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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렌드보다 ‘라이프 스타일’ 독단 결정보다 경험담 들어야

시민기자 저널

  • 입력 2020.06.17 00:00
  • 수정 2020.11.12 17:33
  • 기자명 윤주용 시민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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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로 닫혔던 거리와 마음들이 조금씩 열리고 있다. 아직 조심스럽기는 하지만 사회적 거리두기를 생활수칙으로 철저히 지키면서도 사회적 활동의 반경을 넓히는 ‘집단 지성’ 내지 ‘생존 지능’이 쌓여가고 있다. 이럴 때 도심을 벗어나 새소리, 물소리에 시원한 바람 불어오는 자연을 품고 층간 소음 걱정 없이 잔디마당에서 아이들 뛰어놀 수 있는 전원주택의 로망은 더 커진다.

꿈은 간절하지만 다 알다시피 전원주택 짓기가 그리 간단치는 않다. 집 지을 땅을 고르는 일부터 완공까지 많은 시간과 비용, 노력이 필요하다. 입지에서 설계, 터닦기, 구조, 자재, 시공, 인테리어, 완공, 건축허가에 이르는 과정 어느 것 하나 신경 쓰이지 않는 게 없다. 독단으로 섣불리 결정하면 나중에 후회할 일이 생기기 마련이다.

입지, 건축 구조·방식부터 구체화해야

우선 건축 구조와 방식을 결정해야 한다. 어떤 종류의 집을 지을 것인지 구상을 구체화하는 것이다. 황토집, 한옥, 스틸 하우스, RC조 등 건축 구조와 방식에 따른 장·단점을 충분히 검토해 신중하게 결정해야 한다. 건축의 필요와의도, 선호도와 취향을 정리하고 가감하거나 보완해야 한다. 건축 구조·방식에 따른 일반적인 소요 비용과 특성은 아래 표와 같다.

 

 

건축의 구조·방식을 선택했다면 다음으로 토목, 전기, 급수, 난방, 내외장, 정화조, 조경, 보안·방범, 진·출입로 등의 위치, 종류, 기능, 방식, 가격 등을 정해야 한다. 개별 시설에 대한 검토와 함께 전체 시설의 배치와 구조도 함께 살펴봐야 한다. 용도와 목적에 얼마나 부합하는지, 계절에 따른 문제점은 없는지 확인하는 것은 필수다. 주변의 경험담을 잘 들어두면 많은 참고가 된다.

전원주택을 짓는 데는 몇 달이 걸린다. 인건비와 자재비 등 공사비용은 뭉칫돈이 든다. 주변에 ‘내 집 한 채 짓고 나니 폭삭 늙었다’는 사람도 있다. 집의 크기와 건축 구조·방식을 정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지만 실제로 공사를 해나가는 과정에서 건축사·시공사와 소통하는 일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실력 있고 양심적인 건축사·시공사를 만나는 일은 ‘전생에 공덕을 쌓은 덕분’이라는 농담이 꼭 농담만은 아니다. 후회 없는 건축을 하려면 건축 계획에 관해건축사·시공사와 충분히 대화하고 조율하면서 그동안의 작업에 대한 주변의 평판도 확인하는 노력이 필요하다. 박철호 건축사(한길건축사무소)는 설계과정에서 고려해야 할 다섯 가지를 조언한다.

맹지·외딴곳·의료 오지는 피하는 게 좋아

첫째, 주택부지 매입에 신중해야 한다. 도로가 없는 맹지, 또는 실제로 진입로로 보이나 그 땅에 대해 다른 사람의 승낙을 받아야 인허가가 나오는 경우 낭패를 보게 된다. 좁은 산길을 따라 올라가는 진입로가 좁아 운전에 미숙한 입주자가 사고를 내게 된다든지, 경사가 가파른 부지여서 초기 토목 공사비가 더 많이 드는 경우도 피해야 한다. 부지 선정부터 부지런히 발품을 팔아야 하지만 전문가의 조언을 받는 것도 중요하다.

둘째, 주택부지의 위치다. 전원생활이라 경치가 좋은 곳을 선정하더라도 마을이나 대로에 근접한 곳이 좋다. 근처에 병원이나 마트가 있으면 더욱 좋을 것이다. 전원생활의 부푼 꿈을 금 가게 하는 부지는 방범이나 치안에 문제가 있는 곳, 너무 동떨어지거나 한적해서 외로운 곳, 응급 시 병원 접근성이 떨어지는 곳, 주변 마을 사람들과 소통이 어려운 곳 등이다.

셋째, 잔디마당을 넓게 조성한다고 다 좋은 것은 아니다. 보기는 좋으나 나중에 관리하려면 중노동을 경험할 수 있다.

넷째, 다양한 자재와 평면 구성, 심플한 외관 등과 같은 요즘의 전원주택 트렌드를 너무 의식하지 말아야 한다. 트렌드를 따르기보다 자신의 라이프 사이클과 라이프 스타일을 반영하는 게 낫다. 가족 구성원 수와 각실의 필요 면적, 장래 증축과 변동성의예측 등을 설계 때부터 건축사와의 충분히 협의해야 한다. 장래 가족수가 줄어든다면 방의 개수와 크기는 줄이고 거실과 취미실, 주방, 유틸리티의 구성을 늘리도록 한다.

▲ 건평 132m² 규모 목조 전원주택의 골조 공사가 한창이다.

 

시공, 내장 등 전문가와 충분히 상담해야

다섯째, 집짓기가 어느 정도 됐다면 실내 인테리어를 어떻게 할 것인지 정할 차례다. 흔히 집짓기는 인테리어로 완성된다고 한다. 인테리어가 건축주의 의도를 충족했을 때 집짓기는 끝난다. 비용을 고려해야 하겠지만 전원주택의 건강 친화, 자연 친화적 측면이 강조된 황토 마감이나 편백나무 마감을 하기도 한다. 전원주택의 로망인 벽난로도 설치할 수 있다. 아늑하고 포근한 공간을 연출하기도 하며, 위층을 뚫어 시원하게 공간을 확보하기도 한다. 이런 연출 또한 초기에 건축사나 인테리어 전문가와 충분히 협의하고 조언을 받아야 할 대목이다.

전원주택은 자신과 가족의 보금자리다. 아름답고 자연 친화적인 전원주택에서 후회 없는 전원생활을 누리기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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