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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인도시’ 대구의 자연·사회적 요인

민복기 박사의 미스코리아 이야기

  • 입력 2020.09.15 00:00
  • 기자명 대구한국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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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미인 = 현대에 들어서 한국인의 미모관은 크게 변화하였다. 1950년대부터 2000년에 이르기 까지 점점 남방계형 쪽으로 미인관이 기울어갔던 것이다. 이마의 세로가 낮은 대신 가 로가 넓고, 모발이 굵고 진하며, 끝이 치켜 올라간 눈썹에 눈이 크고 코도 높고 입도 크 고 두텁되 뺨은 홀쭉한 남방계형 얼굴을 미인으로 보게 된 것이다.

물론 미국 문화의 영향으로 젋은이들 중심으로 표정이 풍부하고 활달해 보이는 서 구형 미인관이 우리의 뇌 속에 자리 잡게 되었기 때문이다. 최근 20여년간은 미인의 평가에 있어서 얼굴 외에 몸매도 중시하는 풍조가 생겨서 북방계형의 굵은 다리보다 홀쪽하고 긴 다리를 선호함에 따라 남방계형이 미인이 되는데 더 유리하게 되었다. 우리 나라에서 남방계형의 인구비가 가장 많은 곳은 서남해안 지역이지만, 남방계 형 특징이 강한 지역은 낙동강 이동의 경남 바닷가 지역이다. 김해 등 섬진강을 중심 으로 한 예전의 가야지역에는 북방계형이 많으나 경남의 동남해안 지역에는 남방계 형이 많다. 특히, 눈썹이 진하고 이목구비가 큰 얼굴이 이 지역에 밀집되어 있다. 이에 따라 현대의 새로운 미인 산지는 부산이 되었다. 역대 미스코리아에 부산 출신이 많 은 것이 이 때문이다.

북한미인 = 그러나 본래 우리나라의 북방계형이 많은 지역이다. 비록 머릿속에서 희구하는 미인상은 남방계형이지만, 자주 대하는 친근한 얼굴은 북방계형이기 때문에 항상 이런 괴리감이 잠재해 있다. 그러나 남남북녀의 북녀형이 지금의 북한 응원단 같 은 얼굴은 아니다. 지금의 북한 미녀 응원단은 전통적인 한국인의 얼굴이 아직 남아 있 어서 최근 20~30년 만에 급격히 변하여 낯설게 된 남한 여자들의 얼굴에 비해 전통적 인 얼굴에 대한 향수를 일깨우는 얼굴이다.

북한 사람들은 우리보다 얼굴이 덜 변화하였다. 이에 따라 북한인들의 얼굴을 우리 가 볼 때, 우리의 마음속에 자리 잡은 미모관에 더 친숙하게 느껴진다. 북한 응원단이 왔을 때 한국남자들이 열광했던 까닭도 북한 미녀들이 얼굴이 납작하고 이목구비가 작아도 우리의 체질적 미인관에 더 가까웠기 때문이다.

대구미인 = 현재 대구는 뷰티, 메디시티 대구이다. 이 역시 더욱 더 세련되고 걸출한 미인들이 많이 나오기에 도움이 되는 대구, 경북의 인프라가 역할을 하고 있지 않을까? 중국에 미인이 많기로 소문난 상해 근처의 소주, 항주를 가보면, 기후, 자연 환경 등 미 인이 많이 나올 것 같은 느낌이 절로 드는 도시라는 것을 느끼게 된다.

그러면 대구 지역의 미인은 어떠한 특징을 지니고 있는지 살펴보도록 하자. 대구, 경 북지방은 남방계형과 북방계형이 5:5로 분포하는 중간 지역이다. 경상북도는 남방계 형이 거주하는 바다보다는 북방계형이 거주하는 내륙과 산지가 더 많이 분포되어 있 어 위도에 비해 북방계형 주민이 많다.

대구 지역은 남북 중간형이 나오기 좋은 조건이라서 키가 크고 늘씬하며, 피부가 희 고, 콧날이 좁고 길며, 입술은 얇으나 입은 약간 크고, 이마가 높고 검은 긴 생머리의 북 방계인자에 눈이 크고 쌍꺼풀이 있는 남방계형 인자가 잘 조합되어 고상하고 품위 있 고, 피부가 희면서 품위가 있으며, 눈이 크면서 여성스러운 얼굴이 될 수 있다.

그러나 대구미인이 미인형으로 등장한 것은 근대에 들어서이다. 조선시대에는 눈이 큰 형이 표정이 드러나므로 좋게 여기지 않았기 때문에, 대구미인보다 눈이 작은 얼굴, 즉 북방계형으로 된 얼굴인 평양미인이나 강계미인을 더 미인으로 보았다.

조선시대 미인의 산지인 평양과 강계는 한반도에서 북방계형 주민이 가장 많은 곳 이다. 남녘에 미남이 많고 북녘에 미인이 많다는 남남북녀라는 말도 북방계형을 미인 으로 보던 그 시대에 의미 있는 말이었다. 그러나 남남북녀의 미인관 시대에도 남방계 형 미인을 인정하지 않았던 것은 아니다. 진주미인은 경남 바닷가형의 남방계형 미인 을 의미하며, 강릉미인도 이마의 가로 너비가 크고 눈이 큰 남방계형 미인에 속한다.

경기도의 안성(安城)도 조선 시대에는 미인의 산지였는데, 북방계형 미인이라도 얼 굴이 약간 짧고 이마가 도드라진 둥근 얼굴의 앳된 북방계형이 많았다. 조선후기 및 말 기에 미인으로 여기던 얼굴형이다.

근대에 들어 여성들의 사회적 역할이 증대되고, 서양문화의 영향으로 전통적인 미 인상인 요조 숙녀상에도 변화가 일어났다. 서양 문화의 영향으로 표정이 풍부하고 활 달해 보이는 서구형 미인관이 우리의 뇌 속에 자리 잡게 되었기 때문이다. 그런데 마 침 얼굴의 대부분이 북방계형인데 눈만 남방계형인 대구형 미인이 딱 들어맞았던 것 이다. 대구에도 남방계형이 있지만 이런 얼굴과 몸매가 눈에 띄어 인상에 남으므로 대 구미인이라는 말이 나오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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