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효심으로 사드린 동남아 관절연고, 부모님 관절 망치는 지름길

스테로이드 범벅에 출처 불명…해외직구 관절 크림, 피부질환은 덤
윤태경 전문의, “관절 크림 믿다가 뼈 손상까지 생길 수도”

  • 입력 2022.11.23 09:00
  • 수정 2022.11.23 10:01
  • 기자명 김민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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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해외직구를 통한 여러가지 의약품을 사용하다 부작용을 호소하는 이들이 급증하고 있다. 특히 진통제의 경우 스테로이드가 과도하게 포함되었거나 성분이 불분명해 피부질환까지 호소하는 이들도 있다.
최근 해외직구를 통한 여러가지 의약품을 사용하다 부작용을 호소하는 이들이 급증하고 있다. 특히 진통제의 경우 스테로이드가 과도하게 포함되었거나 성분이 불분명해 피부질환까지 호소하는 이들도 있다.

 

대구 수성구에 사는 강한우(68)씨는 인공관절 수술을 두달 앞둔 채 한 의료기관에서 피부질환 치료를 받고 있다. 퇴행성관절염을 앓고 있던 그는 지인으로부터 ‘관절통 동남아 특효약’이라는 것을 받아 사용한 것이 화근이었다. 지인으로부터 “해외에서 사온 관절통증에 탁월한 연고인데 바르면 통증이 사라질 것””이라는 말과 함께 연고를 받았고 통증부위에 바르자 신기하게도 통증이 사라지는 것을 경험했다. 

하지만 일시적인 효과뿐 통증은 반복되었고 연고를 거듭해서 바르자 해당 부위에 피부 발진이 생겼다. 병원을 찾는 강 씨는 스테로이드 부작용 진단과 함께 인공관절수술은 더 이상 늦출 수 없다는 이야기를 들어야 했다.

윤태경 정형외과 전문의는 “강 씨의 경우 퇴행성관절염으로 인한 통증은 연골이 다닳아 뼈와 뼈가 마찰되고 염증으로 인한 통증이 생겨 인공관절을 수술 외에는 해결책이 없는 상황”이라며 “동남아 여행 중 쇼핑을 하거나 해외직구를 통해 출처 불명의 연고나 스테로이드 연고로 사용했다가 부작용을 호소하거나 수술 시기를 놓치는 경우가 종종 있다”고 말했다.

보험심사평가원에 따르면 매년 400여만명이 퇴행성관절염으로 의료기관을 찾고있다. 2017년 376만3,950명, 2018년 387만4,622명, 2019년 404만2,159명, 2020년 382만4,113명, 지난해는 총 399만4,333명인 것으로 나타났다. 주로 중년 이후에 발병하고 여성 비율이 약 67% 여성이 압도적이다. 이는 대부분 무릎관절에서 나타나는데 좌식생활습관이 큰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입식문화로 바뀌어가고 있지만 퇴행성관절염 증상을 호소하는 이들은 꾸준히 늘고 있다.

 

퇴행성관절염의 원인은

인체기관의 노화가 원인인 류마티스관절염은 관절 연골이 손상되거나 다 닳아 관절 부위를 연결하는 뼈와 뼈 사이의 염증성 질환으로 인해 통증을 유발한다. 이런 경우 무릎관절 손상이 크기 때문에 가만히 있어도 통증이 생기기도 한다. 초기에는 특정 자세를 취하면 통증이 느껴진다. 증상이 심해지면 가만히 있어도 시큰거리고 통증이 지속된다.

관절염 초기나 중기의 경우 물리치료나 주사요법 등으로 증상을 완화시킬 수 있지만 연골 손상이 크거나 닳은 관절염 말기에는 엑스레이 상에도 연골이 다 닳아 뼈와뼈가 맞닿은 것이 확인된다. 뼈가 약해지고 시큰거리는 골극현상과 함께 다리가 휘는 등 변형도 동반될 수 있어 수술 외는 방법이 없다.

 

관절에 좋다는 연골영양제와 관절염 연고의 효과는

몇해 전부터 무릎연골에 좋다는 영양제와 해외 직구를 통한 관절염 연고가 유행처럼 번지고 있다. 일각에서는 관절 영양제를 복용할 경우 연골이 재생되는 것처럼 혼동을 주고 연고를 바르면 통증이 사라지는 것처럼 광고하기도 한다.

