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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성·초보도 함께 한라산 등정 하산길 부상 투혼···성취감 ‘밀물’

  • 입력 2022.07.15 09:00
  • 수정 2022.07.15 09:02
  • 기자명 대구한국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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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한국일보사랑산악회
대구한국일보사랑산악회

원래 계획은 백두산 등반이었다. 올 6월에도 역시 코로나19 때문에 계획을 내년으로 미루고 한라산 등반을 결정했다. 

6월10일에서 12일까지 2박3일 일정을 계획 했다. 성판악을 출발해 솔밭휴게소, 진달래휴 게소, 백록담을 거쳐 관음사로 향하는 코스를 잡았다.  

10일 아침 일찍 대구에서 출발했다. 9시30 분에 출발지점인 성판악에 도착해 도시락과 물을 받고 간단하게 준비 운동을 한 후 정상을 향해 걷기 시작했다.

총 27명이 대구에서 출발했는데, 컨디션이 좋지 않는 회원들은 ‘해변조’를 편성해 아름다운 제주도 해변 탐사에 나섰다. 19명의 회원들은 ‘산악조’로 대구한국일보사랑산악회의 명예를 걸고 산행을 시작했다. 

팀을 선두, 중간, 후미 3개로 나누었다. 산대장은 선두를 이끌었고 구조대장은 중간팀을, 사무국장은 후미에 배치했다. 

공기는 대구와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좋고 산뜻했다. 모두 “스트레스가 다 풀리는 기분”이라고 이구동성 입을 모았다. 

한 시간쯤 걸었을 때, 중간조가 휴식을 요청해왔다. 잠시 쉴 공간을 찾아 쉬어가기로 결정했다. 그러나 여기서부터 계획이 빗나가기 시작했다. 선두조는 여성들과 경험이 부족한 사람들로 구성해 다함께 정상에 오를 계획을 짰으나, 산행 고수들이 여성들과 경험이 부족한 이들을 뒤로한 채 앞서 가버렸다. 하는 수 없이 뒤처진 이들은 뒤따라 오던 조에 합류해 솔밭휴게소를 거쳐 진달래휴게소로 향했다.

13시50분, 드디어 백록담에 도착했다. 누구할 것 없이 환호를 질렀다. 먼저 도착해 있던 회원들과 만세를 부르며 정상을 정복했다는 기쁨을 만끽했다. 기념 촬영을 한 뒤 도시락을 먹고 있는데 스피커에서 하산하라고 재촉하는 방송이 흘러 나왔다. 도시락을 게 눈 감추듯 먹고난 후 단체 기념사진을 찍고 하산을 시작했다. 하산길은 난코스였다. 풍경은 좋았지만 길이 험해 부상자가 속출했다. 급기야 모노레일을 타고 내려오는 회원도 있었다. 

관음사에 도착해 ‘한라산 등정증’을 발부받고 해변조가 기다리는 버스에 탑승했다. 힘들었으나 아름다운 풍경만큼이나 웅장한 성취감이 오래토록 가슴에 남아있을 위대한 산행이었다.    

‘한라에서 백두까지’…내년엔 백두산 등정 나서

위대한 성취였다. 선두에 선 필자를 비롯해, 후미를 책임진 노두석 회장, 박준석 사 무국장이 지친 회원들 한명 한명 독려하며 정상을 정복했다. 백록담에서 ‘대구한국일 보사랑산악회’ 현수막이 바람에 휘날리는 순간은 감격 그 자체였다.

성판악-백록담-관음사 코스는 20.3km 거리에 10시간 가까이 걸리는 대장정이었다. 체력이 약한 회원들은 서로를 부축해가며 강행군을 이어갔다. 그만큼 보람과 성취 감이 컸다. 서로 믿어주고 협력하며 다독여준 덕에 얻은 결과였다.

노두석 회장의 리더십과 회원 간의 믿음과 협력으로 모든 계획을 다 이룰 수 있을 것이다. ‘한라에서 백두까지’, 내년에는 백두로 간다. “화이팅!”

“늘 그 자리 꿋꿋한 한라산…산악회도 변함없길”

대구한국일보 사랑산악회 27명 회원 중 해변조로 남았다. 한라산으로 올라가는 회 원들을 보내고 바다로 향한 해변조는 카페에서 여정의 피로를 달랬다. 여행의 느낌 은 각자 달랐지만 대화를 나누다보니 어느새 오랜 친구가 되었다. 커피를 마시고 바 다로 나와서 사진 촬영 시간을 가졌다. 사진을 찍느라 애쓰는 이들에게 고마운 마음 과 미안한 마음이 동시에 들었다.

어느덧 점심시간. 횟집은 음식이 깔끔하고 맛도 최고였다. 건배사가 절로 나오는 풍 미였다. 배가 든든해지니 이야기가 절로 흘러나왔다. 입담들이 어찌 그리 좋으신지! 한라산 팀과 합류하기 위해 다시 한라산 입구로 향했다. 산행을 마치고 내려오는 회 원들이 적지에서 돌아오는 군인들을 맞는 기분이었다. 한분이 “힘들었다”면서도 “언 제 한라산 등반을 해보겠어. 한 번쯤은 가봐야 할 것 같아서 굳이 따라갔다”고 말했다. 부끄러워서 얼굴이 화끈 달아올랐다. 도전한 그 마음들이 존경스럽다. 

2박3일 동안의 제주도 여행은 나의 인생에 추억의 한 페이지로 남을 것이다. 한라산은 늘 그 자리에서 꿋꿋하게 제주도를 바라보고 있을 것이다. 나도 누군가에게 든든한 버팀목이 되고싶어진다. 제주도의 바다도 늘 그 자리에 있듯이, 언제나 변함없는한국일보 사랑산악회가 되길 기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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