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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억 한방의료체험타운 조성… 효과는 ‘글쎄요’

  • 입력 2019.11.05 00:00
  • 기자명 윤희정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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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존폐위기 대구약령시] <하> 한방의료체험타운이 약령시 구원투수 될까
지난달 ‘대구시 한의약 육성을 관한 조례’ 제정…지원 근거 마련
대구약령시한의약박물관 에코한방웰빙체험관과 기능 중복

대만 관광객이 대구약령시한의약박물관 내 한방건강 포토존에서 사진을 촬영하고 있다. 윤희정기자 yooni@hankookilbo.com
중국 관광객들이 대구약령시한의약박물관 내 건강체크존에서 혈압을 재고 있다. 윤희정기자 yooni@hankookilbo.com

 

100억원이 투입된 ‘한방의료체험타운’이 다음달 대구약령시에 문을 연다. 대구시는 침체된 약령시를 활성화할 구원투수로 꼽고 있지만, 정작 약령시 상인들의 반응은 싸늘하다. 해외 관광객 유치에는 효과적일지 모르나, 정작 약령시 내 가게 등에는 직접적인 효과가 없어 가게 유출을 막을 수 없을 것이라는 반응이다.

5일 대구시에 따르면 12월 중 대구 중구 종로2가 39의 1에 한방의료체험타운이 들어선다. 지하 1층~지상 7층 연면적 2,902㎡ 규모로, 국비 50억원 시비 50억원 총 100억원이 투입됐다. 이 건물은 △1층 직원 휴게실, 홍보 및 안내 공간 등 다용도 공간 △2, 3층 한방산업 입주ㆍ창업공간 △4층 한방제품 전시ㆍ판매장 및 한방산업홍보관 △5층 한방의류ㆍ뷰티체험장 △6층 한방문화체험장(실내족용장, 약재교육, 한방샴푸ㆍ전통다과 등 DIY 체험 프로그램) △7층 옥상 및 휴게 녹지공간 등으로 운영될 예정이다.

한방의료체험타운 내 복합청년몰도 조성된다. 지난 8월12일 중소벤처기업부가 추진하는 ‘전통시장 및 상점가 활성화지원사업’의 일환으로 추진되는 2019년 복합청년몰 조성사업에 약령시장이 선정됐기 때문이다. 시는 중소벤처기업부 7억5,000만원 지원 등 2년간 총 예산 15억원을 투입해 타운 2, 3층, 7층에 한방 핑거푸드, 차류, 관광기념품 및 공방 등 20개 점포의 복합청년몰을 개설해 전통시장 활력제고와 예비 청년 상인들의 일자리 창출에 활용한다는 복안이다.

한방의료체험타운이 전통 대구약령시장 및 상점가 활성화에 큰 역할을 할 것이라는 시의 기대와 달리 상인들의 반응은 싸늘하다.

약령시에서 20여 년간 한약방을 운영 중인 한 상인은 “청년몰 조성에 수탁자도 대구테크노파크 한방사업지원센터라 기존 약령시 상주 인원에게는 전혀 의미가 없다”며 “내부 구성도 중국인 관광객들에게나 좋지 약령시에 1억원이라도 직접적으로 투자하는 편이 훨씬 의미 있을 것이다”고 꼬집었다.

한방의료체험타운이 인근 대구약령시한의약박물관과 중구청이 운영 중인 에코한방웰빙체험관과 체험프로그램 등이 겹친다는 지적도 잇따르고 있다. 대구약령시한의약박물관에서는 한방족탕체험, 한방비누 만들기, 전통의상체험 등을, 에코한방웰빙체험관에는 한방차 체험 등을 유ㆍ무료로 체험할 수 있다. 타운은 박물관과 24m, 체험관과는 278m 밖에 떨어져 있지 않아 결국 관광객 갈라먹기가 될 것이라는 설명이다.

대구시 의료산업기반과 관계자는 “100억원이란 예산이 한방의료체험타운에만 투입되는 것처럼 보이지만, 청년상인 육성과 관광객 유입, 관심 유발 등 약령시 전체에 효과가 파급될 것으로 기대 된다”며 “한방의료체험타운을 약령시 활성화를 위한 더 다양한 방안을 찾을 계획이다”고 말했다.

약령시와 한의약 육성을 위한 실제적인 지원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시의회에서는 ‘대구시 한의약 육성을 관한 조례안’을 통해 약령시 활성화에 힘을 실을 계획이다. 김대현 의원 등 8명의 의원이 발의한 조례안도 지난달 22일 시의회 임시회 3차 본회의를 통과했다. 한의약 육성계획 수립ㆍ시행, 한의약 육성 지역계획에 관한 사업을 수행하는 기관‧단체에 필요한 경비 지원 등 내용을 담고 있다.

김대현 대구시의원은 “타 업종 유입으로 대구약령시 이미지가 퇴색하고 약령시로서 명맥이 끊어질 위기에 처함에 따라, 약령시 브랜드 가치 계승ㆍ발전과 활성화를 위해 조례를 발의하게 됐다”며 “조례 제정을 계기로 약령시가 활성화 되어 시민 건강증진과 지역경제 발전을 이끌 수 있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윤희정기자 yooni@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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