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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주시, '비밀종교집회' 경찰 수사 의뢰키로..."현장조사도 안돼"

  • 입력 2020.10.13 00:00
  • 기자명 추종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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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북 상주시 화서면 인터콥 열방센터에서 이뤄진 한 기독교 선교단체 인터콥의 평소 종교집회 전경. 인터콥 열방센테 홈페이지 캡처

 

참석자들의 휴대폰을 모아 따로 보관해가면서까지 모임을 한 기독교 선교단체 인터콥의 ‘1박2일 상주 행사’에 대한 의문이 증폭되고 있다. 3,000여명이 참석했다는 제보와 달리, 인터콥 측은 “415명이 참석했다”고만 밝혔을 뿐, 방역당국 조사에 일절 응하지 않는 등 비밀행보를 이어가고 있는 탓이다. 상주시는 경찰에 도움을 요청하기로 했다.

13일 경북 상주시 관계자는 “해당 단체로부터 415명의 참석자 명단을 받았다”며 “비밀리에 대규모 행사를 가진 사실은 파악했지만, 주최 측의 비협조로 정확한 행사 규모와 방역지침 준수 여부에 대해서는 확인하지 못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 관계자는 “경찰에 수사를 의뢰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날 오후 2시 경북 상주시 화서면 인터콥 열방센터(연수원) 입구 차단기 앞에는 40세 정도의 한 남성이 출입차량과 인원을 확인하고 있었다. 택배차량만 오갈뿐 연수원은 조용했다. 상주시청과 30㎞ 떨어진 이곳은 오지였다.

신분을 밝히고 들어가려니 이 남성이 뒤로 돌아 어디론가 바쁘게 전화를 걸었다. 차단기를 지나 연수원 부지 안으로 들어가자 통화를 끝낸 남성이 “사유지라 들어올 수 없다”며 “연수원 진입도로부터 사유지니 밖으로 나가라”고 요구했다.

100m 아래 연수원 진입도로 입구에는 ‘전문인국제협력단’이라는 큰 글씨와 함께 ‘BTJ center for all nations’라는 문구의 표지판이 내걸려 있었다. 표지판 만으로는 종교시설임을 짐작하기는 어려웠다. BTJ는 ‘Back To Jesus’라고 했다.

연수원 인근 한 주민은 “지난 주말 버스와 승용차들이 연수원으로 줄지어 들어가는 것을 봤다”며 “민원이 들어가도 이상하지 않을 만큼 매우 많았던 것으로 기억한다”고 말했다. 또 “코로나19 이전에는 금요일만 되면 연수원에 사람들이 많이 왔지만, 최근에는 보지 못했다”며 "5월 이후 이렇게 많은 차량이 연수원에 들어가는 것을 본 것은 지난 주말이 처음“이라고 말했다.

"코로나는 음모"라고 주장한 이 기독교 단체는 지난 9~10일 경북 상주시 화서면 연수원에서 종교집회를 가졌다. 사회적 거리두기 2단계가 적용되고 있던 때로, 실내 50인, 실외 100명 이상의 모임은 불법인 시기였다. 상주시 관계자는 “주최 측은 행사에서 참석자들을 50인 이하의 규모로 조를 나누었고, 마스크를 착용하는 등 방역지침을 철저히 준수했다’고 주장하고 있다”고 전했다.

당국이 주최 측의 이 같은 주장을 확인하기 위해서는 폐쇄회로(CC)TV 자료 분석이 필수적이지만, 인터콥 측이 관련 자료 제출을 거부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뿐만 아니라 현장 조사를 위한 시설 진입도 막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일부 참석자에 따르면 1박2일 행사에는 3,000여명이 모였다. 일부 신자들은 예배나 선교 강의 중간에 노래를 부르거나 뛰고 울부짖기도 했다. 이 연수원에는 5,000여 명을 수용할 수 있는 집회장(BTJ열방센터)이 있다.

위성사진에 따르면 해당 시설은 4만㎡ 면적의 부지에 펼쳐져 있다. 버스 주차장까지 더할 경우 면적은 더 커진다. 해당 부지에는 주행사가 열린 것으로 알려진 열방센터와 그 뒤로 식당 또는 소강당으로 보이는 건물이 자리를 잡고 있다. 이 외에도 센터 본관에 해당하는 건물이 ‘ㄱ’자 모양으로 자리를 잡고 있으며 이들 시설 뒤로 숙소 등으로 쓰일 법한 부속건물이 있다.

참석자들에 따르면 이들은 지난 9일 오후 대강당과 소강당 등에서 밤 11시까지 종교행사를 가진 뒤 10일에도 오전 7시부터 오후 5시까지 선교사 강의를 들었다. 한 참석자는 “선교사가 세계 종말론에 관해 설명하고, ‘빌 게이츠 등 세계 갑부 8명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를 퍼뜨려 불필요한 사람을 제거하고 있다’는 음모론을 펼쳤다”고 전했다.

상주= 추종호 기자 choo@hankookilbo.com
상주= 박용기 기자 ygpark@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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