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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경찰의 장류 업체 위생 의혹 수사는 의문점투성이”

이시혁 전국식품산업노동조합연맹 대구경북본부장

  • 입력 2020.04.20 00:00
  • 수정 2020.05.11 11:32
  • 기자명 김광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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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시혁 전국식품산업노동조합연맹 대구경북본부장은 “삼화식품과 관련된 경찰의 수사는 앞뒤가 안 맞는 게 한두 가지가 아니다”면서 “수사가 길어지는 이유도 납득할 수 없다”고 밝혔다. 김광원기자 jang750107@hankookilbo.com

“앞뒤가 안 맞는 게 한두 가지가 아닙니다.”

이시혁(54) 한국노총 전국식품산업노동조합연맹 대구경북본부장은 대구경찰청의 삼화식품 위생 의혹 관련 수사에 관해 의문점투성이라는 견해를 밝혔다.

이 본부장과 삼화식품 노조원들은 삼화식품 경영진이 3달 가까이 늘어진 수사로 매출이 80% 이상 급락했다며 구조조정과 폐업 수순을 밟겠다고 예고하자 13일 삼화식품 생산공장 앞마당에서 반대시위를 펼쳤다.

이 본부장은 “경영진과 대화를 해본 결과 노사 모두 상생의 의지를 보이고 있다”면서 “결국 경찰의 수사가 길어지는 것이 문제인데, 노동계에 몸담은 지 20년이 다 되어가지만 이번 경찰 수사는 아무리 들여다봐도 이상한 점 투성이”라고 말했다.

그가 가장 의아하게 생각하는 점은 늘어지는 수사다. 이 본부장은 “경찰은 식품위생 전문가인 식약청과 구청 위생과의 조사결과를 무시하고 수사에 뛰어든 것은 결정적인 물증을 확보했다는 뜻이나 다름없고, 그렇다면 수사가 길어질 이유가 없다”면서 “코로나19를 감안하고서라도 3달이나 뭉그적대고 있는 게 납득이 안 된다”고 말했다.

노조원들의 허위 진술을 유도한 전직 간부 A씨를 당장 불러 조사하지 않는 것도 이해할 수 없다고 했다. 그는“노조원들이 전술을 번복하면서 A씨가 시켜서 했다는 양심고백이 나온 상황에서 경찰은 A씨에 대한 조사를 하지 않은지 이해가 안 된다. A씨가 삼화식품 측에 사건무마로 금품을 요구해 고소를 당한 마당에도 대구경찰이 A씨를 이토록 방치하는 이유를 모르겠다”고 지적했다.

또한 경찰에 식품 전문가가 없는 만큼 식약처의 의견을 배제한 수사가 무리일 것이라는 의견을 내놓았다. 그는 “식품은 다른 생산품과 달리 살아있는 생물이나 다름없어서 성분이 조금이라도 달라지면 질기, 되기, 색깔, 농도는 할 것 없고 맛도 달라진다”면서 “이런 기본적인 식견 없이 진술에만 의지해 수사하기는 힘들 것”이라고 말했다. 또 “삼화식품사의 장유 제품을 공급받던 음식 체인이 계약 파기를 통보했다가, 경찰 수사가 끝나지 않았음에도 다시 공급받기로 번복한 사례가 있다”면서 “소비자 입맛이 식약처 데이터보다 더 예민하다. 지금까지 맛과 품질에 대한 클레임이 단 한 건도 없었다”고 덧붙였다.

이 본부장은 “지금까지의 이미지 타격만으로도 70여명 노동자의 일자리가 위태로운 상황”이라면서 “경찰이 다른 건을 파고드느라 하느라 수사가 늘어지는지 몰라도 위생 관련 의혹에 관해선 하루라도 빨리 수사를 종결해 회사와 노조와 함께 회생의 길을 모색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한편 노조 안팎에서도 경찰의 무리한 수사를 우려하는 목소리가 높다. 반품창고에 있는 2개의 탱크 중 사용하지 않던 탱크에 원료를 넣어서 제조에 활용한 것을 반품 재활용이라고 보는 점, 폐기물 거래내역을 입증하는 세금계산서도 “못 믿겠다”고 하는 점 등이 대표적이다. 노조 관계자는 “한 번만 현장에 와서 보면 바로 알 수 있는데 그런 노력도 없이 무리하게 기소의견으로 송치하는 게 아닌지 의심스럽다”고 말했다.

삼화식품은 올초 위생 관련 혐의로 식약처와 관할 구청의 조사를 받은데 이어 2월초부터 대구경찰의 수사를 받고 있다.

김광원 기자 jang750107@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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