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단영역

본문영역

위기에 빛난 주낙영 경주시장의 리더십 “행사 성공의 발판 제공” 평가

시민운동장 공연 개최에 대한 비관적인 여론 비등
주낙영 시장, 기민한 상황판단과 리더십으로 행사 추진
관계자들 “공연장 옮겼더라면 행사 순조롭지 못했을 것”

  • 입력 2022.10.12 09:00
  • 수정 2022.10.19 14:51
  • 기자명 김민규 기자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사진_ 경주시.
사진_ 경주시.

 

“시민운동장은 절대 안 됩니다!”

사상 최대 관중이 모인 K-트로트 페스티벌 경주 2022!

이 행사가 성공적으로 개최된 데에는 여러 가지 요인이 있지만 주낙영 경주시장의 지략과 용단이 크게 작용했다는 데는 이견이 없다.

3개월 전 행사가 결정될 때 장소는 당연히 시민운동장이었다. 그러나 예상은 여지 없이 빗나갔다. 시민운동장에서 진행하는 보수 공사 때문이었다. 행사일까지 공사를 마치는 것이 사실상 불가능하다는 게 시공사측의 주장이었다. 경주시 담당자들은 분주하게 제2의 장소를 물색했다. 경주전역을 뒤졌지만 이 만한 규모의 관중이 들어갈 만한, 마땅한 장소를 발견할 수 없었다.

공연을 목전에 둔 상황에서도 경주시민운동장에서 공연을 개최하느냐, 아니면 공연장을 옮기느냐의 문제로 격론이 벌어졌다. 당연히 시민운동장이 적격이었으나 시공사 측은 공기를 그때까지 맞출 수가 없다는 입장을 견지했다.

1979년에 완공된 경주시민운동장은 지난 2016년 지진 후 안전 문제로 여러번에 걸쳐 보수보강 공사를 했다. 국비 5억을 지원받는 등 총 10억을 들여 여러 차례 보강공법을 시행한 후 10월 말 최종 완공할 예정이었다. 그러나 K-트로트 페스티벌은 9월17일, 경주시민체전은 24일이 D데이였다.  

보수보강 공법으로 공기(工期)를 줄이는 것이 거의 불가능하다는 것이 시공사측의 주장이었다. 하여 다른 장소도 거론됐지만 2만여 명을 수용할 만한 곳도 없었고, 특히 안전사고 우려도 컸다. 이때 주낙영 경주시장이 나섰다.

“무조건 안 된다고 하지 말고, 안전에 영향을 주지 않는 범위 내에서 공기를 10여 일 당기는 방안을 모색해 봅시다.”

시장이 강렬한 의지를 내비치자 관련 부서도 발빠르게 움직였다. 공기는 하루라도 단축하기 위해 시공사와 협의, 현장과 공무원들이 주말도 없이 근무하고 평일에도 근무조를 더 투입했다. 시장이 수시로 현장에 나타나자 활기가 돌았다. 다양한 방법이 논의되었고 실제 큰 역할을 하기도 했다.

가장 큰 문제는 보수공사 후 전체 도색이었다. 층고가 매우 높은 체육관 천장 도색은 도색 위치에 시스템비계를 설치해  칠작업을 한 후 다른 곳에 재설치해서 도색을 하는 방식으로 진행하고 있었다. 시 측은 한국안전관리공단에 안전관리계획서를 제출해 검토를 거친 후 과감하게 보수 사다리차와 리프트를 투입해 작업 방식을 변경했다. 그 결과 도색 작업을 10여 일이나 앞당겨 마무리할 수 있었다. 

행사가 끝난 후 관계자들은 “이날 2만여 명의 관객과 입장권 없이 시민운동장에 와서 입장을 요청한 수천 명의 시민들, 그리고 비가 살짝 내리면서 바닥이 미끄러웠던 당시 상황 등을 고려할 때 시민운동장이 아닌 제2의 장소에서 행사가 치러졌다면 안전사고가 일어날 수도 있었다”며 가슴을 쓸러내리기도 했다.

주 시장은 이에 “믿고 따라준 직원들이 있었기에 이번 행사를 마칠 수 있었다”며 모든 공로를 직원들에게 돌렸다. 

지난 6월 재선으로 시청에 재입성한 그는 지난 재임기간 동안 직원들과의 유대관계가 끈끈한 것은 물론 내외부적 인지도도 탄탄했다. 그의 리더십 덕분이었다. 사업 추진이나 행정에 난관이 생길 때마다 구체적인 지시로 돌파구를 마련했다. 그런 사례가 한두 가지가 아니었다. 

2021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지역상권이 얼어붙고 행정기관 업무가 마비되다시피 했을 때가 바로 그랬다. 주 시장은 뜻밖의 상황에서 매뉴얼이 없어 허둥대는 모습에 현장에 직접 뛰어들어 지침을 만들어 업무를 진행시켰다. 지역상권에 큰 어려움이 생기자 자신의 월급 전액을 사회복지공동모금회에 기부했고, 그 영향으로 공직사회에 기부 분위기가 일었다. 시장이 월급을 기부했다는 소문이 퍼지자 경주시에서는 어려운 소상공인과 소외된 이웃을 돕기 위한 기부 릴레이가 이어졌다. 

11호 태풍 힌남노로 인해 경주시에 직격탄을 맞았을 때도 “시장이 현장을 보고 직접 지시해야 한다”며 추석연휴를 반납하고 현장에 살다시피 했다. 현장대응팀과 함께 머 리를 맞대면서 복구에 힘쓴 결과 혼선이나 지체 없이 상황을 빠르게 개선시켰고 이는 곧 시민들의 호평으로 이어졌다.  

이번 행사에 대해 시청 내부에서도 “그간 시장의 판단을 믿고 따랐을 때 좋은 결과가 나온 적이 많았기 때문에 직원들도 불가능해 보이는 상황에도 아무 이견 없이 자기에게 맡겨진 일에 충실했다”는 평가가 이어졌다.

전진욱 경주시 체육시설팀장은 “어떻게 보며 무모한 행정일 수도 있겠지만 경주시 전체가 합심해 낳은 결과”라면서 “안전 보수 공사기일을 당기는 것도 어려운 일이였지만 여기에 품질, 공정, 안전관리까지 확보할 수 있었다. 이번 공사는 공기를 단축시키고 예산까지 절감한 좋은 선례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저작권자 © 대구한국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개의 댓글

0 / 400
댓글 정렬
BEST댓글
BEST 댓글 답글과 추천수를 합산하여 자동으로 노출됩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수정
댓글 수정은 작성 후 1분내에만 가능합니다.
/ 400

내 댓글 모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