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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인봉에 오르니 나도 성인이 된 것 같아요!”

  • 입력 2021.11.04 00:00
  • 수정 2021.11.26 10:19
  • 기자명 김윤자 객원기자, 조광식 객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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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한국일보사랑산악회는 10월2일부터 2박3일 일정으로 대구한국일보 독도바르게알기운동본부가 주최한 독도탐방을 다녀왔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지속으로 2박3일 여행이 쉬운 일은 아니었지만 여행이 주는 설렘은 어쩔 수 없었다. 노두석 회장을 필두로 산악회원 60여명이 참석했다. 그러나 코로나로 여행 절차가 바뀐 것을 실감했다. 먼저 여행객은 코로나 PCR검사를 받았다. 우리 회원들은 모두 음성 판정을 받았다.
대구한국일보사랑산악회 목적에 독도 사랑이 명시되어 있다. 그래서인지 회원들의 참여도가 다른 때보다 확실히 높았다. 출발할 때 이춘탁 부회장이 찬조한 독도마스크를 착용해 우리 산악회만의 특성을 살렸다. 아침 9시에 드디어 울릉도 가는 배에 올랐다. 3시간 30분 뒤 울릉도 도동항에서 도착했다. 금강산도 식후경이라고 먼저 바다 냄새 가득한 홍합밥으로 배를 든든하게 채웠다. 첫 일정으로 쪽빛 바다의 아름다움을 느낄 수 있는 섬, 관음도를 보고 꼬불꼬불 중앙선 없는 울릉도 길을 달렸다. 이후 유명상 대구한국일보 대표의 독도특강을 들었다. 독도에 대해 우리가 미처 몰랐던 것을 알게 된 의미 있는 시간이었다.
다음날 아침, 산악회답게 회원 30여명이 성인봉 정상을 향해 나섰다. 우리는 KBS중계소에서 성인봉, 나리분지로 내려오는 6시간 산행코스를 선택했다. 울릉도는 250만년 전 화산활동으로 생겨났다. 성인봉은 울릉도에서 가장 높은 산으로 해발 984m다. 산이 높고 유순하게 생겨 “성인(聖人)들이 노는 장소 같다”고 하여 성인봉이라 불렀다고 한다. 나리분지는 전국 제일의 다설지역이다. 잘 정비된 테크길을 따라 걷다보면 오르막길을 만난다. 오르고 또 오르다 보면 탁 트인 조망을 감상할 수 있다. “작은 봉우리를 거느리고 있는 성인봉에 꼭 올라 가보라”는 말이 있을 정도로 성인봉은 울릉도의 진산이다.
가는 길에 섬피나무, 너도밤나무, 섬고로쇠나무 등 희귀 수목이 군락을 이루고 있다. 정상 부근 원시림은 천연기념물 제189호로 지정되어 있다. 이름 모를 빨간 열매가 땅에 떨어져있고 계곡에는 고사리들이 군총을 형성하고 있다. 몸은 이미 땀범벅이었다. 긴 호흡으로 깨끗한 공기를 듬뿍 흡입하며 한걸음 자연에 동화되며 산 정상에 다다르니 간간이 비가 뿌렸다. 구름 속에 휘감긴 풍경은 몽환적인 분위기를 자아내며 성스러운 이름처럼 너무나 신비로웠다.
울릉도 전경을 한눈에 담고 싶었는데 구름 사이로 흐릿하게 보일 뿐이었다. 아쉬웠다. 그래도 정상의 기쁨을 만끽하며 다시 나리분지로 하산했다. 나리분지로 향하는 길은 끝없는 나무계단으로 이어졌다. 대략 1,750계단이다. 잠깐씩 구름 사이로 보이는 풍경을 감상하면서 ‘마시면 젊어진다’는 약수터에서 물 한 모금을 마셨다. 고개를 들자 ‘우와’ 소리가 절로 나오는 풍경과 마주쳤다. 올라갈 때와 내려올 때는 풍경이 확연하게 달랐다. 끝없이 계단길이 이어졌지만 초록의 숲길 걷기는 피곤한 줄을 모른다. 푸름을 만끽하며 내려오다 보니 내려오는 길은 금방인 것 같았다. 푸릇푸릇한 섬식물이 반기는 울릉도 성인봉 산행은 육지에서 수없이 오른 산들과 사뭇 다른 느낌이었다.
노 회장은 “울릉도 성인봉 산행은 울릉도 역사를 체험하는 것 같았다”면서 “또한 험지를 지키는 국토의 막내 독도 사랑을 되새기는 뜻 깊은 일정이었다”고 소감을 말했다.
언제나 그랬듯이 조광식 산대장의 격려로 포기하지 않고 끝까지 오른 올해 최고의 산행이었다.
독도는 너울성 파도로 접안을 못 하고 코앞에서 회선해야 했다. 너무 아쉬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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