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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로변 소음 대신 ‘음악에 물드는 마을’로

현장에서

  • 입력 2020.08.17 00:00
  • 기자명 김경수 시민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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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철도변 소음 덜컹이는 마을이 선율에 물드는 음악마을로 변신한다. 대구 서구청은 지난 4월부터 도시재생 뉴딜사업 ‘원하는 대로 동네 만들기’의 일환으로 ‘원대동 음악타운’ 건립에 나섰다. 원대동 음악타운은 서구 최초의 음악전용 복합기능 시설로 객석 200석 이상의 콘서트 홀, 청년 음악가 20 명의 입주 창작 공간인 사운드레지던시(10개실)와 연습·레슨실(10개실), 누구나 클래식 악기 전시·연주·VR 체험에 참가할 수 있는 음악체험실, 세미나실, 방송실 등을 갖춘다. 위치는 원대동1가 633번지. 지하 1층 지 상 4층, 연면적 1,870㎡ 규모로 총사업비는 83억이다. 지난 3월 건축설계 공모에 이어 오는 10월 착공, 내년 10월 준공 예정이다.


서구 첫 음악복합 문화공간

원대동에 음악타운이 들어서면 이 일대는 오랜 철길 소음과 분진 피해의 그늘에서 벗어나 청년 음악가와 주민들이 음악을 중심으로 참여하고 소통하는 새로운 문화 명소가 될 것으로 기대된다. 철길 아닌 철길 소음 을 걷어내고 그 자리에 음악 선율을 대신 채워 넣으려는 발상의 전환은 주민 삶의 질을 개선하는 것은 물론 주민의 문화 향유 기회를 넓힐 수 있다는 점에서 주목 받고 있다.

 

□ 도시 재생이란?

많은 도시에서 인구와 산업구조, 경제 여건은 빠르게 감소하거나 악화한다. 여기에 무분별한 도시 확장, 주거 환경 노후화까지 더해지면서 도시의 침체와 쇠퇴는 심각 한 수준에 이른다. 도시 재생은 이러한 지역의 인적·물적 자체 역량을 강화하고 새로 운 산업이나 영역, 기능을 도입하는 프로젝트를 통해 해당 지역을 경제·사회·문화· 환경적으로 재활성화하는 일이다.(도시재생 활성화 및 지원에 관한 특별법 제2조)

국토교통부 통계에 따르면 전국 3,470개 읍·면·동의 65%인 2,239개가 도시 쇠퇴 의 징후를 보이고 있다. 이중에 지난 30년 동안 인구나 사업체 수가 가장 많았던 시기 에 비해 20% 이상 감소하거나 최근 5년간 3년 연속 감소한 지역, 20년 이상된 노후 건축물이 전체 건축물의 50% 이상을 차지하는 지역(이상 5대 법정지표)이 도시 재생 사업 선정 대상이다. 도시 재생은 역사와 문화 가치를 내포하고 다양한 계층이 모였 던 기성 시가지를 재활성화하는 것이지 다른 곳으로 옮기거나 대체하는 것이 아니다. 도시 재생 사업의 목표와 기대 효과는 (1) 일자리 창출과 도시경쟁력 강화, (2) 삶의 질 향상과 생활복지 구현, (3) 쾌적하고 안전한 정주환경 조성, (4) 지역 정체성 기반 문화 가치·경관 회복, (5) 주민역량 강화와 공동체 활성화 등이다.

□ 도시 재생 뉴딜 사업이란?

도시 재생 뉴딜 사업은 기존의 도시 재생 사업에서 지역 주도 거버넌스와 주민 참여 에 중점을 둔다. 물리적 환경 개선(H/W)과 주민 역량 강화(S/W)를 축으로 도시 경쟁 력을 회복하는 ‘종합 재생’ 사업이다. 이를 통해 주거 복지와 사회 통합으로 삶의 질을 향상하고 지역 기반의 지속 가능한 일자리 창출로 도시 경쟁력을 회복한다.

세부 사업 내용은 (1) 동네 단위의 주민 생활 밀착형 공공시설을 신속하게 공급하 기 위해 기존 도시활력 증진지역 개발사업 등을 활용하는 ‘우리동네살리기’, (2) 노 후 주거지 정비를 위해 마을주차장 등 아파트 수준의 시설을 확보하는 ‘주거지 지원 형’, (3) 주거지와 골목상권이 혼재된 지역을 대상으로 주민공동체를 활성화하고 골 목상권 활력을 증진하는 ‘일반근린형’, (4) 원도심 쇠퇴 지역을 대상으로 공공기능을 회복하고 역사·문화·관광 연계 상권 활력을 증진하는 ‘중심 시가지형’, (5) 국가·도 시 차원의 쇠퇴 지역을 대상으로 복합 앵커시설 등 신 경제 거점을 구축하는 ‘경제 기 반형’으로 나뉜다.

