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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간절한 ‘긍정의 힘’ 강력한 ‘YES’ 정신으로 살기 좋은 문경 만들 것”

11년의 공백을 깨고 최고령 당선자로 시청에 재입성
‘긍정의 힘! YES 문경’ 간절한 적극성으로 시정 펼쳐
인구 감소에 맞서 문경을 긍정적인 지역에서 만들어야 한체대 숭실대 지방 캠퍼스 유치에 진력, 반드시 이룰 것 기업 공장 유치해 ‘일자리’ 만들기에 모든 에너지 집중할 것

  • 입력 2022.11.11 09:00
  • 수정 2022.11.11 09:55
  • 기자명 추종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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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현국 문경 시장
신현국 문경 시장

“당신이 얼마나 내게 소중한 사람인지 세월이 흐르고 보니 이제 알 것 같아요. 당신이 얼마나 내게 필요한 사람인지 세월이 지나고 보니 이제 알 것 같아요.”

신현국(70) 문경 시장을 만나면 노래 한 소절쯤 듣게 된다. 말로 다 못 할 말을 으레 노래로 전한다. 방송에 출연해서도 “그 동안 정치를 하면서 아내가 제일 고생이 많았다는 이야기를 들었다. 아내에게 해주고 싶은 말이 무엇인가”하는 질문에 대답 대신 저 노래를 불렀다. 다짜고짜 부르는 노래 같지만 가사를 곱씹어 보면 저보다 명답이 없다. 

신 시장은 2006년에 정치에 뛰어들어 20년 동안 7번의 선거 중 5번을 패배했다. 2006년 민선4기 문경시장에 당선돼 시청에 입성해 재선에도 무난히 성공했으나 2011년 12월에 중도 사퇴하고 국회의원에 출마했다. 총선 낙선에 이어 2018년 문경시장 선거에도 떨어졌다. 그렇게 11년의 공백기를 거쳐 지난 6.1 지방선거에서 시청으로 다시 돌아왔다. 

11년 동안 본인은 “마음을 비우고 세월에 순응해 살았다. 인생 공부 많이 했다”고 덤덤하게 말하지만 아내에게는 인고의 시간들이었다. 5번의 재판이 있었고 그중 3번의 재판은 대법원까지 갔다. 재정 관리를 그의 아내가 한 까닭에 경찰 조사를 혼자서 60시간이나 받았다. 신 시장은 “처음에는 힘들어하던데 나중에는 곧잘 조사를 받더라”면서 너털웃음을 웃었다. 웃는 게 웃는 게 아니라는 건 그의 노래를 통해서 알게 된다.

“날 믿고 따라준 사람 고마워요 행복합니다…….”

노래는 야인으로 지내던 시절 터득한 소통법이다. 선거 운동을 하면서 경로당 같은 곳을 방문하면 할머니들은 으레 자기들 일에 빠져서 무슨 말을 해도 관심 밖이었다. 이때 “노래 한곡 하겠습니다”하고 트로트 곡을 열창했다. 말로 다가갔을 때는 전혀 기대할 수 없었던 환호와 박수까지 터져 나왔다. 이후 선거 유세는 물론 방송, 행사 무대에서도 백 마디 말에 버금가는 절절한 노래 한 소절로 마음을 전했다. 

현재 문경의 슬로건인 ‘긍정의 힘! YES 문경’도 말로 다 못 할 말이다. 굳이 수식을 달자면 간절하고 긍정, 간곡한 YES다. 11년의 세월이 그 뿌리다. 신 시장의 긍정보다 저돌적인 긍정이 없다. 시에 도움이 된다면 시민들의 살림살이에 보탬이 된다면 ‘반드시 해낸다’는 마인드로 YES를 외친다. 시장에 취임한 이후 2달 동안 6개의 MOU를 체결했다. 문경에 도움이 되는 기업이라면 적극적으로 끌어안겠다는 자세로 정책을 펼친 덕분이다. 신 시장은 “MOU를 한다고 해서 모든 사업이 성사되는 건 아니지만 탄력을 받는 건 사실”이라면서 “1%의 가능성이라도 있다면 적극적으로 긍정적으로 받아들이겠단 의지”라고 밝혔다. 

“식당에서 장사하시는 분들만 봐도, ‘우리 집 맛있다. 한번 드셔보시라’고 적극적으로 끌어당겨야 들어오지 주인이 심드렁하면 가게에 들어왔다가도 나갑니다. 적극적인 마인드가 곧 긍정의 마인드입니다.”

