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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트 세척기 ‘점유율 세계 1위’ “이번엔 노브러시 세차기입니다”

1988년 결혼하면서 공무원 그만두고 대구로 매트세척기, 세계 시장에서 60% 점유율 기록 브러시 없는 세차기 출시, 미국 등서 호응

  • 입력 2022.06.10 09:00
  • 수정 2022.06.27 16:31
  • 기자명 김광원 기자, 박은솔 대구한국일보 인턴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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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이 한번 태어났으면 저 정도 돼야지!”

경북 칠곡에서 세차기 업체를 운영하는 이혜용 한성브라보 대표는 1987년 11월23일 아침에 본 풍경을 잊지 못한다. 서울시 상하수국으로 출근하는 길이었다. 검은 양복을 입은 사람들이 거리를 가득 메우고 있었다. 이병철 회장의 별세에 그를 배웅하러 나온 사람들이라는 것을 주변 사람들에 게 듣고 알게 되었다. 그때 속으로 ‘사람이 한평생 살았으면 저 정도는 되어야지’하는 생각을 했다.

“그 장면이 너무도 인상 깊게 남았어요. 사업가로서, 한 인간으로서 목표가 되었죠. 그런 꿈을 품은 덕분에 늘 멀리 보고 하루 하루 도전하면서 살게 된 것 같아요. 포부가 크다는 이야기를 종 종 듣는 이유인 것 같습니다.”

이혜용 한성브라보 대표
이혜용 한성브라보 대표

 

1994년 매트세척기 제작해 세계 시장 진출

결혼하면서 그 좋은 직장(공무원)을 그만두고 대구로 내려왔다. 1988년 즈음이었다. 갑작스러운 환경 변화는 그녀를 힘들게 했다. 가족들이 다 서울에 있었다. 눈만 뜨면 고향 생 각이었다. 게다가 매일 출퇴근하다가 전업주부로 살아가자니 답답해서 미칠 지경이 었다. 새로운 삶은 갑작스럽게 찾아왔다. 10개월 정도 직장을 다닌 남편의 폭탄발언 이 시발점이었다.

“나 직장 못 다니겠어. 제조업 하고 싶어.”

남편이 먼저 사업에 뛰어들었다. 결혼 후 1년도 지나지 않았던 즈음이었다. 남편은 “괜찮은 아이디어가 있다”면서 사업을 시작했다. 이 대표의 눈에는 “아이디어만 있 는 회사”였다.

“회사를 방문해보고 경악을 금치 못했죠. 영수증은 휴지통 속에서 굴러다니고, 출근 부도 없었어요. 무작정 만들어 팔기만 하는 모습을 보고 도와줘야겠다고 마음먹었죠. 공직생활을 하면서 얻은 경험도 십분 활용해야겠단 생각도 들었고요.”

남편은 기술 개발, 아내는 경영 파트를 맡아 회사를 꾸려나갔다. 한성브라보를 안정 적으로 지탱해준 주역은 1994년에 개발한 매트세척기였다. 현재 전 세계 매트세척기 지분의 80%를 한성 브라보가 차지하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관련 특허가 10 여개 이른다. 이 대표는 “매트세척기를 만드는 기업이 여럿 있지만, 우리가 최고라고 자부한다”면서 “오직 성능 하나만으로 미국과 일본을 비롯해 세계 여러 나라에서 지 금도 러브콜이 들어오고 있다”고 밝혔다. 

“가장 좋아하는 취미가 무엇이냐고 물으면 여행이라고 대답해요. 여행을 하다가 주 유소, 세차장, 혹은 미국 모터쇼에서 우리 제품을 만났을 때 그 기분은 말로 다 할 수 없거든요. 어쩌면 그 기분을 느끼려고 여행을 다니는 것인지도 몰라요.”

이혜용 한성브라보 대표
이혜용 한성브라보 대표

 

휠 안의 기름때까지 벗겨낼 만큼 세척력이 우수

2019년에 세차기를 출시했다. 연구 기간만 8년이었다. 대당 가격이 억대를 호가하 는 만큼 매트 세척기와는 사업 규모가 다르다. 그러나 “장점이 확실하기 때문에 자신 있다”고 밝혔다. 우선 브러시가 없다. 브러시 때문에 표면에 흠집이 날까봐 자동 세차 를 꺼리는 사람이 많다는 것을 감안하면 획기적이다. 휠 안의 기름때까지 벗겨낼 만 큼 세척력이 우수하고, 차의 굴곡에 상관없이 세척이 가능해 농기계를 세척해야 하 는 농촌 지역에서 반응이 뜨겁다. 이 대표는 “지자체의 농기계센터 등에서 연락이 많 이 온다”면서 “조달청을 통해 농기센터로 보급이 이루어질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고 밝혔다. 

국내외에서 꾸준히 주문이 들어오고 있다. 이 대표는 “코로나19가 아니었으면 본 격적으로 상승세를 탔을 것”이라면서 “우리 공장도 그렇지만 협력 업체에서 확진자 가 발생해 생산 라인이 멈추는 바람에 해외주문물량을 제때 선적하지 못해서 벌금 을 문 적도 있는데, 이제 서서히 출구가 보이는 만큼 도약할 일만 남았다”고 자신감 을 비쳤다.

“노브러시 세차기로 세계 1위할 자신이 있습니다. 매트세척기로 한번 해봤잖아요. 사용해 본 분들이 하나같이 ‘그 기계 너무 좋더라’고 평가를 해주세요. 지금까지의 반 응을 놓고 이야기하자면 세계 1위 꼭 해낼 수 있을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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