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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시대 한글로 쓴 옛 조리서 '음식절조' 공개

  • 입력 2020.11.26 00:00
  • 기자명 권정식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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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초 공개된 조선시대 한글 고조리서 '음식절조' 본문

 

경북 안동에서 한글로 된 옛 조리서가 발견됐다.

고성 이씨 간서가(澗西家) 후손인 이재업(67) (사)유교문화보존회 이사장은 선대로부터 물려받은 '음식절조(飮食節造)' 실물을 28일 오후 2시 안동문화예술의전당 국제회의실에서 열리는 학술세미나를 통해 공개한다고 26일 밝혔다.

음식절조는 가로8.5㎝×세로12㎝ 크기에 한글 고어체로 쓰여진 수진본(袖珍本) 형태다. 수진본은 소매 속에 넣고 다닐 수 있는 소형 책자를 말란다. 이 책은 이 이사장의 6대조인 간서 이정룡(1798~1871)이 1865년 무렵 기록한 것으로 추정된다.

이 이사장의 8대조인 북정(北亭) 이종주(1753~1818)는 풍류생활을 즐겨 한 인물로, 평소 음식에 관심이 많았는데 그의 부인도 안동의 명문가 전주류씨 출신으로 음식에 조예가 깊었다고 한다. 따라서 북정이 남긴 음식조리법을 손자인 이정룡이 정리하여 음식절조로 엮은 것으로 보인다.

음식절조에는 총 75종의 음식이 실려 있다. 음식이 46종, 술이 29종이다. 한과 떡 찜 탕 김치 간장 식초 등을 소개하고 있다.

특히 음식절조에는 다른 고조리서에서는 찾아보기 어려운 향온주 하일주 보리청주 된벽향주 자하주 등을 빚는 법이 실려 있다. 향후 가양주 개발에 귀중한 자료를 제공할 것으로 기대된다.

안동문화원이 28일 열 세미나에는 궁중음식문화재단 한복려 이사장이 ‘한국 고조리서의 발견과 재현 그리고 음식절조를 주제로 기조강연을 한다. 한국국학진흥원 임노직 수석연구위원, 경북대 김귀영 명예교수, 한국전통주연구소 박록담 소장, 상지대 안귀남 연구교수 등의 주제발표가 이어진다. 참석자에게는 경북 종가음식문화보존회에 소속된 종부들이 준비한 종가다과 도시락세트가 전달될 계획이다.

이동수 안동문화원장은 “전국 고조리서 대다수가 경북에 밀집해있고, 그 중 대부분은 안동에서 발견됐다"며 "고조리서는 명문가 접빈객 문화와 밀접한 관련이 있는 만큼 안동이 중심이 되는 것은 극히 당연한 일로서 이번 음식절조 최초 발굴로 안동의 전통문화 품격이 한층 높아질 것으로 기대된다" 고 말했다.

권정식 기자 kwonjs57@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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