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단영역

본문영역

홍본영의 뮤지컬 삼국지

한국인이 중국 무대에 서기 힘든 이유

  • 입력 2018.10.18 00:00
  • 기자명 뮤지컬 배우 홍본영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한류의 바람이 뜨겁다. 세계인을 한국어 랩 연습하게 만드는 방탄 소년단 같은 스타들의 힘은 더 설명을 할 필요가 없다. 

최근 들어 방송 포멧 수출도 활발하다. 아시아를 넘어 미국에서도 K포맷에 집중하고 있다. 이것은 한국인의 세밀한 분석과 연구의 결과라는 생각이 든다. 시청자들이 무엇에 감동을 느끼고 무엇에 희열을 느끼는지 세심한 분석 끝에 나온 결과일 것이다. 

나 역시 한국 드라마를 보며 감탄을 금지 못할 때가 많다. 특히 김은숙 작가의 드라마를 보면 어떻게 이 역에 저 배우를 찾아냈을까, 어떻게 이 장면에 기가 막힌 대사를 썼을까, 그걸 또 연출과 함께 어떻게 카메라에 담아냈을까, 등 정확한 타이밍들에 감탄이 터져 나온 순간이 한두 번이 아니다. 연기 ‘전문가’인 배우들뿐만 아니라 연기를 전공하지 않은 대중들의 마음까지 만족시키며 한류 드라마 
열풍을 일으키며 성공을 거두고 있다. 분명 특별한 이유가 있을 것이다. 한국인 특유의 정서, 모방하여도 결코 완벽히 따라할 수 없는 우리만의 장점이 앞으로도 큰 힘을 발휘할 것이라 믿는다.

우리나라는 예술계에 다른 나라보다 뛰어난 인재를 많이 배출하고 있다. 신인 성악가들을 발굴하는 국제 콩쿨의 입상자들 중 한국인이 유독 많다. 결승에서 한국인들끼리 경쟁하는 것은 낯선 광경이 아니다. 그 정도로 한국인의 노래 실력은 인정을 받는다. 

그런데 그런 인재들이 귀국 후에는 오페라 무대에 주연으로 설 기회를 잡기도 어렵고 대학 강사자리를 놓고 치열한 경쟁을 벌이는 것이 현실이다. 그들 중에는 외국에서 좋은 일자리를 두고 귀국하는 경우도 있다. 그 이유를 들어보니 귀국 때를 놓치면 한국에서는 자리 잡는 것은 거의 불가능하고 외국 활동과 한국 활동을 병행하면 한국에서의 시선이 곱지만은 않아 큰 모험을 할 수밖에 없다고 했다. 

최근 기사 두 편을 인상깊게 읽었다. 하나는 예체능 전공자들이 대거 국제 콩쿨에 도전해 병역혜택을 입는다는 기사였고, 하나는 안현수 선수의 귀국에 관한 기사였다. 시각을 달리해서 보면 두 경우 모두 우리나라의 인재가 많다는 것을 방증하는 사례라고 해도 무방할 것이다. 

나라 안에서 취업난에 허덕이느니 경쟁력 있는 이들이 세계로 뻗어나가도록 도와야 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강하게 든다. 앞으로 더 많은 이들이 세계에서 한국의 이름을 빛내도록 응원
해야 한다. 돌고 돌아 모두 우리나라를 빛내는 거대한 문화 에너지가 될 것이다.

젊은 친구들이 취업난에 힘들어 한다는 뉴스는 가슴 아프면서도 아이러니한 느낌을 준다. 이
렇게 뛰어난 인재가 많은 나라에서 취업난이라니! 하지만 아무리 뛰어난 인재라 해도 개인의 힘으로 외국으로 진출하는데는 한계가 있다. 

최근 많은 배우들이 중국진출을 시도하지만 막상 해보면 힘든 점이 많다. 비자문제부터 만만치 않다. 또한 중국에서는 외국인을 자국 무대에 세우면 해당 기획사에 많은 세금을 내게 한다. 어려움이 이만저만이 아니다. 다른 다라에도 이런저런 어려움이 존재할 것이다. 외교적 해법까지 고민하게 하는 문제다. 우리나라의 걸출한 인재들이 세계 여러 나라에서 멋진 활약을 펼칠 수 있는 여건이 마련되기를 소망한다. *

저작권자 © 대구한국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개의 댓글

0 / 400
댓글 정렬
BEST댓글
BEST 댓글 답글과 추천수를 합산하여 자동으로 노출됩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수정
댓글 수정은 작성 후 1분내에만 가능합니다.
/ 400

내 댓글 모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