한국체육대학교 유치와 숭실대학교 문경캠퍼스 유치도 같은 마인드에 뿌리를 두고 있다. 간절하고 간곡한 마음이 그 바탕이다. 길이 없으면 길을 만들어서 가자는 마음이다. 긍정이라기보다는 간절에 가깝고, ‘될 만한다’는 뜻에서 던지는 YES가 아니라 ‘반드시 되게 하겠다’는 의미의 YES다. 이런 긍정 마인드를 가장 가까이에 느끼는 이 들이 공무원들이고 또 시민들이다. 

신 시장은 “시민들을 만나보면 분위기가 확 바뀌었다고 말한다”면서 “아직 구체적인 성과는 없지만, 할 수 있겠다는 자신감, 해낼 수 있으리라는 긍정 마인드가 파고들고 있는 만큼 긍정과 YES의 성과도 조만간 도출되기 시작할 것이라 확신한다”고 밝혔다.

다음은 신국현 시장과의 일문일답.

 

취임식에서 인구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찬밥 더운밥 가리지 않겠다고 했다. 구체적인 계획이 있다면

현재 문경시는 한해 500분이 돌아가시고 350명 남짓 출생한다. 산술적으로 계산하면 가만히 있어도 매해 200명 이상 줄어드는 것인데, 이를 극복하기 위해서는 전입전출을 늘이는 수밖에 없다. 인구 늘이기 정책이라고 하면 보조금 정책을 제일 먼저 떠올리는데, 그것도 요긴한 부분이지만 근본적으로는 도시 자체가 변해야 한다. 발전해야 한다. 문경이 긍정적인 도시가 되어야 한다. 기업과 공장이 들어오고, 산업단지가 활성화되고, 대학교가 유치되고, 귀농 귀촌이 활성화 되면서 문경이 눈에 띄어야 한다. 들어 오고 싶어져야 한다. 근본 체질을 바꾸어야 인구 문제가 근본적으로 해소될 수 있다고 생각한다.

문경시의 기반은 관광과 농업이다. 외부에서 이주해 살고 싶어하는 이주민들에게 안정적인 정착을 위한 지원 방안이 있다면

앞서 말했듯 문경을 ‘희망이 있는 도시’로 만드는 것이 근본적인 해결책이다. 지금 문경은 마음이 급하다. 시장을 비롯해 시민 모두 그렇다. 주흘산에 케이블카를 설치하겠다는 계획을 밝혔을 때 반대의 목소리가 없었다. 예전 같으면 환경보전 등의 명분으로 반발이 있었을 것이다. 그만큼 절박하다. 문경에 산업이 발전하고 관광 수요가 늘어야 한다. 관광 케이블카, 드라마 촬영 활성화를 통해 ‘아시아의 할리우드’라는 목표를 향해 나아가는 것, 그렇게 문경의 부가가치를 높여야 한다. 그래야 문경에 자신의 인생을 투자한다. 보조금을 넘어 일회성을 넘어 문경 자체가 내 인생의 보조가 된다는 확신이 있어야 한다. 

대학 유치에 대해서 회의적인 목소리를 내는 분들도 있다. 유치에 확실한 방안 이 있는지 궁금하다.

지금 문경의 젊은 인구를 놓고 이야기하자면 “한체대와 숭실대가 오면 좋을 것” 정도로 이야기할 수준이 아니다. “반드시 와야 한다” “오도록 만든다”는 자세와 마인드로 파고들어야 한다. 현재 1년에 태어나는 학생 수가 350명이다. 문경에 3개 학교가 있는데 그중 150명이 제일 큰 학교다. 아이 하나 더 낳기 운동으로 이 상황을 극복하기 힘들다. 외부 요인이 반드시 필요하다.

한국체육대학(한체대)의 경우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체육대학이다. 그러나 지금 있는 자리는 좁다. 옮겨야 할 필요성이 있다. 문경은 2015년에 세계군인체육대회를 개최했고, 상무부대가 들어와 있다. 시설만 놓고 이야기를 하자면 상무팀 체육 시설 중에 관중석이 있는 경기장을 가진 곳은 전국에서 유일하다. 세계적으로도 드문 예다. 그만큼 스포츠 인프라가 뛰어나다. 한국체육대학이 원하는 요건이 충분하다. 게다가 국토의 중심에 자리하고 있어 교통이 편리하다. 한체대 이전은 시간 문제라고 본다. 지역균형발전을 위해서는 서울의 중요한 기관을 강제 배분하지 않으면 안 된다. 세종시 이후에는 대학이 유일한 이전 가능 기관이다. 육군사관학교와 한체대는 이전 가능하다. 한체대가 문경으로 옮기면 수도권에 넓은 택지가 생긴다. 균형발전에 수도권과 지방 모두가 좋은 정책이다. 균형발전을 천명한 윤석열 정부에도 강력하게 요청하고 건의할 것이다.

