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단영역

본문영역

같지만 다른, 다르지만 같은 이야기

홍본영의 뮤지컬 삼국지

  • 입력 2018.09.04 00:00
  • 기자명 뮤지컬 배우 홍본영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중국 뮤지컬 시장의 양적 성장은 비교 대상이 없을 정도다. 히트작의 흥행이 지속되는 기간도 길다. 십년 이상 가기도 한다. 이 도시에서 끝나면 다음 도시로, 그 다음 도시로 가는 식이다. 예를 들어, 중국에서 가수가 노래 한곡을 띄우면 15년은 순회공연만으로 먹고산다는 농담도 있다. 

뮤지컬도 마찬가지다. 한 공연이 상하이 베이징 광저우에서 장기공연을 끝내고 나면 몇 년 이상 각 지방도시 순회한다. 지방이라고 해서 규모가 적지 않다. 수백 만 이상의 인구가 사는 도시들을 방문해가며 공연한다. 중국처럼 물적, 인적, 자본이 풍부한 시장에서도 아직 뮤지컬로 대박이 났다는 이야기는 드물다. 많은 돈을 투자했다는 이야기는 자주 듣는데 그에 비해 성공에 대한 이야기는 들은 기억이 적다.

몇 가지 극복해야 할 문제가 있다. 첫째는 초대권 문화이다. 표를 파는 사람들도 ‘지인에게 어떻게 팔아’ 라는 생각이고 관객 역시 표는 사는 것이 아니라 받는 거라고 생각하는 듯하다. 우리나라도 많이 좋아졌지만 초대권 문화가 아직 남아있다. 다양한 관객층 개발에 있어서는 풀어야할 숙제다.

일본은 확연히 다르다. 누구라도 돈을 주고 표를 산다. 그것은 표를 사도 아깝지 않을 공연을 만들겠다는 책임감으로도 이어진다. 유료관객 수입으로 점점 더 질 좋은 공연이 만들어진다. 

한국, 중국, 일본은 가까운 나라이지만 문화와 생각에선 차이가 많다. 물론, 서로 다른 것이지 누가 옳고 틀린 것이 아니다. 중국의 풍부한 인적 자원과 문화에 대한 아낌없는 투자, 한국의 풍부한 창작 인력과 기술력, 일본의 배우 양성 시스템과 세심한 집념 등, 서로 장단점을 보완해가며 성장할 가능성이 충분하다. 문화는 몸을 위해 좋은 식품을 골라 먹고, 운동을 하는 것처럼 정신 건강에 꼭 필요하다. 좋은 작품을 보고 놓치고 살던 것들을 찾아내는 경우가 얼마나 많은가. 마음이 새로워지면 일상은 더 윤택해진다. 나의 모국 한국, 내가 살고 있는 중국, 나에게 문화의 순환을 가르쳐준 일본에서까지, 문화가 일부 사람들의 전유물이 아니라 모두가 누릴 수 있는 것이 되길 바란다. 특히 뮤지컬이. *

 

 

저작권자 © 대구한국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개의 댓글

0 / 400
댓글 정렬
BEST댓글
BEST 댓글 답글과 추천수를 합산하여 자동으로 노출됩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수정
댓글 수정은 작성 후 1분내에만 가능합니다.
/ 400

내 댓글 모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