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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자인 능력자 발굴만이 지역 패션이 살길입니다”

  • 입력 2021.09.01 00:00
  • 수정 2021.09.06 19:01
  • 기자명 김채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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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은 패션을 통해 ‘나’의 매력을 보여주는 매력지상주의 시대입니다. 엄밀히 말해 ‘나쁜 패션’은 없습니다.”

주소연 계명대학교 패션디자인과 교수는 지역 패션계의 팔방미인이자 능력자다. 서울컬렉션을 비롯한 다양한 패션 무대를 연출했고, 헤어, 메이크업, 의상 삼박자가 잘 맞도록 도움을 주는 스타일 디렉터로 이름이 나 있다. 패션에만 국한되지 않고 뷰티 전반에서 활동한 덕분에 뷰티에 관한 한 다양하면서도 체계적인 시각을 갖추었다. 여기에 지역 대학의 강단에 서고 있는 만큼 지역의 사정에 밝고 지역 패션계가 나아가야 할 방향에 대한 시각도 뚜렷하다.

다음은 주소연 계명대학교 패션디자인과 교수와의 일문일답.
- 우문을 던지겠다. 패션 혹은 ‘좋은 패션’이 무엇인지 궁금하다.
패션은 주관적인 영역이기 때문에 좋은 패션과 그렇지 않은 패션을 구분하기 어렵다. 대단한 예술 작품이 그 가치를 인정받지 못하는 시기가 존재하는 것처럼 패션도 예술의 한 영역으로써 정답이 없다.

- 디자이너가 감각을 키우는데 도움이 되는 활동으로 어떤 것이 있는가?
특색있는 디자인을 위해서는 완성된 형태의 패션쇼뿐만 아니라 전시회, 영화, 박람회 등의 문화 활동으로 영감을 얻고, 그에 따른 패션 스타일링과 디자인을 하는 것이 필요하다. 패션이란 이론을 바탕으로 두고 현실적인 경험과 개인적인 감각을 키워야 한다. 모호한 대답이겠지만 이보다 더 정확한 답변은 없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 흔히 유학이 필수라고 생각한다.
유학을 가는 이유는 감각을 키우고, 시각을 넓히기 위해서다. 하지만 필수적인 것은 아니다. ‘유학을 다녀왔다’는 사실보다 ‘다양한 경험’이 중요하다. 다양한 문화를 경험하고, 문화 교류 과정에서 영감을 얻을 수 있어야 한다. 온라인과 미디어의 발달로 유학을 가지 않더라도 다양한 문화를 간접적으로 체험할 수 있게 됐다. 제자 중에 유학 경험이 없는데도 넓은 사고와 감각을 가진 이들이 있다.

- 패션업계 CEO에게 필요한 자질을 꼽자면.
패션업계를 비롯한 모든 업종이 그렇듯 트렌드를 빨리 파악해야 한다. 통계적으로 트렌드는 2년마다 바뀐다. 어떤 옷이 소비자의 눈길을 사로잡을지 파악하는 것이 중요하다. 이러한 트렌드는 우리의 라이프 스타일과 밀접하게 연관돼 있다. 이를테면, 지구온난화가 시작된 뒤 아웃도어 브랜드가 전 세대에서 큰 인기를 얻기 시작했다. 사회 변화에 민감해야 한다.
체계적으로 계획하고 분석하는 자세도 필요하다. 디자인은 집을 짓는 것과 같다. 체계적으로 설계돼 튼튼하게 지어진 집은 쉽게 흔들리지 않는다. 반면 허술하게 설계된 집은 언젠가 문제가 생겨서 보수 공사가 필요하게 된다.

 

 

- 성공하는 브랜드와 그렇지 못하는 브랜드의 차이는 무엇이라 생각하는가?
자신의 브랜드가 추구하는 바와 디자인을 통해 이야기하고 싶은 바가 명확해야 한다. 대중들이 옷을 구매하고 싶을 만큼의 설득력이 있어야 한다. 마케팅의 차별성의 문제가 아닌 브랜드 컨셉과 정체성이 명확해야 한다.

- 브랜드를 효과적으로 알리는 방법으로는 어떤 것이 있는가?
패션쇼가 아닌 브랜드와 디자인을 알릴 방법과 기회는 많아졌다. 이젠 영상을 활용하여 브랜드 이미지를 홍보하고 디자인을 많은 이들에게 알리는 것이 방법이라고 생각한다. 짧은 시간에 효과적으로 브랜드를 선보일 수 있다. 메이킹필름, 티져(teaser) 등 기본 30초에서 1분 영상으로 제작한다. 현재 본인이 디자인한 옷을 소개하는 영상을 제작하는 커리큘럼을 학생들과 학습하고 있다. 영상을 본 사람들은 하나같이 ‘화면 전환이 있어 지루하지 않고, 이미지가 오래도록 기억에 남는다’고 평가한다.

 

 

- 온라인 시장 규모 확대가 대구 패션계의 위기 극복에 도움이 될 수 있는가?
온라인 쇼핑몰은 지역의 의미를 퇴색시킨다. 개개인의 역량에 따라 성공이 좌우된다. 때문에 개인의 온라인 쇼핑몰의 성공이 대구 패션사업 발전에 미치는 영향은 미미하다.

- 대구 패션 사업 발전을 위해 필요한 것은 무엇인가?
대구경북 패션사업 전체 발전을 위해서는 지자체의 노력이 필요하다. 대구경북의 실력 있는 디자이너들이 재능을 선보일 수 있도록 디자인 공모전과 같은 지역대회를 활발하게 개최하는 것도 한 방법이다. 여기에 대구의 콘텐츠를 활용할 필요가 있다. 패션과 문화콘텐츠의 결합은 좋은 시너지 효과를 발생시킨다. ‘대구’와 ‘패션’이 서로 상생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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