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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주한국선비문화축제 글로벌 정신문화 대축제로 키울게요”

  • 입력 2022.07.26 09:00
  • 수정 2022.07.26 09:53
  • 기자명 이용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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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준환 영주문화관광재단 사무국장
정준환 영주문화관광재단 사무국장

 

“국내 유일의 정신문화축제인 영주한국선비문화축제를 영주의 대표축제가 아닌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글로벌 정신문화 대축제로 발전시키고 싶습니다.”

코로나19 사태이후 3년 만에 지난달 열린 영주한국선비문화축제를 성공적으로 이끈 정준환(56) 영주문화관광재단 사무국장. 경북 영주시는 지난달 연 국내 유일의 정신문화축제인 영주선비문화축제가 세계화 가능성을 보여준 행사로 평가했다. 영주는 소수서원을 바탕으로 ‘선비’ ‘선비정신’ ‘선비문화’ 도시를 표방하고 있다. 오는 9월3일에는 한국문화 테마파크인 ‘선비세상’을 개장하는 등 선비정신을 선도하고 있어 올해 선비문화축제는 세계화의 시발점이 될 전망이다.

올해는 세계문화유산인 소수서원 ‘입원록’에 나타난 유생 명단의 문중 가족들을 찾아내 홈 커밍 데이(동창회)를 열고, 세계산림총회(WFC) 참석자 일부를 초청한 K-컬처 한복런웨이를 여는 등 한층 업그레이드된 행사를 선보여 눈길을 끌었다.

정 국장은 “소수서원은 우리나라 최초의 사립 명문대학으로 1636년 설립된 미국 하버드대학보다 93년 앞서 설립된 것이기에 역사적으로만 본다면 대단한 고등교육기관이다”며 “한국정신문화의 뿌리를 축제를 통해 계승하고 싶었다”고 말했다. 소수서원 입원록에는 1543년 3명 입학을 시작으로 1888년까지 345년간 4,200여 명 유생의 이름이 빼곡히 적혀 있다. 이 유생들의 문중을 추적, 가족들을 찾아내고 선비축제에 초청해 ‘동창회’를 열어 주는 등 자긍심을 갖게 했다.

K-컬처 한복런웨이는 전통의상인 한복을 통해 축제의 프로그램을 격상하고 다양성을 보여주는 프로그램으로 기획했다. 정 국장은 “BTS가 미국 뉴욕 메디슨 스퀘어 가든에서 한복을 입은 모습으로 홍보영상을 제작한 후 세계적으로 한복이 유명한 문화 콘텐츠로 자리매김한 바 있다”며 “한복런웨이 행사는 영주가 한국전통문화를 잘 보존하고 계승하는 ‘선비의 도시’임을 국내외에 알릴 좋은 기회였다”고 말했다. 

이 행사에는 축제기간과 비슷한 시기에 서울서 열린 세계산림총회에 참석한 외국인 들을 영주로 초청해 한복의 아름다움을 확인시켰다. 그는 지역 특산물을 주제로 하는 대부분의 축제 형식에서 벗어나 지역 정체성을 좀 더 확고히 하고 지역민들이 자부심을 느낄 수 있는 축제를 만들어 보고 싶어 한다. 정 국장은 “중앙정부도 한류문화의 세계화를 위해 많은 사업들을 진행하는 만큼 한국선비문화축제와 잘 어울리는 한옥 한지 한글 한복 한음악 등을 축제의 새로운 콘텐츠로 활용하면 세계화가 가능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경북도 및 중앙정부 사업공모 통해 문화도시 활성화 기여

정 국장은 2016년 영주문화관광재단 설립과 함께 사무국장 공채로 입사해 지역에서는 거의 찾아볼 수 없었던 중소 규모의 문화사업을 국도비 공모로 따내는 등 문화 도시 활성화에 크게 기여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정 국장은 “문화재단 설립 초기 직원 2명과 국비사업 공모 준비에 집중한 결과 2017년에는 7개 국비지원 문화사업을 따내기도 했다”고 말했다. “2018년에는 좀 더 규모가 있는 문화특화지역조성사업을 공모로 따냈고, 유니크베뉴, 예술교육사업, 영주시 4대 축제, 148아트스퀘어 운영 등 다양한 사업을 문화재단이 진행하게 됐다”고 덧붙였다. 그 외에도 설립초기의 문화재단 제규정을 정립하고, 2년 연속 경영진단평가 최고등급, 국가지정기부단체 선정, 한국선비문화축제 문체부 유망 축제 선정 등 기초를 다지는 일에 힘을 쏟았다.

경북도와 중앙정부에서 따온 사업만 해도 무지개다리사업 6년 연속 선정을 비롯해 지역문화전문인력 배치 활용사업 및 지역문화전문인력 프로젝트 5년 연속, 지역 문화컨설팅 지원사업 및 문화가 있는 날 사업 3년 연속 선정됐다. 일년 단위 사업도 신나는 예술여행, 찾아가는 문화행사, 지역문화예술특성화 레지던스 지원사업 등 9개 사업에 이른다.

 

‘고집불통’ 재임용 탈락 어려움 겪기도

의욕적인 사업 추진에도 불구하고 재임용에 탈락하는 어려움을 겪기도 했다. 정 국장은 “재단을 반석 위에 올리려고 힘들게 앞만 보며 달렸지만 지역 현실은 다르게 받아들이고 있었다”고 회고했다. “‘혼자서 밀어 붙인다’ ‘고집불통’ ‘소통이 안된다’는 볼멘소리가 들리더니 결국 2년 후 재임용 되지 않으면서 ‘영주를 떠날까’ 생각도 했다” 고 말했다. “다른 연구기관에서 프로젝트별 사업을 진행하면서 영주를 떠나지 않고 영주의 숨은 매력을 되돌아보는 시간을 갖던 중 2년 후 재단으로 다시 돌아 온 것이 가장 기억에 남는다”고 덧붙였다.

정 국장은 “영주를 주제로 이야기 하면 빠지지 않는 것이 ‘선비’인데 늘 ‘특화해야 한다’는 의견과 ‘고리타분하다’는 의견이 첨예하게 대립한다”고 영주문화의 관계정립이 쉽지 않음을 나타냈다.

정준환 영주문화관광재단 사무국장은 “영주의 미래는 역사와 전통의 토대 위에서 현재 영주를 살아가는 시민들이 만족하고 행복한 문화도시를 만들어가는 것이 영주 문화의 지향점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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