하지만 의료계에서는 한번 손상된 연골은 절대 재생되지 않는다는 입장이다. 자동차 상하 움직임과 안락한 승차감 역할을 하는 완충기와 같다고 보면 된다. 한번 손상 된 완충기는 교체 외에는 방법이 없듯이, 손상된 연골도 인공관절 수술이 해결책이다. 때문에 최대한 연골손상이 늦춰지도록 생활습관을 바꾸고 수술을 늦게 하도록 보존적 치료를 한 후 수술은 마지막에 선택하는 것이 현명하다.

 

관절연고의 효능

주로 동남아 등 해외여행 시 ‘관절염에 특효약’이라고 팔리는 이 연고의 성분은 대부분 스테로이드가 포함된 소염제와 소염진통제다. 소염진통제는 관절 통증보다 피부자극을 강하게 유발시켜 통증보다 피부자극에 주의를 돌리는 것이나 마찬가지다. 

첫 번째로 스테로이드 항염증제는 통증 완화효과는 빠르지만 남용할 경우 부작용이 심각하게 나타날 수 있다. 우리나라에서는 전문의약품으로 의료진의 처방이 없으면 구매할 수 없지만 동남아나 일부 국가에서는 손쉽게 구할 수 있다. 의료진의 처방 없이 오남용을 할 경우 부작용은 물론 피부손상까지 생길 수 있어 주의해야 한다. 스테로이드 남용으로 인해 관절 치료는 물론 피부질환까지 얻는 경우도 종종 있다. 

두 번째는 출처불명의 소염진통제다. 주요 성분을 알 수 없는 이 진통제를 흔히 알고 있는 파스 형태나 바르는 액체나 크림 형태다. 이 연고는 피부에 스며들면 강한 자극을 주고 마치 화끈거리며 부위가 얼얼한 증상을 느낀다. 관절 통증을 느끼는 것보다 피부자극에 의해 마치 연고를 발라 통증이 사라진 것 같은 느낌을 받기 때문이다. 성분자체가 불분명하기 때문에 이같은 연고를 통해 관절 통증을 없앤다는 것은 허상에 불과하다.

해외직구를 통한 관절 치료제의 경우 ‘관절통에 특효약’이라는 광고문구와는 달리 성분도 알 수없는데다 역한 냄새까지 풍긴다. 윤태경 정형외과 전문의가 관절 통증을 없애준다는 연고의 성분을 확인했지만 나타나 있지 않다. 대구 바로본병원 제공.

 

관절영양제의 효능

최근 유행처럼 번지고 있는 관절 영양제의 경우 글루코사민 성분으로 관절 건강에 도움을 줄 수 있는 보조적인 역할에 불과하다. 글루코사민은 동물의 뼈, 골수, 갑각류 등 관절 주변 체약에 존재하는 천연 아미노당이다. 글루코사민은 관절 내 연골 유지에 도움을 주며 관절 질환을 치료하는데 쓰이기도 한다.

글루코사민은 체내 자연적으로 존재하는데 뼈와 관절 사이에 있는 연골 등 여러 화합물을 생성하는데 도움을 준다. 특히 관절을 형성하기 위해 뼈끝을 덮는 부드러운 흰색 조직인데 이 조직을 윤활액과 함께 관절을 잘 움직일 수 있게 도와주기도 한다.

실제 글루코사민의 효능을 두고 의료계에서도 갑론을박이 이뤄지고 있다. 유럽의 일부 국가의 경우 클루코사민이 관절염과 통증완화에 효과를 보인다는 견해를 가지고 의사의 처방이 있어야 구매할 수 있는 전문의약품으로 인정받는가 하면, 미국과 우리나라를 비롯한 상당수 국가에서는 음식이나 마찬가지인 건강기능식품으로 유통되고 있다. 이런 것들은 특효약이라기보다 건강기능식품으로 보는것이 좋다.

윤 정형외과 전문의는 “퇴행성관절염 증상이 있다면 의료인과 상의해 질환의 원인을 정확하게 숙지, 수술 전 상황을 최대한 늦출 수 있는 생활습관을 만드는 것이 가장 현명한 방법”이라며 “우리나라 의료체계와 관절 수술 술기는 세계 어느 나라와 비교해도 뒤지지 않는다. 더군다나 성분불명의 의약품을 사용하는 것은 매우 우매한 행위”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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