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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양헬기 실종자 발견 못했단 소식에 애타는 가족들…아내 실신해 링거 맞기도

  • 입력 2019.11.03 00:00
  • 기자명 김정혜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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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신 확인 안되고 기상악화로 수색도 난항
침통한 표정으로 대부분 울릉도 떠나

3일 취재진들이 헬기 추락사고 사망자 2명이 안치된 대구 계명대 동산병원 백합원 입구에 대기하고 있다. 대구=정광진 기자

 

응급환자 이송 중 독도 인근 해상에서 추락한 소방헬기가 사고 나흘만인 3일 인양됐지만 실종자 발견 소식이 없자 가족들의 마음도 더욱 까맣게 타 들어가고 있다. 수습된 시신마저 육안으로 확인이 어렵고 기상악화로 사고해역에서의 추가 수색이 힘들게 되자 가족 대부분은 침통한 표정으로 육지로 향하는 여객선과 헬기에 몸을 실었다.

3일 해군은 청해진함 갑판으로 중앙119 구조본부 소속 EC225 헬기 동체를 인양한 뒤 내부를 수색했지만 실종자를 찾지 못했다. 추락 헬기가 인양된 것은 독도 인근 해상에서 추락한 지 62시간여 만이다.

이날 오후 울릉군이 실종자 가족 대기실로 마련한 울릉읍 저동리 어업인복지회관 안팎은 적막했다. 오전까지 머물렀던 20여명 중 추락헬기에 탑승한 구조대원 배모(31)씨의 가족 2명만 남은 채 모두 육지로 떠났기 때문이다.

남은 가족 2명도 인양된 헬기에서 추가로 실종자가 발견되지 않았다는 소식에 긴 한숨만 내쉬었다.

이날 울릉도를 떠나는 실종자 가족 20여명도 여객선터미널과 해군 헬기장을 향하며 하나같이 침통한 표정이었다. 계속 눈물을 쏟아내 눈은 퉁퉁 부어 있었고, 일부는 부축을 받으며 겨우 걸음을 뗐다.

실종자 가족들은 이날 오전 8시30분쯤 사고해역에서 수습된 시신 2구를 보기 위해 울릉군보건의료원에 도착했지만 육안으로 확인이 어렵자 또 다시 눈물을 쏟아냈다. 일부는 심한 충격을 받았는지 실신해 응급실로 옮겨져 링거를 맞기도 했다.

울릉군보건의료원 관계자는 “실종된 소방대원의 아내가 실신해 응급실로 옮겨 링거를 놔주고 심리치료사가 바로 달려가 안정시켰다”고 말했다.

시신 2구 가운데 1구에서 왼쪽 가슴에 소방 마크가 선명한 주황색 상의를 착용한 것으로 확인되자 자신의 동료가 싸늘한 주검이 돼 돌아온 것을 본 중앙119 구조본부 소방대원들도 흐느꼈다.

경북 포항남부소방서에 마련된 사고대책본부 가족 대기실에도 실종자 가족 10여명이 머물고 있다. 이들 또한 기상 악화로 추가 수색이 어렵다는 말에 어두운 표정으로 외부와 접촉을 피했다.

한편, 수습된 시신 2구는 이날 오전 헬기 편으로 대구공항에 도착한 뒤 구급차로 대구 계명대학교 동산병원 백합원에 안치됐다. 당국은 백합원으로 통하는 모든 통로에 병원 및 소방관계자를 배치해 취재진의 접근을 차단하고 있다. 장례를 치르는 일반인들도 일일이 신원을 확인한 다음 들여보내고 있다. 실종자 및 유가족들이 도착하면 지하주차장 등에 대기하던 대원들이 일일이 에스코트해 출입시키고 있다.

대구=정광진 기자 kjcheong@hankookilbo.com

울릉=김정혜 기자 kjh@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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