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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가 녹아든 생활

김숭열 사진이야기

  • 입력 2019.09.15 00:00
  • 기자명 김숭열(대구사진영상연구원/대구사진놀이치료연구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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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활문화와 관련된 교육을 어디서나 찾아 볼 수 있다. 전국 방방곡곡에 시, 구 단위의 주민문화센터가 설치되어 있고, 동주민센터에서도 별도의 공간을 마련해 주민을 대상으로 다양한 생활문화 교육을 실시한다. 적지 않은 수의 백화점과 대형마트도 문화센터를 운영하며 지역민을 받아들이고 있다. 교육의 내용은 건강을 위한 생활체육부터 시작해 사진, 수공예, 그림, 음악 등 취미로 즐길 수 있는 것이라면 무엇이든 배울 수 있다고 봐도 좋을 만큼 방대하다. 뿐만 아니라 SNS 그룹을 비롯한 온라인 커뮤니티 등이 생활 속으로 완벽하게 스며들면서, 개별적인 단위의 동호회(同好會) 활동도 크게 활성화되었다. 누구나 검색어만 입력하면 비슷한 관심사를 가진 사람을 만날 수 있고, 실제로 모임에 참여해 같은 것을 좋아하는 사람들끼리 함께 몰두하는 시간을 보낼 수 있다.

사진은 처음 대중화되기 시작할 즈음부터 ‘출사(出寫)’ 등의 독자적인 문화를 형성하며 동호회 활동의 대표주자 역할을 해왔다. 그때의 열기는 조금 사그라들었지만, 여전히 전국 단위의 사진 동호회를 비롯해 소규모 지역 모임까지 활발하게 활동 중에 있다. 처음 유행하던 시기의 사진문화는 고가의 DSLR 카메라를 사용하는 반전문가적인 형태를 띠고 있었다. 하지만 단순히 빠르게 성장했다는 표현만으로는 부족할 정도로 카메라 및 사진 기술은 하루가 다르게 발달을 거듭했고, 이제 모두가 손 안에 수년 전 디지털카메라를 크게 상회하는 성능의 스마트폰을 들고 다니게 되었다. 몇몇 좋아하는 사람들이 즐기던 문화에서 한 단계 더 확장되어, 오히려 현대인의 삶에서 대체 불가능한 소통의 도구로 자리 잡으며 단순한 취미의 영역을 초월했다고 볼 수 있을 것 같다.

이런 상황에서 생활문화로서의 사진의 가치는 더욱 빛을 발한다. 메신저의 프로필 사진은 물론 대다수의 SNS 역시 이미지에 의한 소통에 상당 부분 의존하고 있다. 다른 어떤 취미 영역과 비교해도 사진만큼 쉽게 결과물을 공유할 수 있는 플랫폼은 없다. 사진이 매일 활용하는 생활 속 기반 기술로서의 역할을 해내고 있기에, 기초적인 차원의 교육이라도 이수해 기술적 측면을 훈련하게 되면 조금 과장을 보태어 일상에서의 소통의 질이 향상되는 결과를 기대할 수 있는 것이다.

욜로(YOLO, You Only Live Once), 워라밸(Work&Life Balance) 등 단어가 뉴스를 장식한 지도 한참의 시간이 흘렀다. 이런 추세는 한 때의 유행으로 지나간 것이 아니라, 모두가 동의할 수 있는 인식으로서 거의 정착이 되었다고 봐도 좋을 것이다. 직장생활을 하면서도 자신만을 위한 시간을 지키려 노력하는 젊은 층은 물론, 전반적인 건강 상태가 향상되면서 은퇴 후에도 많은 시간을 보장받게 된 노년층도 삶에서 놓쳐 온 것이 무엇인지 되돌아보고 있다. 기계처럼 일만 하면서는 살 수 없다는 인식이 조금씩 상식에 가까워지고 여가의 본질은 생활에 활력을 주는 것이다. 삶을 짓누르는, 나에게 주어진 책임들 외에 순수하게 나를 즐겁게 하는 일들을 돌아보는 것이다. 내가 보내는 시간들에 가치를 부여하고 소중히 여김으로써, 웃을 수 있는 시간들로 하루하루를 채워 결국은 행복한 삶을 일궈 내기 위한 노력이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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