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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의사가 본 ‘한복’의 진짜 장점

  • 입력 2021.11.05 00:00
  • 수정 2021.11.26 10:39
  • 기자명 이승렬 이승렬 편한세상한의원 대구 본원 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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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Pop을 시작으로 한류열풍 덕분에 한국 문화가 세계적으로 주목을 받고 있다. 최근 ‘한복의 날’이 이슈가 되고 있다. 한복의 날은 1997년 한복에 대한 관심을 불러일으키고 한복의 우수성과 산업적·문화적 가치를 널리 알리기 위해 지정됐다.
특이하게도 올 4월에는 미국 뉴저지주 테너플라이시에서 해외지방자치단체 최초로 10월21일을 ‘한복의 날(Korean Hanbok Day)’로 선포했다.
선포식에는 테너플라이시의 마크 진너 시장이 갓을 쓰고 도포를 걸치고 나와 고조선 시대부터 이어온 한복의 역사와 의미에 대해 연설했다. 그는 한국과의 특별한 관계를 기념하고 우의를 이어나갈 것을 다짐했다.
최근 가수 BTS와 블랙핑크 등 K-Pop 스타들의 뮤직비디오나 공연영상에 한복들이 등장했고, 넷플릭스 드라마 ‘킹덤’ 등 세계적으로 흥행몰이에 성공한 사극 드라마나 영화가 주목받으면서 나타난 현상이다.
한복 열풍이 불자 이웃나라 중국은 잽싸게 한복을 중국의 전통 복장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심지어 2022년 베이징 동계올림픽 홍보영상에 부채춤과 상모놀이를 하는 한복차림의 남녀를 포함시켜 비난이 일기도 했다.
이런 와중에 한복이 세계적인 주목을 받고 있다. 올해부터 영국 옥스퍼드 영어사전에 ‘Hanbok’이 포함되기도 했다. 최근 젊은 층을 중심으로 한복을 패션이자 놀이로 받아들이며 즐기는 새로운 문화가 형성되고 있다.
전통 한복은 외관뿐 아니라 건강을 고려한 조상들의 지혜가 담겨있다. 특히 남자 한복의 특징은 헐렁하며, 발목 부위는 대님을 묶어 단단히 죄도록 되어 있다. 한복을 처음 입을 때는 평소 몸에 꼭 맞는 양복과는 달리 너무 헐렁해 당황하기 마련이다. 그러나 입다보면 남자의 하체를 굉장히 편하게 해준다는 사실을 깨닫게 된다.
남성의 고환은 생명을 창조하는 생식기관으로 한의학의 음양론 관점에서 보면 양중의 양(陽中之陽)에 해당하여 시원하게 해야 기능이 왕성해진다. 남자의 생식기를 옷으로 꼭 죄어 답답하게 하면 습열(濕熱)을 조장하여 땀이 나는 낭습증(囊濕症)이나 국소부위가 헐고 짓무르는 낭하창증(囊下滄症)이 오기 쉽다. 이렇게 되면 비뇨생식기능이 저하된다.
남자한복에서 밑단에 죄인 대님은 보통 발목의 복사뼈에서 손가락 두세 마디 위에 매듭이 안쪽으로 향하도록 묶는다. 이 부위는 한의학에서 부류혈(復瑠穴)이나 삼음교혈(三陰交穴)에 해당한다. 부류는 인체경락 족소음신경(足少陰腎經)에서 금(金)에 해당하는 경혈(經穴)로 비뇨생식기능이 약해지면 보강해주는 곳이다. 삼음교는 글자 그대로 인체에서 음의 경락(經絡;기가 흐르는 통로)인 신경(腎經), 비경(脾經), 간경(肝經)의 3경락이 서로 만나는 중요한 곳이다.
남자한복에서 대님은 이 부위를 단단히 묶어 남자의 기운을 보강해 주고 우리의 전통난방인 온돌 좌식문화에서 양반다리 자세에 편하고 추운 날 밖에서 보온에도 용이하도록 한 것이다. 한복은 의학적으로 건강을 고려한 우리 조상들의 생활 지혜가 함축된 문화유산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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