사족을 달자면 2031년 세계군인체육대회 유치 신청을 할 계획을 가지고 있다. 

숭실대는 지난 민선4기, 5기 때에도 접촉을 한 것으로 알고 있다. 숭실대와 관련해서도 회의적인 시각이 많다. 지방 캠퍼스가 가능한 일인가. 

오래된 안건이다. 숭실대 역시 서울 캠퍼스가 비좁다. 벌써 오래된 불만이다. 문경에는 문경대학교가 있다. 터는 넓지만 학생이 없다. 몇 년 안에 소멸할 수도 있는 교육 기관이다. 숭실대에서 문경에 지방캠퍼스를 만들고 1학년 과정과 보건, 간호, 체육 계열은 문경으로 옮기면 협소한 공간에 대한 고민이 해결될 것이다. 여기에 지방 캠퍼스를 열면서 의과대학 신설도 정부에 건의할 수 있을 것이다. 공공의료에 관한 의견이 분분한 상황에서 분명 좋은 결과가 도출될 수 있을 것으로 본다. 지금은 전혀 가능성이 없는 일처럼 보이지만 ‘필요성’은 분명하다. 한체대 숭실대 모두 문경이 필요하다. 이 부분을 집중적으로 공략하면 반드시 우리가 원하는 방향으로 상황이 기울 것이라고 생각한다. 이들 학교에서 스스로의 필요를 적극 해결하려고 나설 때 우리가 뛰어들면 그때는 이미 늦다. 때를 기다리는 게 아니라 적극적으로 뛰어들어야 한다. 그래야 때가 왔을 때 흐름을 우리 쪽으로 가져올 수 있다. 멀리 보고 간절히 뛰고 있다. 반드시 이뤄진다고 본다.

시청에 입성한 지 3달 남짓 지났다. 시민들로부터 어떤 목소리가 들려오는지, 그와 관련된 감회가 궁금하다. 

내 입으로 말하기 부끄럽지만 “시장 하나 바뀌었는데, 이렇게 분위기가 달라지나?” 하는 이야기를 자주 듣는다. 긍정의 힘이라고 생각한다. 무엇보다 적극적으로 단기 행사를 많이 유치했다. 거의 주말마다 무슨 행사가 있다 보니까 시내 걸음이 잦아지고 삶에 활력이 돈다는 분들이 많다. 9월에 열린 문경오미자축제에 6만명이 다녀갔다. 정동원 효과를 톡톡히 봤다. 문경사과축제에는 ‘감홍사과’라는 슈퍼스타가 집중 홍보됐다. ‘6시 내고향’ 등 4~5개 주요 방송 프로그램에서 대회를 촬영했고 파워 유튜버들이 대거 문경을 다녀갔다. 이런 행사들이 지역의 활력을 되찾아주고 있다. 

감홍사과에 대한 애정이 깊은 것 같다. 문경 특산품으로 자리 잡는 분위기인데 자랑을 한다면.

생긴 게 못 생겨서 그렇지 정말 인류에게 축복 같은 사과다. 우선 전세계 모든 사과 품종을 통틀어서 제일 맛있다. 당도도 높고 식감도 최고다. 10월에 출하되는 것도 축복의 한 이유다. 여름 사과와 가을 사이의 빈틈에 나온다. 사과 출하의 빈틈을 없앴다고 할 수 있다. 못 생겨서 사라질 위기에 처했었지만, 문경이 감홍사과를 살렸다. 가은, 농암에 사과나무를 더 심을 계획이다. 

문경이 당면한 가장 큰 과제는 무엇인가?

앞서 언급했듯이 인구 문제다. 인구 문제는 곧 먹고 사는 문제다. 기업과 공장을 유치해야 먹고 살 수 있고, 젊은이가 들어오고 인구 문제가 해결된다. 내가 환경 분야에 전문가이지만, 먹고 사는 문제와 균형을 맞추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문경은 환경이 청정하다. 그러나 청정한 환경으로 모든 것이 해결되지 않는다. 균형을 잡아야 한다. 먹고 사는 문제, 일자리 문제에 모든 행정력을 집중할 것이다. 기업 유치고 최우선이고 그 다음이 관광 산업이다.

