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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지 않는 열정 ‘불혹의 현역’ “제자들과 함께 꿈을 이룹니다”

  • 입력 2022.06.16 09:00
  • 수정 2022.06.27 16:43
  • 기자명 이용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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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 졸업 작품으로 한살 후배와 듀엣으로 함께 열정을 다해 공연했던 기억이 아 직도 가장 크게 기억에 남아 있어요.”

발레리나 김경선(41) 씨는 중소도시 경북 영주 시내에서 3년 전부터 발레학원을 운 영하고 있다. 지역에서는 아직까지 다소 생소한 분야이지만 “제자들을 가르치고 대학 에 보내는 일에 보람을 느낀다”고 말한다.

안동대 무용과를 졸업한 그는 대학 4년 동안 전국 대학무용제전을 두루 섭렵하면 서 많은 경험을 쌓았다. “졸업 후에는 외국 공연을 통해 더 큰 보람과 무대의 뭉클함 을 느끼게 됐다”고 한다.

이제는 고향 영주에 정착해 제자들을 길러내고 있다. 지난 1월에는 영주시민회관에 서 제자들과 함께 창작 발레를 선보였다. 코로나19 창궐로 3년 만에 선 무대였다. 그 는 “학원을 하면서 매년 공연을 하려고 했는데 코로나19로 공연을 못하다가 더 늦출 수 없어서 올해는 띄어 앉기로 강행했다”고 말했다. 

다른 연기자들과 마찬가지로 그 역시 무대에서 춤출 때가 가장 행복하다. “무대에 오르기 직전 긴장감에서 오는 미세한 떨림과 무대에 섰을 때 벅차오르는 감정은 내가 살아있음을 가장 강렬하게 느끼는 순간이다”고 한다.

올해 무대는 제자 고태연(대구가톨릭대 무용과 4년)과 협연으로 창작무용 ‘희망가’ 를 선보여 박수갈채를 받았다. 학원 운영을 하면서 처음 대학에 보낸 제자다. 

“주위에서 농담삼아 ‘1호 제자’라고 불러요. 다른 대학에도 붙었는데, 4년 전면 장학 생으로 가톨릭대를 선택했습니다.” 

이제는 제자라기보다 무용 파트너로 성장했다. 올해 대학에 입학한 제자 박서연은 훌륭한 발레를 선보이면서 공연 사회를 맡기도 했다. 학원 3년 동안 대학에 보낸 제 자들이 벌써 5명이다.

김 씨는 중학교 1학년 때부터 무용을 시작했다. 무용을 시작한계기가 재밌다. 원래는 피아노를 쳤었는데 하루는 학교 운동장에서 무용하는 같은 1학년 학생을 보고 그 모습에 반했다. 그는 그 친구 반을 찾아가 다짜고짜 말했다. 

발레리나 김경선
발레리나 김경선

 

“나도 무용하고 싶다. 어떻게 하면 되냐.” 

김 씨는 “지금 생각해보면 소심했던 성격에 어디서 그런 용기가 났는지 모르겠다” 면서 “그렇게 그 친구에게 소개 받은 무용학원에서 무용을 시작했다”고 말했다.

“불혹의 나이인 지금까지 무용을 하고 있고 앞으로도 쭉 할 것 같아요. 무용이 너 무 좋습니다.”

김경선의 남편은 음악협회 영주지부장을 지낸 플룻연주자 오창근이다. 발레리나와 플루티스트는 어떻게 만났을까. 

“제가 플룻이라는 은빛 악기에 매료돼 남편 학원을 찾아 가서 배우면서 사랑의 감 정이 싹텄어요.”

만난 지 6개월 만에 결혼했다. 

“남편은 자상하지만 일 처리는 굉장히 꼼꼼한 편이고, 그런 점이 좋았고 믿음직했 어요. 제 공연 때마다 오프닝 무대는 남편이 열어줍니다.” 

올해 공연도 플룻4중주(플룻, 바이올린, 비올라, 첼로)로 무대를 열었다.

요즈음은 시어머니께 신경을 많이 쓴다. 몇 년 전 시아버지(전 영주시의 원)가 돌아가셔서 홀로 계시기 때문이 라고. 

“매일 안부 전화를 하고 적적하실 것 같아 자주 찾아뵙는다. 시어머니 는 무용밖에 모르는 나를 위해  김장 은 물론이고 밑반찬도 다 해주시는 고 마운 분이죠. 시누이가 둘 있지만 늘 딸같이 대해 주는 시어머니와 남편은 제 삶에 정신적 지주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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