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TS 다큐멘터리 영화 봤어? 그거 꼭 봐야 돼.”

“어디서 볼 수 있는데?”

SNS에 올라온 어느 70대 어르신들의 대화입니다. ‘아이돌’이라고 하면 청소년들이 열광하던 가수로 생각하던 때가 있었습 니다. 대학생만 되어도 아이돌팬이라는 사실을 숨겼습니다. 그러다 이모, 삼촌 팬들이 생겨나더니 엑소와 BTS 이후에는 어르신팬들까지 생겼습니다.

‘아이돌’은 우리 역사에서 무동(舞童)과 가장 가깝습니다. 무동을 담당한 기관(장악원)이 있었습니다. 어린 소년들을 데리고 가서 춤과 음악을 가르친 뒤 소년티를 벗을 때까지 중국 사신 방문을 비롯해 국가의 중요 행사가 있을 때마다 무대에 섰 습니다. 사내아이들로 구성된 팀을 남악(男樂)이라고 했고, 여자들로 구성된 팀은 여악(女樂)이라고 했습니다. 여악은 기생 이라고 부르기도 했습니다.

세월이 흘러 1899년 ‘황성신문’에 ‘무동연희장’이라는 단어가 등장합니다. 당시의 예능이라면 여러 분야가 함께 어우러졌 을 것인데, 그중에서도 무동이 유독 인기가 좋았던 듯합니다. 무동이 중심이 되어서 공연을 흥행시켰다는 결론도 가능하리라 생각합니다. 무동은 흥행의 선두주자였습니다.

21세기의 무동은 유튜브를 통해 전세계로 뻗어 나가고 있습니다. 그저 클릭수만 높은 것이 아니라 해외공연에서 빈자리가 없을 정도로 좋은 반응을 얻고 있습니다. BTS의 공연 티켓을 구하는 것은 하늘의 별 따기만큼이나 힘이 듭니다. 클래식이나 락, 발라드 계열의 가수들이 고전을 면치 못하는 상황을 생각하면 기적적인 선전이라고 해도 될 듯합니다.

아시아를 넘어 세계를 주름잡는 아이돌의 경제 기여도 또한 주목할 만합니다. 산술적으로 계산해서 통계를 내놓는 기관 도 있지만 드러난 파급 효과보다 더 많은 역할을 할 것이라 확신합니다. 한번 팬이 되면 향후 수십 년 동안 좋은 이미지를 가 지게 된다는 점을 감안한다면, 지금의 어린 팬들이 사회에서 영향력 있는 자리에 올랐을 때 또 어떤 성과를 도출할지 예측하기 힘듭니다. 

저는 아이돌의 선전을 보면서 미스코리아를 떠올렸습니다. 그중에서도 미스 경북과 미스 대구를 주목해야 합니다. 대구는 언필칭 ‘미인의 도시’입니다. 그저 예쁜 여자가 많다는 뜻으로 해석할 수도 있지만 ‘미인’은 곧 뷰티산업을 의미합니다. 뷰티 산업은 패션, 화장품, 각종 미용기구, 의료 등 다양한 분야를 망라합니다. 

‘아이돌’의 경제적 파급 효과에 대한 연구가 아직은 걸음마 수준인 것처럼, ‘미인의 도시’와 ‘미스 대구’가 가져올 수 있는 긍 정적 효과에 대한 인식 역시 미미하다고 생각합니다. 미스 대구 전야제와 미스 대구 선발대회가 지역 최고의 뷰티 포럼이 될 가능성은 충분하다고 생각합니다.

지난해 말 미스코리아와 함께하는 송년의 밤에서도 그 가능성을 확인했습니다. 중국을 비롯해 외국인 사업가 몇 분이 초청 을 받았고 그들은 공연 후 실무자를 통해 “미스 대구를 모델로 한 패션쇼를 자국에서 열고 싶다”는 의사를 표명해왔습니다. 미스 대구 선발대회가 어떤 방향으로 발전할 수 있을지 증명한 사례라고 생각합니다. ‘미인의 도시’에서 열리는 미의 축제가 패션과 화장품, 의류 등 다양한 분야로 확장된다면 어느 분야 못잖은 산업적 성과가 가능하리라 생각합니다. 

‘미인의 도시’라는 타이틀은 대구시가 보유한 가장 강력한 자원입니다. K팝 등의 영향으로 K뷰티가 유럽에까지 파고들고 있다는 점을 감안한다면 지역 뷰티 산업의 전망도 결코 어둡지 않습니다. 다만 구심점이 없다는 점이 안타깝습니다. ‘미인의 도시’와 ‘미스 대구’를 잘 버무려 훌륭한 구심점을 만들어낸다면 지역이 가진 역량을 극대화할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지역의 뷰티 산업 역량이 미스 대구와 전야제가 화룡점정의 역할을 감당하고자 합니다. 뷰티 산업 종사자들을 비롯해 시도민 여러분들의 관심과 성원을 당부드립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