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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월이 가면 ‘미인도’도 바뀐다

  • 입력 2022.07.13 09:00
  • 수정 2022.07.13 17:59
  • 기자명 대구한국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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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적 미인이란?

예전 90년대 드라마의 여주인공을 보면 아름답고 연기 잘하는 배우들이 여성스러 움과 보호본능으로 로맨스를 이끌었다면, 현대 드라마에서 보는 미인은 아름다움과 진취적인 적극성을 연기하는 것을 볼 수 있다. 이런 분위기를 통해서도 시대상에 따라 미인의 기준은 변하고 있다는 것을 체감할 수 있다.

민복기 박사의 미스코리아 이야기
민복기 박사의 미스코리아 이야기

우리가 흔히 조선시대의 미인이라고 생각하는 춘향이, 황진이 같은 여성들은 오늘 날 우리가 생각하고 있는 미인과는 많이 다를 것이라는 말을 듣는다. 우스갯소리로 오히려 춘향이 옆에 따라다니던 향단이가 더 예쁘게 보일 것이라는 얘기도 있다. 어쨌든 조선시대 미인의 기준과 오늘날 미인의 기준이 많이 달라졌다는 것은 명확한 사실인 것 같다. 멀리 조선 시대까지 갈 필요도 없다.

요즘 10대, 20대, 30대 젊은 층들이 미인이라고 생각하는 카리나, 설현, 수지, 전소미, 제니 등 많은 아이돌 스타들이나 박신혜, 윤아, 한채영, 한가인, 김태희, 이나영, 전지현, 송혜교 등의 연예인들과 40대, 50대, 60대가 미인이라고 생각하는 이영애, 고소영, 채시라, 김희애, 고현정, 오현경, 김사랑, 김성령, 김희선 등과 60년~80년대에 미모를 뽐내던 엄앵란, 장미희, 유지인, 정윤희, 황신혜 같은 스타들의 옛날 사진을 비 교해 보더라도 몇십 년 사이 미인의 기준이 변화했다는 것을 느낄 수 있다. 

지금 10대, 20대들에게 60, 70년대 스타들의 그 당시 사진을 보여주면 무언가 촌스 럽고 어색하다는 이야기를 쉽게 들을 수 있을 것이다. 예전에 잘나가던 배우들의 사 진을 보고 놀라는 젊은 세대들과 지금 유명세를 타고 있는 몇몇 배우나 가수들의 사 진을 보고 고개를 절레절레 흔드는 기성세대의 반응. 이것은 그만큼 미인의 기준이 많이 변화했음을 의미한다. 또한 그것이 현재 시점의 세대 간 정치적 견해 차이가 있는 것처럼 미에 대한 세대 차이를 불러일으킬 만큼 아주 다르게 자리 잡고 있다는 점을 보여준다.

전통적인 한국의 미인과 현대사회의 미인의 차이는?

얼굴 전문가인 조용진 교수에 의하면 옛날에 미인의 얼굴형을 구분하는 데 가장 핵 심적인 기준은 턱의 크기였다. 왕조의 초창기 같은 진취적인 시대엔 턱이 큰 여성이, 안정기엔 보통 턱의 여성이, 쇠락 퇴폐의 조짐이 보이는 말기에 이르면 턱이 작은 여 성이 미인으로 대우받았다. 

즉, 한 시대나 왕조 초기엔 건강하고 발전적인 사회 분위기가 필요해서 미인관 역시 어른스럽고 남성적인 아름다움을 강조해 맏며느리형의 큰 얼굴, 즉 턱이 큰 미인을 선호하였다. 고구려, 고려, 조선의 전기 중기가 그러한 예이며, 고구려 수산리 고분벽화에 그려진 여자 주인공과 시녀의 얼굴을 보면 시녀가 주인공보다 얼굴이 작고 더 여성 스럽다. 이는 고구려가 진취적인 사회였기 때문에 남성미를 선호했고 따라서 중요한 주인공 여성의 얼굴을 남성적이고 어른스럽게 묘사했던 것이다.

고려시대는 미인도가 남아있지는 않지만 불화를 보면 초기의 큰 턱이 말기엔 매우 작아졌음을 확인할 수 있다. 신윤복 그림이나 작자미상의 ‘미인도’, 김은호의 ‘성춘향’ 등이 바로 턱이 작은 조선후기의 미인형을 보여주고 있다. 2000년대 이후 식생활 습 관의 변화와 피부성형 시술의 하나인 사각턱 보툴리눔 주사의 발전으로 최근 젊은 여성의 턱선이 약 30년 전인 1990년대 보다 많이 작고 좁아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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