관광산업 육성 방향이 궁금하다.

문경새재는 그야말로 천혜의 자연 유산이다. 그러나 그것만 가지고는 부족하다. 즐길 거리, 체험 거리가 필요하다. 즐기고 재밌는 시설로 만들어야 한다. 주흘산 케이블카, 모노레일 모두 요즘 관광의 추세에 맞춘 즐길 거리다. 여기에 안동 상주 등 주변 지역 관광지와 연계가 되어야 한다. 하룻밤이라도 자고 가야 진짜 관광이다. 며칠 묵으면서 주변을 둘러보고 즐길 수 있는 체류형 관광 상품을 개발해야 한다.

더불어 드라마 촬영지로서의 문경도 더욱 발전시킬 계획이다. 드라마 촬영의 메카, 아시아의 할리우드로 만들 계획이다. 그러면 외국 드라마 촬영과 외국인 관광객 유치도 가능하다. 드라마 촬영과 여기에서 파생되는 관광 수요가 문경 관광의 한 축으로 만들 계획이다. 

10여 년 만에 시청으로 돌아오기까지 많은 고생과 아픔이 있었을 것이라고 본다. 가장 힘들었던 점은 무엇인가.

20년 동안 7번의 선거를 했다. 사람들이 묻는다. 왜 자꾸 선거를 하느냐? 나는 “재밌어서 한다”고 대답한다. 선거만큼 재밌는 게 없다. 이기면 좋겠지만 패배했다고 해서 반드시 불행한 것도 아니다. 마음은 쓰리지만 인생 공부를 톡톡히 하지 않느냐. 나를 지지해준 분들이 있다는 것만 해도 얼마나 행복한 일인가. 시정을 놓은 뒤로 책도 쓰고 회사 생활도 하고 자격증도 땄다. 활발하게 재밌게 살았다. 물론 그러려고 노력한 측면도 있다. 

“시장의 마음까지 헤아려줄 수 있는 사람이 바로 사모님”이라는 말을 들었다. 아내에게 하고픈 말이 있다면.

20년 동안 아내에게 가장 많이 들었던 말이 “살만하면 저지른다”였다. 박봉으로 공무원 생활을 하다가 직급이 높아지고 조금 살만해지던 즈음에 문경시장에 출사표를 던졌다. 쉰 무렵이었다. 첫 선거에서 떨어지고 빚을 졌다. 그게 해결될 즈음에 다시 무모한 도전에 나섰다. “살만하면 저지른다”는 말에 십분 공감한다. 그러나 선거에서 졌다고 해서 내가 실패한 부분은 없다. 두 자녀 모두 잘 성장해줬고, 지금은 각자 짝을 맞춰서 손자 손녀까지 안겨 줬다. 가족 구성원 모두 열심히 살고 있다. 

미안한 마음은 늘 있다. 재판을 몇 번이나 받았고 경찰 조사를 얼마나 받았는가. 병원에 입원을 하기도 했다. 말로 다 못 할 말들이 마음에 그득하다.

이 대목에서 임영웅의 ‘별빛 같은 나의 사랑아’를 한 대목 열창했다. 아내와 함께 7번의 선거에서 한번도 신 시장에게서 마음을 돌리지 않은 지역에 가면 늘 임영웅의 ‘별빛 같은 나의 사랑아’를 부른다고 했다. 기자는 시장에게 다른 한곡을 더 추천했다. 김희재의 ‘미안하오’. 두 곡 모두 ‘남자의 마음’을 전하기에 맞춤한 노래들이다. 신 시장은 “오랫동안 정치를 하면서 말에 대한 두려움은 조금도 없는데, 말로는 못 할 말이 있더라. 그때에 노래라는 ‘말로는 다 할 수 없는 마음의 말’을 끄집어낸다”면서 “어느 상황에서든 부를 수 있는 곡이 40곡쯤 된다”고 했다. 장르도 트로트, 발라드 등 다양하다. 

시청에 다시 들어온 지 3달쯤 지났다. 스스로에게 점수를 매기자면?

60점이면 과락이다. 과락은 아는 것 같지만, 아직 열매를 맺은 일이 없다. 70점 정도라고 생각한다. 3달째 70점이면 이제 몽우리가 맺히는 시점까지 온 거라고 생각한다. 내년부터 열심히 열매를 맺어서 점수를 조금씩 높여가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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