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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억 날린 인생수업 덕분에 울릉도 호텔 대박 기회 잡았죠”

이창희 라마다울릉 대표

  • 입력 2020.11.06 00:00
  • 기자명 김채은 객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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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창희 대표(59· 랜드원 대표) 씨는 파란만장한 인생을 살아왔다. 수차례의 실패 끝에 성공했다.

첫 직업은 제약회사 영업사원이었다. 외향적인 성격이어서 사람을 만나는 일은 적성에 맞았지만, 문득 다른 일을 해보고 싶다는 생각에 사표를 던지고 건설회사에 취직했다.

이즈음부터 본격적인 인생 수업이 시작됐다. 외환위기(IMF)로 회사를 문을 닫았고 40대를 몇 년 앞에 두고 실직했다. 실패했다고 무너질 수는 없었다.

취직회사에서 배운 지식을 살려 토지개발과 관련 사업에 뛰어들었다. 땅을 찾아다니고 사고하는 과정에서 약 30억 가량의 손해를 봤다. 실패를 피할 길은 없었다. 그저 아등바등 버티면서 ‘볕들 날’을 기다리는 게 최상책이었다.

“세상 혼자 사는 건 아니지만 스스로 일어서려고 노력했어요. 가족이나 친구에게 의지하는 데에는 한계가 있으니까요. 하늘은 스스로 돕는 자를 돕는다는 말에 의지해서 신념으로 의지로 또 깡으로 넘어지면 일어서고 넘어지면 일어섰죠.”

그의 판단이 옳았다. 그를 도운 건 결국 가족도 친구도 아닌 자기 자신이었다. 악마의 얼굴로 다가왔던 시행착오와 실패는 다음 도전에서는 천사가 되어주었다. 어지간히 실패하고 나자 어느새 주변에서 “토지에 대한 선견지명이 있다”는 이야기를 하기 시작했다.

2018년, 실패라는 든든한 재산을 가지고 거칠 것 없는 도전을 시작했다. 울릉도 호텔 건설 계획이었다. 혹자는 행운이라고 하지만, 눈앞에 다가온 행운을 기민하게 알아챈 그의 공이 9할이었다.

호텔사업에 뛰어들다

“내 여동생이 그러는데, 울릉도엔 호텔 규모의 숙박시설이 없단다. 한번 다녀오기가 그렇게 고역이란다.”

이 대표가 라마다울릉을 계획하게 된 계기는 친구의 한 마디 덕분이었다. 그 말을 들은 이 대표는 울릉도의 숙박시설 상황에 대해 알아봤다. 울릉도를 방문한 사람들의 유튜브 영상에서도 울릉도의 숙박시설에 대해 아쉬움이 담겨 있었다. “백 마디의 말보다 행동”이란 생각으로 이 대표가 직접 울릉도를 가봤다. 3시간 동안 배를 타고 울릉도에 도착한 이 대표는 휴식이 간절했다. 편안한 휴식을 위해 도착한 숙소의 시설과 서비스는 실망스러웠다. 로비에서 칫솔도 제공하지 않았다. 직원들의 서비스 교육 에도 문제가 있어 보였다.

울릉도를 직접 체험한 후 결심을 굳혔다. 부담 없는 가격대로 이용할 수 있는 호텔을 건설하기로 했다.

호텔사업은 처음이었다. 공부부터 시작했다. 관계 법령을 찾아서 분석하고 호텔리어들을 만나 호텔 운영체계 등을 차근차근 배워나갔다. 그는 국제인터네셔널 호텔 중 라마다호텔을 선택했다. 라마다는 ‘그늘진 휴식공간’이라는 의미가 있다. 이름에 담긴 뜻이 마음에 쏙 들었다. 그 이름처럼 호텔 방문객들이 ‘힐링되는 시간’을 보낸 후 돌아가길 바라는 염원을 담았다.

“호텔은 단순한 숙박의 개념을 넘어 여행 경험을 일부로 좋은 경험이 돼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현재가 아닌 미래를 내다봐야 하는 사업

2018년 5월에 호텔 터를 샀다. 울릉군에서 건설 관련 인허가를 얻는 데 큰 어려움이 없었다. ‘라마다울릉’은 울릉도라는 지역의 성격을 고려한 설계에 들어갔다. 울릉도의 자연환경을 고려해 내진설계에 신경을 썼으며, 가능한 친환경 자재를 사용하려고 노력했다. 한국전력공사에서도 전봇대가 밖으로 드러나지 않게 땅으로 묻어줘 호텔 경관에 도움을 주었다.

“토지사업에서는 시기가 중요합니다. 필요성이 대두되기 2~3년 전부터 준비해둬야만 적절히 대응할 수 있습니다. 미래의 가능성을 내다보는 선견지명이 있어야 성공할 수 있는 사업이죠.”

라마다울릉이 바로 그랬다. 정부정책과 시기가 모두 맞아떨어진 사업이었다. 2018년 12월 울릉도에 일주도로 개통됐다. 교통의 편리성이 추가되면서 호텔의 가치는 상승했다. 지난해 5월에는 2025년에 울릉도공항이 건설된다는 소식이 들려왔다. 그야말로 희소식이 연속적으로 들려왔다.

올해 1월 기준, 울릉도의 표준지 공시지의 상승률은 14.49%로 전국 시·군·구 가운데 가장 많이 올랐다. 이 대표가 처음 울릉도에 땅을 살 때는 평당 400만 원이던 땅이 지금은 1,000만 원이 됐다.

울릉도가 섬이라는 지역적 특성 때문에 시공사 선정에 어려움이 있었다. 건설 자재들이 배로 옮겨져야 하기 때문이다. 대구 시내에 공사할 때와 비교해 2배 이상의 비용이 들 것으로 보고 있다. 시공사 선정과 공사 도급 계약에 1년이 걸렸다.

미래가 기대되는 호텔

라마다호텔은 2023년 완공 예정이다. 2023년부터 2년간은 준비기간으로 생각하고 있다.

“2025년에 공항이 들어서면 관광객들이 급속도로 증가할 것입니다. 교통이 불편해 울릉도 관광을 망설였던 사람들이 대거 방문할 것이란 예측입니다.”

울릉군청 발표에 따르면 2017년에 34만 6,000여 명이던 관광객은 2018년에는 35만 3,000여 명, 2019년에는 38만 6,000여 명으로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 인터네셔널 호텔인 라마다호텔도 내·외국인 관광객 유치에 중요한 역할을 할 전망이다.

이 대표는 “우리 호텔이 지역 경제 활성화와 일자리 창출에도 긍정적 영향을 줄 것으로 확신한다”면서 “호텔 운영에서 생긴 수익 중 일부를 지역 사회 발전을 위해 기부해 지역과 호텔이 상생할 것”이라고 약속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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