리고 미국이다. 한국도 그들 사이에서 자신감을 가져도 될만한 나라라는 구체적인 증거가 있다.

 

중국이 신라의 활 기술자를 데려간 이유

한국은 한 마디로 ‘뭐든 잘하는 나라’다. 특히 과학과 기술 분야에서 뛰어나다. 우리 민족이 잘한 것 중에서 첫 손에 꼽을 수 있는 건 활이다. 활은 인류가 경험한 최초의 과학(물리학)이 아니었을까.

신라 시대 때 당나라에서 신라의 활 기술자 한명을 데려갔다. 거의 강제로 납치하다시피 했다. 그는 ‘노’라고 하는 기계식 활을 만드는 기술자로 이름은 구진천이었다. 노는 보통 화살이 600보 이상 날아가는 기계식 활이었는데, 구진천이 만든 노는 사거리가 1000보 이상이었다. 어느 기계식 활들보다도 이 활이 가장 뛰어났던 것이다.

노의 역사를 보면 이 ‘기계’는 5세기부터 중국에서 만들어졌다. 기본 원리가 다 알려진 상황이었던 것이다. 그럼에도 신라의 기술이 가장 뛰어났다. 신라 외에는 없는 광물 자원이나 다른 나라에서 도통 모르는 기술로 제작했다면 기술력보다는 ‘운’의 결과라고 봐야 할 것이다. 우연히 신기술을 발견하거나 새로운 물질을 얻는 경우는 종종 있으니까. 기본 원리가 모두 알려진 상황에게 남들보다 뛰어나게 잘했다는 건 뭔가 남다른 기술과 재주가 있었다는 것을 의미한다.

 

한중일 전투선을 한자리에 모아 보니...

두 번째로 꼽을 수 있는 것은 전투선이다. 한중일의 배가 한자리에 모인 적이 있었다. 바로 임진왜란 때다. 중국은 자칭 대국이었지만 일본 전투선보다 작았다. 말 그대로 운하에 띄우기에 안성맞춤인 배였다. 지휘관 진린은 조선의 판옥선을 빌려 탔다. 정화의 대원정 때는 세계에서 독보적인 배와 항해술을 갖춘 것으로 평가받았지만, 오랫동안 쇄국 정책을 펴느라 배 만드는 기술이 크게 발전하지 못했다.

일본의 경우, 빠른 속도를 선호했기 때문에 배의 크기나 단단한 정도 등에서 조선의 배보다 수준이 뒤처졌다. 게다가 일본의 배는 선체가 허약했기 때문에 배에 화포를 매달았다. 영화 ‘한산’에 포를 운영하는 일본군의 모습이 잘 묘사되어 있다.

조선의 배는 가장 훌륭했다. 적선과 부딪쳐도 뚫리지 않는 단단한 외벽과 다양한 화포로 일본의 전투선을 유린했다. 포와 관련해 조선은 이미 세종 때부터 화포나 화약을 만드는 기술이 중국을 추월했다. 중국과는 다른, 한국화한 다양한 무기들이 벌써 이때부터 개발이 되었다.

 

21세기 ‘인쇄 혁명’의 선두를 달리는 대한민국

현대를 지식 기반 경제 시대라고 말한다(앨빈 토플러). 정보와 지식의 전달에는 종이와 인쇄의 발명이 큰 역할을 했다. 시작은 아시아였다. 그러나 이와 관련된 혁명은 유럽에서 먼저 일어났다. 인쇄술 혁명으로 음악과 종교, 인문학에 큰 변화의 흐름이 찾아왔다. 

인쇄 혁명에 버금가는 혁명이 지금 이 시대에도 일어나고 있다. 바로 지식정보화 사회로의 전환이다. 과거에도 지식과 정보다 이전시대보다 빠르게 유통되었지만 지금은 그 속도와 양이 어마어마하다. 지금은 세계의 뉴스를 거의 실시간으로 확인할 수 있다. 한국은 이 현대판 인쇄 혁명에서 선두를 달리고 있다. 바로 IT 산업이다. 지식과 정보를 확장하고 유통하는데 있어 IT가 가장 지대한 역할을 한다. IT가 뒤쳐진다고 하면 가장 자존심 상해하는 사람이 한국인들이다. 

그만큼 인터넷 ‘인쇄 혁명’에 신경을 쓰는 것이다. 요컨대, 한국은 21세기형 ‘인쇄 혁명’의 맨 앞줄에 서 있다.

 

한국이 세계에서 가장 잘 만든 것

활과 전투선 외에 한국인이 만든 것 중 ‘세계 1등’이라고 자신있게 말할 수 있는 것은 무엇일까. 바로 한글이다. 내년 영국 옥스퍼드 영어사전(OED)에 ‘누나’, ‘언니’, ‘오빠’, ‘막내’, ‘동생’과 같은 한국 단어 30개 이상이 등재될 것이라는 소식이 있다.

이와 관련해 조지은 옥스퍼드대학교 교수는 이 단어들이 자연스럽게 외국어에 흡수될 수도 있다는 견해를 드러냈다. 한국의 가족 문화가 세계로 수출되는 셈이다. 그는 추후에는 한글이 세계인의 문자 체계로 쓰일 가능성이 높다는 말 또한 덧붙였다.

인류는 의미를 담는 문자의 시대를 지나서 음을 기록하는 문자의 시대로 나아왔다. 이러한 시대 속에서 한글은 아시아뿐만 아니라 세계적인 관점에서 보아도 가장 많은 소리를 표현할 수 있고, 배우기도 쉬운 문자다.

최근 세월이 하 수상하다. 거대한 전쟁이 1년 가까이 이어지고 있고, 세계 경제는 인플레로 휘청대고 있다. ‘무엇이든 잘하는 대한민국’이 자신감과 지혜로 이 난국을 잘 헤쳐 나갔으면 하는 바람이다. 우리는 지금껏 무엇이든 열심히 잘해왔고 앞으로도 그 어떤 나라보다 잘해나갈 것이다.

저작권자 © 대구한국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개의 댓글

0 / 400
댓글 정렬
BEST댓글
BEST 댓글 답글과 추천수를 합산하여 자동으로 노출됩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수정
댓글 수정은 작성 후 1분내에만 가능합니다.
/ 400

내 댓글 모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