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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염병과 정보전염병

김영국 교수의 ‘속보이는 경제’

  • 입력 2020.05.09 00:00
  • 기자명 김영국 계명대 벤처창업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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팬데믹과 인포데믹스의 탈진실

세계보건기구(WHO)는 전염병의 위험도 정도에 따라 전염병의 경보단계를 1단계에서 6단계까지로 나눈다. 지금의 팬데믹은 세계보건기구가 선포하는 감염병최고 수준의 경고 등급인 6단계로 ‘세계적으로 감염병이 대유행하는 상태’를 일컫는다. 팬데믹(pandemic)은 지금 널리 쓰이고 있는 대로 '(감염병의) 세계적 유행'이란 뜻이다. ‘모두’라는 뜻의 ‘팬(pan)과 ’사람‘이란 뜻의 ’데믹(demic)'이 합친 말이다.

한편, 팬데믹과 유사한 에피데믹(epidemic)은 특정지역에 한정되는 경우를 말하며, 감염 속도가 2주 이하로 매우 빠르다는 특징이 있다고 한다. 엔데믹(endemic)은 넓은 지역에서 강력한 피해를 유발하는 팬데믹이나 에피데믹과 달리 특정지역의 주민들 사이에서 주기적으로 발생하는 풍토병을 가리킨다.

팬데믹보다 훨씬 더 무서운 인포데믹

엔데믹은 한정된 지역에서 주기적으로 발생하는 감염병이라 감염자 수가 어느 정도예측이 가능하다. 예컨대 동남아시아·남미·아프리카 등에서 많이 발생하는 말라리아나 뎅기열 등이 이에 속한다고 한다.

역사적으로 보면, 가장 악명 높았던 팬데믹은 중세 유럽의 역사를 완전히 바꿔놓았던, 사망자 수가 무려 2,500만명 정도로 추정된 흑사병(페스트)이다. 그 이후의 스페인 독감과 홍콩독감 또한 팬데믹이다.

지금 우리는 이미 정보화 시대에 살고 있다. 특히 4차 산업혁명시대에 들며, 전 세계적으로도 스마트폰은 이미 쌍방향 통신 수단을 훌쩍 넘어 우리의 눈과 귀, 심지어 손과 발이요, 우리와 24시간 함께 생활하는 괴물 같은(?) 동반자가 되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그런데 팬데믹과 에피데믹, 엔데믹보다 훨씬 더 무서운 것이 아마도 인포데믹(infodemic)이 아닐까 싶다. 인포데믹은 잘못된 정보나 악성루머 등이 소셜미디어, 인터넷 등을 통해 매우 빠르게 확산되는 현상이다. 이러한 현상은 소셜미디어와 가상공간에서 통제의 한계성으로 인하여 잘못된 가짜정보를 바로잡기가 무척이나 어려워, 지금과 같은 경제 위기나 금융시장의 혼란 등을 지속적으로 가져올 수 있기 때문이다.

인포데믹은 정보(information)와 전염병(endemic)의 합성어이다. 예를 들면, 이러한 잘못된 정보로부터 많은 사람들의 공포심이 더욱 더 야기되고 있다. 말도 안 되는온갖 코로나 예방법이라며 ‘생강 물을 마셔야 한다거나, 따뜻한 물을 많이 마셔야 한다거나, 약국에서 공적마스크 구입하면 개인정보가 유출된다더라, 코로나 19를 구충제로 억제할 수 있다‘ 등등이다.

인포데믹에 대한 사회적 격리는 ‘무기한’

지금 우리는 어쩌면 탈진실(post-truth)의 시대를 살고 있지 않을까? 무분별한 정보생산자들이 벌떼처럼 활보하는 때라, 종종 명확한 사회적 진실보다는 공포와 우려의부정적인 감정에 휘말릴 수 있는 무척 위험한 주변 환경이기 때문이다.

이번 팬데믹과 인포데믹으로 인하여 사회 곳곳의 경제지표는 이미 빨간 신호다. 깊은 한숨 소리가 들린다. 인포데믹을 생산하는 것은 개인프라이버시 침해요, 심각한 범죄행위다. 인포데믹에 대한 사회적 격리는 어떠한 예외나 기한도 없이 무차별로 강력히 이뤄져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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