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맨발이 건강 맨발로 추억 맨발에 행복!

대한민국에서 가장 아름다운 옛길에서 펼쳐진 건강 축제
촉촉하게 젖은 황톳길, 1만여 명 맨발걷기 오감만족 체험
‘장구의 신’ 박서진이 펼친 잊지 못할 최고의 ‘맨발’ 콘서트

  • 입력 2022.09.01 09:00
  • 수정 2022.09.06 18:16
  • 기자명 류수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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촉촉하게 젖은 황톳길을 수놓은 맨발의 향연이었다. 1만 명이라는 인파는 문경새재를 가득 메웠고 곳곳에서는 줄넘기와 제기차기 등 게임이 열려 맨발의 참가자들이 고즈넉한 옛길에 활기를 불어 넣었다. 전국 아름다운 여행지 100선 중 부동의 1위인 경북 문경새재에서 맨발의 대축제가 열려 참가자들이 왕복 15㎞길이의 문경새재 옛길을 맨발로 걸었다.

대구한국일보가 주최하고 경북도와 문경시 등이 후원한 ‘오감만족 2022 문경새재 맨발페스티벌’이 지난달 20일 경북 문경시 문경읍 상초리 문경새재도립공원에서 성료했다. 행사 당일부터 문경새재에는 신현국 문경시장과 임이자 국회의원, 이달희 경북도 경제부지사, 박영서 경북도의회 수석부의장, 황재용 문경시장 등 내빈이 모였고 개막하기 전 이강옥 대한걷기연맹 회장, 허태조 한국산림보호협회장, 권택환(대구 교대 특수통합교육과 교수) 맨발학교장 등이 기념티셔츠를 갖춰 입고 야외무대의 자리를 채웠다.

이날 행사의 진행을 맡은 ‘기웅아재’ 한기웅 씨의 사회를 시작으로 줄넘기공연이 막 을 올렸고 이어 출발선에서는 내빈들이 사회자의 “출발”이라는 구호에 맞춰 맨발행진을 시작했다. 참가자들은 문경새재의 1관문인 주흘관을 지나 단체줄넘기와 맨발제기차기 등 5가지게임을 거쳐 2관문인 조곡관에 도착해 알알이푸드의 주력 상품인 미숫가루 ‘소풍’으로 허기를 달랬다. 이 가운데 300여 명은 숨도 고르지 않고 곧장 3관문으로 내달리는 강철 체력을 뽐냈다. 이들 중 선착순 200명은 기념메달을 목에 거는 영광을 거머쥐었다. 특히 출발선부터 행진을 시작한 참가자들로 문경새재 일대는 인산인해를 이뤘고 분홍색과 하늘색 기념티셔츠의 행렬은 폭 6m 가량의 문경새재 옛길을 가득 채웠다.

게임이 벌어진 현장에서는 환호와 탄성이 동시에 터져 나왔다. 일반 제기의 끝 부분에 콩주머니를 달아 충격을 줄인 맞춤제기는 참가자들의 손을 떠나 한두 차례 공중제비를 돌더니 곧장 바닥으로 떨어졌고 단체줄넘기에서는 시작과 동시에 발을 떼자마자 줄에 걸리는 등 0개를 기록하는 상황이 속출하며 참가자들에게 큰 웃음을 선사했다. 고무신던지기에서는 환호성이 터졌다. 이달희 경북도 경제부지사는 이날 고무신던지기 게임에 참가, 검정 고무신을 과녁에 던져 넣으며 고무신이 날아가는 순간 입을 다물지 못했고 순서를 기다리던 참가자들의 이목은 온통 날아가는 고무신에 고정됐다. 한 참가자는 “신발을 높게 던져야 한다”며 다리를 뻗었으나 과녁을 훨씬 넘어가서 바닥에 떨어졌고 스스로 “너무 힘이 셌나 보다”라고 말했다. 한편 2관문 앞에서 진행된 막대얹고 달리기는 중년이상 부부들의 금슬이 드러났다. 한 60대 부부는 서로를 껴안고 발등 위에 올린 나뭇가지를 주시하며 3m 가량 전진하다가 결국 나뭇가지를 바닥에 떨어 트렸지만 얼굴에 웃음은 가득했다.

