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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북도 덮친 사과ㆍ배 구제역 과수화상병, '일단' 멈춤

  • 입력 2021.06.15 00:00
  • 기자명 정광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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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7일 이후 감염의신신고 제로
잦은 비·이른 장마 예상돼 안심 일러

과수화상병이 발생한 사과. 농촌진흥청 홈페이지

 

걸렸다 하면 폐농밖에 없는 과수화상병이 국내 최대 사과주산지인 경북에 상륙한 지 1주일 넘게 새로 발생하지 않아 진정세로 접어든 게 아니냐는 관측이 제기된다. 사과나 배 등 장미과 나무에 주로 걸리는 과수화상병은 한번 걸리면 치료약이 없어 사과ㆍ배 구제역으로 불릴 정도로 과수재배농가에겐 공포의 대상이다. 경북은 지난해 국내 사과생산량(42만톤)의 3분의 2를 생산했다.

경북농업기술원 등에 따르면 지난 2일 경북 안동시 길안면의 한 사과밭에서 과수화상병 의심신고가 접수된 후 지금까지 모두 11농가 12개 농장에서 확진 판정이 났다. 7일까지 이들 농가에서 접수된 의심신고는 정밀검사 결과 모두 양성 판정이 나온 것이다.

감염 농장 면적은 6.5㏊가 넘었다. 경북도와 안동시 등은 지난 14일까지 5.4㏊에 대한 매몰작업을 마쳤다.

경북도는 3일부터 수백 명을 동원해 발생농장 반경 2㎞ 이내 농장에 대한 감염 여부를 하나하나 확인하는 예찰을 실시 중이다. 1차 예찰이 마무리되면 그 반경을 5㎞로 확대할 방침이다.

 

또 국립농축산검역본부는 과수화상병 발생 농장을 출입한 작업자와 차량 등의 이동 동선을 추적하고, 국립종자원도 발생농장과 관련한 묘목을 추적조사 중이다.

1주일 이상 추가 의심신고가 들어오지 않자 진정세로 접어든 게 아닌가 하는 전망이 조심스레 나오고 있다. 한 사과재배 농민은 “과수화상병은 걸렸다 하면 구제역처럼 다 매몰하는 ‘살처분’밖에 없는데, 추가 발병 소식이 없어 일단 다행”이라며 “그래도 알 수 없어 과수원 경계에 생석회를 뿌리고 외부인들의 출입을 철저히 막고 있다”고 말했다.

농정당국은 기온이 올라가면 발병이 뜸해질 것으로 보면서도 최근 잦은 비 때문에 긴장의 끈을 놓을 수 없다는 입장이다. 게다가 올해는 장마도 빨리 시작할 것으로 예보돼 더더욱 위험한 조건이다. 과수화상병은 세균성 질병으로, 18~30도의 기온에 습할수록 걸리기 쉽다. 이달 들어서도 15일까지 경북의 사과 주산지인 안동 영주는 비가 온 날이 7일, 문경 청송은 5일에 이른다.

경북도농업기술원 관계자는 “지금까지 피해가 많은 경기 충청지역 사례를 보면 7월부터 발병이 급감하는데, 가을 발병사례도 있는 만큼 꽃솎기, 열매솎기 때는 물론 앞으로 수확기에도 작업도구 소독을 철저히 하는 등 철저한 예방조치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정광진 기자 kjcheong@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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