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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늘에 맞닿은 절천상에서 지상 내려다보는 듯

  • 입력 2021.10.08 00:00
  • 수정 2021.10.29 14:54
  • 기자명 김윤자 객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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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한국일보사랑산악회는 8월 29일 대구시 달성군 유가면에 있는 비슬산 대견사를 찾았다. 이날은 문경새재맨발페스티벌 참석 1주일 후 바로 진행한 번개산행이라 참석자가 많지는 않았다. 노두석 대구한국일보사랑산악회 회장과 박준석 사무국장, 조광식 산대장, 김현아ㆍ조영숙 회원 등 7명이 참석했다.

대구한국일보사랑산악회 소모임은 산에 오르면서 산을 사랑하고 산림보호에 앞장서며 회원 상호간 친목을 도모하자는 취지이다. 노 회장은 인사말을 통해 “오늘은 크게 보고 크게 느끼고 크게 깨우치길 바란다”고 말했다. 일행은 조광식 산대장의 진두 지휘 아래 산행을 시작했다.

비슬산은 대구 인근에 있는 산으로 높이는 1,083.4m, 최고봉은 대견봉이다. 주위에 청룡산·최정산·우미산·홍두깨산 등이 있다. 산마루에는 풍화·침식 작용으로 이루어진 여러 모양의 암석이 있다. 1986년 2월 비슬산군립공원으로 지정되었으며 진달래, 철쭉, 억새풀, 울창한 수림과 어우러진 계곡이 장관이다.

특히 비슬산 공영주차장에서 전기차를 타고 정상에 갈 수 있어 산행초보자에게 인기다. 우리 일행이 소나무가 우거진 산속으로 들어갈 때 비가 살짝 내렸다. 지난번 문경페스티벌에서 거친 우중 산행을 경험한 탓에 이슬비 정도는 전혀 개의치 않았다. 발아래로 삐쭉 고개를 내민 버슷들과 모를 야생화와 수시로 마주쳤다. 이런 체험이야말로 자연이 주는 선물이 아닐까 생각했다. 아름다운 자연에 몸을 맡기니 마음이 정화됨을 느꼈다. 우리 일행은 나무계단을 밟고 또 밟아 올라갔다. 중간 중간 로프에 몸을 매달기도 하고 엄청난 통나무 계단을 지나왔다. 어떤 곳에서는 커다란 암석들과 마주했다. 그야말로 천당과 지옥 같은 편한 길, 힘든 길의 반복이었다. 쉬엄쉬엄 자연을 즐기며 1시간 반 만에 목적지인 대견사에 도착했다.

“우와! 산 정상에 절이 있다니!”
모두 감탄사를 쏟아냈다. 산 정상에 바위를 병풍삼아 앉아 있는 절은 흔치 않다. 삼층석탑은 이곳의 포토존이다. 찰칵 바위에서 내려다본 풍경은 천상에서 지상을 내려다보는 기분이었다. 산허리에 걸린 운해의 신비로움과 절경에 감탄사가 절로 쏟아졌다. 유서 깊은 사찰과 문화유적이 산재되어 있는 비슬산 대견사 풍경은 신비로움이 장관이었다.

아름다운 풍경을 사진으로 담고 다시 하산을 시작했다. 2km정도 가파른 경사길 다음에는 꼬불꼬불한 산길이 나오고 돌계단 길과 바윗길을 지났다. 귀여운 다람쥐도 만났다. 갑자기 비가 오다가 햇빛이 비추고 자연이 주는 여러 가지 경험들을 온몸으로 기꺼이 받아들였다. 바닥이 흥건하게 젖어서 땅이 질퍽했다. 돌부리에 부딪혀 미끄러지기도 했다. 우리 일행은 천천히 조심스럽게 서로를 잡아주고 이끌어주며 동지애를 느끼며 사고 없이 무사히 하산했다.

아직은 산행왕초보이지만 중간에 포기하지 않고 산 정상에 도달하면 오르면서 흘린 땀방울의 의미와 기쁨은 말로 다 표현 못 할 정도로 기대 이상이다. 이 맛에 산에 오는구나, 깨닫는다. 두 발로 땅을 디디고 서서 걸으면서 땅의 에너지를 느낀다. 오늘도 자연 속에서 크게 보고 크게 느끼고 깨달았다. 대구한국일보사랑산악회원은 산이 있으니 산에 오른다.

비슬산 대견사는 창건자는 미상이나 신라 흥덕왕 때 창건된 사찰이다. 당나라 문종(文宗)이 절을 지을 곳을 찾고 있었는데, 하루는 세수를 하려고 떠놓은 대야의 물에 아주 아름다운 경관이 나타났다. 이곳이 절을 지을 곳이라 생각한 문종은 사신을 파견하여 찾게 하였다. 결국, 중국에서는 찾을 수 없게 되자 신라로 사람을 보내어 찾아낸 곳이 이 절터이다. 이 터가 대국에서 보였던 절터라 하여 절을 창건한 뒤 대견사라 했다는 전설이 전한다. 하늘에 맞닿은 절로 일연스님이 22세(1227년) 승과 장원급제후 초임지 주지로 22년간 머물렀던 곳이다. 부처바위, 작은거북바위, 뽀뽀 바위, 형제바위, 층층바위, 소원바위, 큰거북바위, 코끼리바위는 또 다른 볼거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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