2관문에서 각자 준비한 도시락과 미숫가루 등으로 허기를 달래는 참가자 중에는 포기김치까지 준비해 손으로 찢어 나눠먹는 모습도 포착됐다. 컵라면에다가 떡, 김밥 등 각양각색으로 음식을 준비한 참가자들이 젓가락을 들자 그늘 아래 고즈넉한 문경새재는 삽시간에 고소한 음식 냄새로 가득 찼다.

이날 문경새재 곳곳의 원두막은 참가자들의 안식처가 됐다. 참가자들은 개울가 바위 위에 앉아 도시락 대결에 나섰고 50~60대의 나이에도 불구하고 물장구를 치며 밝게 웃는 등 천진난만한 모습도 보였다. 하산한 참가자들이 문경새재 야외무대에 도착했을 때는 노래자랑과 공연이 한창이었다. 마술사의 저글링 등 묘기도 초미의 관심을 끄는 등 맨발 행진을 마친 참가자들은 축제의 분위기에 흠뻑젖었다. 초청 가수인 최영훈과 최지현 등의 공연이 끝나고 ‘장구의 신’ 박서진이 무대에 오르자 참가자들 사이에서 ‘박서진’이라고 쓰인 노란 피켓을 들고 나선 팬클럽 회원들이 곳곳에 포진하기 시작했다. 박서진은 이날 “맨발페스티벌에 왔으니 저도 맨발로 공연 하겠다”라며 신발과 양말을 벗어 던지고 맨발로 무대를 누볐고 신명나게 장구를 두드리자 참가자들 사이에서는 환호성이 터져 나왔다.

한편 이날 신현국 문경시장은 무대에 올라 ‘꽃을 든 남자’ 등 2곡을 소화하며 수준급 실력을 뽐내면서 ‘가장 노래를 잘 부르는 단체장’이라는 평가를 받았다. 신 시장은 “스포츠 관광 도시 문경에서 매년 맨발페스티벌이 열리고 있어 매우 기쁘다”며 “코로나19로 지친 몸과 마음을 1년 사시사철 언제나 문경새재에서 치유하기 바란다”고 말했다.

지난 2006년 처음 열린 문경새재맨발페스티벌은 5년 전인 지난 2017년 국제걷기연맹(IML) 가맹단체인 대한걷기연맹(KWF)으로부터 공인 걷기대회로 인증 받아 8월이면 꼭 참가해야 하는 국민의 축제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오감만족 2022 문경새재맨발페스티벌’ 참가자들이 지난 20일 행사 출발선을 지나 맨발로 문경새재를 오르고 있다. 이날 행사에는 1만여 참가자들이 힐링했다. 추종호 기자
‘오감만족 2022 문경새재맨발페스티벌’ 참가자들이 지난 20일 행사 출발선을 지나 맨발로 문경새재를 오르고 있다. 이날 행사에는 1만여 참가자들이 힐링했다. 추종호 기자
국악인 강유정이 열띤 공연을 펼치고 있다.
국악인 강유정이 열띤 공연을 펼치고 있다.
문경새재맨발페스티벌 참가자들이 20일 문경새재 야외공연장에서 열린 가수 박서진의 공연을 보며 즐거워 하고 있다. 김민규 기자
문경새재맨발페스티벌 참가자들이 20일 문경새재 야외공연장에서 열린 가수 박서진의 공연을 보며 즐거워 하고 있다. 김민규 기자
문경새재맨발페스티벌이 열린 20일 경북 문경시 문경읍 상초리 타임캡슐광장에서 단체줄넘기 참 가자들이 줄을 넘고 있다. 류수현 기자
문경새재맨발페스티벌이 열린 20일 경북 문경시 문경읍 상초리 타임캡슐광장에서 단체줄넘기 참 가자들이 줄을 넘고 있다. 류수현 기자
문경새재맨발페스티벌이 열린 20일 오전 경북 문경시 문경읍 상초리 주막터에서 참가자들이 제각 각의 모습으로 제기를 차고 있다. 류수현 기자
문경새재맨발페스티벌이 열린 20일 오전 경북 문경시 문경읍 상초리 주막터에서 참가자들이 제각 각의 모습으로 제기를 차고 있다. 류수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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