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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 블루’에서 ‘코로나 옐로우’로

  • 입력 2020.08.19 00:00
  • 기자명 이예경 시민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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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루’ 하면 제일 먼저 코발트색 바다와 청명한 하늘이 떠오른다. 깨끗하지만 왠지 모르게 차가운 이미지도 있다. 하지만 우울감이라는 뜻도 있어 코로나 19 와 합쳐 ‘코로나 블루’라는 신조어까지 등장했다. 이제 전 세계를 강타한 코로 나를 떼어놓고는 살 수 없는 세상이 되었다.

작년 중국에서 발생한 코로나가 올해 초 우리나라에도 첫 확진자와 함께 나 왔다. 7월 현재 전 세계 코로나 감염자가 1,400만 명에 이르고 사망자도 60만 명에 육박하고 있다. 전파력이 빠르고 지병이 있는 고령자는 더 위험하다니 불 안해할 만하다. 우리나라 성인 남녀 절반 이상이 코로나 블루를 경험하고 있다 는 통계가 나왔다. ‘자신이 코로나에 걸리지 않을까, 무증상 감염자가 아닐까, 본의 아니게 남에게 옮기게 되는 건 아닐까’하는 걱정이 스트레스로 이어진 듯 하다. 감염자뿐만 아니라 모든 사람이 겪는 불안감이리라.

‘한참’을 동행해야 할 불청객

코로나는 전 세계인의 자유를 구속하기에 이르렀다. 사회적 거리 두기를 시 행하면서 국내는 물론 해외여행은 언감생심 꿈도 꾸지 못하게 되었다. 여행, 취미활동, 모임, 모든 것이 통제되면서 지루하고 답답함을 극복하기 힘들었다. 이전에 즐기던 혼자만의 시간도 의무가 되니 무기력증으로 나타났다. 바이러 스와의 전쟁이 점점 더 두려워진다. 곧 종식될 거라는 말은 희망 고문이 된 지 오래다. 언제까지일지도 모르는 기간을 동행해야 할 존재라고도 한다. 별생각 없이 살던 일상이 무너지고 나서야 그 평범한 일상이 행복인 줄 알게 되었다. 외출은 물론이고 외식하기가 조심스럽다. 외식업체는 울상인데 식자재상은 호황인 이유다. 대부분의 주부는 이중고를 겪는다고 호소했다. 세 끼 식사뿐 아니라 온종일 식구 수발을 들어야 하는 것이 힘들다고 한다. 아내 잘 만난 남 편은 신수가 훤해졌지만 그렇지 않은 예도 있어 가정에서의 남편 위치를 가늠 할 수 있었다. 평소에 대충 알고 있던 그 집 주부의 역할과 일치하는 건 재미있 는 현상이었다. 많은 이들이 ‘확 찐 자’가 되었다며 볼멘소리를 했지만 내겐 행 복한 비명으로 들렸다.

그도 그럴 것이 집에 머무는 시간이 길어지면서 가족들과의 관계가 더 돈독 해졌다. 때맞추어 분 트로트 광풍으로 지지하는 가수는 달라도 공동 관심사로 소통을 한다. 이전에 하던 취미활동도 시의적절하게 잘 활용하고 있다. 사회적 거리 두기를 할 때는 집에서 독서, 글쓰기, 캘리그라피로 소일 삼는다. 생활 속 거리 두기로 방역을 한 단계 낮춘 뒤로는 심리적으로 조금 편해졌다. 가끔 사 진 촬영, 산보하기, 간단한 외식 후 야외에서 시간을 보내는 여유도 찾았다. ‘피 할 수 없으면 즐기라’지 않던가.

팬데믹 속에서도 즐거움이

모든 건 마음먹기에 달렸다. 그 누구도 피해 갈 수 없는 코로나 팬데믹에 모 두가 익숙해져 가고 있다. 코로나가 가져다준 교육, 경제활동, 일상생활, 운동 에서의 새로운 문화도 이젠 낯설지 않다. 주로 인터넷 쇼핑을 하는데 편리하 나 너무 많은 시간과 금전을 허비하고 있다. 과유불급이다. 하지만 누굴 줄 것 인지를 떠올리며 구매 결정 후 배송된 물건을 받았을 때, 줄 때의 기쁨은 이루 말할 수 없다. 지름신을 영접하더라도 구매 충동과 현실의 간극 조절만 잘한다 면 이 또한 큰 즐거움이다.

세상은 우리가 원하는 대로 움직여 주지 않는다. 코로나가 가져온 한 번도 경험해보지 못한 세상에 대한 발 빠른 대응이 필요한 시점이다. 블루 색상의 우울감은 떨쳐버리자. 대신 밝고 희망적인 이미지의 옐로우, ‘코로나 옐로우’ 로 만들어 가면 좋겠다. ‘이 또한 지나가리라’는 주문을 외면서 포스트 코로나 시대를 대비하자.

이예경 시민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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