특히 ‘빈집 및 소규모주택 정비에 관한 특례법(소규모 주택 정비법)’ 등 개별법을 활용한 소규모 사업(1만㎡ 이하)이 가능하도록 (1) 우리 동네 살리기와 (2) 주거지 지 원형을 신설해 신속한 공공시설 공급과 효과적인 주거환경 개선의 여건을 갖췄다.

 이러한 도시 재생은 과거의 도시 정비와는 성격이 다르다. 도시 정비 사업은 주거 유형의 획일화, 공동체 파괴, 원주민 추출, 지역 정체성 파괴 등 적잖은 부작용을 낳았 다. 도시 정비의 주체가 개발 이익에 관심둔 토지 건물 소유자들이었다면, 도시 재생 의 주체는 지역 활성화에 관심을 둔 거주자(세입자)로 확대됐다. 대상은 수익성이 있 는 노후지역에서 자력 기반이 없어 공공 지원이 필요한 쇠퇴지역으로 바뀌었다. 추진 방식도 주택 위주의 물리적 환경뿐만 아니라 사회, 경제, 문화를 포함한 종합적 기능 개선과 활성화 사업으로 패러다임이 바뀌었다.

개발이익 ‘한방’보다 지속 가능 ‘마중물’을

원대동의 ‘원하는 대로 동네 만들기’는 뉴딜 사업 유형상 ‘주거 재생형’에 속하는 ‘ 우리 동네 살리기’ 사업에 속한다. 기본적인 내용에 주거지 정비 사업과 지역 발전·수익 창출을 위한 지자체 선정 마중물 사업 등이 포함돼 있다. 원대동 뉴딜 사업은 주민 주도로 많은 시너지 효과가 예상되는 ‘음악’이라는 차별화된 마중물 사업으로 2017년 뉴딜 사업 공모에 선정된 것이다.

뉴딜 사업의 마중물인 원대동 음악타운 콘서트홀이 지역 발전·수익 창출과 무슨 관 계가 있느냐는 의문을 제기할 수도 잇다. 또 경험이 없는 주민이 어떻게 공연장 운영 에 주축이 될 수 있냐고 걱정하는 입장도 있다. 주민 역량 교육이나 관련 전문가·사회 적 기업과의 협치(거버넌스)가 절실해지는 대목이다.

음악타운 건립이 순조롭게 마무리돼 콘서트홀이 음악 이외에도 연극, 무용, 뮤지컬, 오페라 등 예술 공연들을 수용할 수 있는 최소한의 기능을 갖춘다면 상당한 관객 유 입으로 지역 문화와 경제 활성화에 큰 힘이 될 것이다. 대구에는 음악·무용·국악 발표 회는 물론 대구국제힐링공연예술제, 대구연극제, 대구국제뮤지컬페스티벌, 대구국제 오페라축제 등 다양하고 굵직한 공연 축제가 해마다 열린다.

주민의 결단·참여에 성공 여부 달려

또한 관객 유입에 의한 반사적인 혜택뿐만 아니라 복합시설 운영과 프로그램에 적 극 참여함으로써 주민의 일자리 창출과 지역 문화·경제 활성화에 따른 수익 창출도 불가능한 일이 아니다. 전문 인력에 의한 기존 콘서트홀 운영과는 달리 마을 공동체 사업의 가능한 범위 안에서 보다 많은 주민들이 참여한다면 시설물 관리와 활용에도 시너지효과를 거둘 것이다.

더 이상 ‘철로변 소음 피해 대표 마을’이 아니다. 이제는 주민들이 음악은 물론 댄스, 연극, 오페라, 인형극 등 동호회의 주축으로 참여해 주민으로서의 자부심과 공연예술 의 카타르시스를 향유하는 ‘음악으로 물드는 마을’, ‘품격 높은 문화 마을’이다. 이 작 은 기적 만들기의 성공 여부는 구청의 내실 있는 사업 진행과 함께 멀리 내다보는 주 민들의 결단과 참여에 달려 있다. 김경수 시민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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