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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 미스경북 당선자 인터뷰

  • 입력 2019.06.03 00:00
  • 수정 2022.02.23 10:09
  • 기자명 김광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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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스경북 실라리안 진 이 정 은

“가장 나다운 인생의 왕관도 쓰고 말 것”

“미스코리아는 꿈도 못 꿨죠. 1살 차이 나는 친언니보다 키가 12cm나 작았으니까요.”

2019 미스경북 진에 뽑힌 이정은(23ㆍ계명대 통계학 졸업)씨는 대학교에 와서야 미스코리아에 나가보라는 이야기를 들었다. 키 때문이었다. 중학교 때는 늘 반에서 제일 작거나 그 다음이었다. 미스코리아는 언감생심이었다.

“제가 편식이 심했어요. 그래서 부모님은 일정량을 먹지 않으면 식탁에서 못 일어나게 했어요. 울면서 밥을 먹었죠. 그게 효과가 있었어요. 고3때도 168이었는데, 미스경북에서는 170을 기록했죠.”

몸무게도 결정적이었다. 이씨는 여성들 사이에 ‘모범답안’처럼 여겨지는 몸무게보다 5kg 정도를 더 찌웠다. 모범답안에 의하면 5kg 를 빼야 했지만, 아무리 봐도 5kg 더 나가는 몸매가 예뻤다. 스스로를 믿고 과감하게 ‘과잉’ 체중을 밀어붙였다.

소위 ‘미용 몸무게’일 땐 ‘말랐다’는 이야기를 자주 들었어요. 몸무게를 늘리고 나니까 오히려 보기가 좋아졌죠. 몸무게에 대한 신념을 포기하지 않은 덕에 왕관을 썼다고 생각해요.”

미스경북 대회에 도전하느라 잠시 한눈을 팔았지만 이씨는 작년 부터 인생의 왕관을 위해 고전분투하고 있다. 대학원 혹은 영문과 편입을 준비 중이다.

“제게 꼭 맞는 키와 몸무게를 찾아가는 과정이 제 삶의 여정을 상징하는 이야기라고 생각해요. 성실한 노력으로 키를 찾았고, 자존감 덕분에 흔들리지 않고 적정 몸무게를 지켰어요. 아버지가 늘 인생은 자기를 찾아가는 긴 여행이라고 하시는데, 여행을 성공시킬 중요한 두 가지 요소를 터득했다고 생각해요. 제 인생의 왕관도 꼭 쓰 고 말 거예요.”

 

미스경북 실라리안 선 정 다 슬

“다양한 경험들 제 삶 풍성하게 할 자산”

“되면 좋은 것, 안 되면 경험이라고 생각했죠.”

2019 미스경북 선 정다슬(22ㆍ대경대 항공승무원과 2)씨는 평소 조용한 성격이지만 도전에는 거침이 없다. 기회가 주어지면 오직 그것만을 위해 달려온 사람처럼 온 힘을 쏟는다.

“열심히 해도 안 될 수도 있죠. 노력한 만큼 되는 건 아니니까요. 하지만 미스경북에선 좋은 경험과 성과라는 두 마리 토끼를 다 잡았는데, 그래도 전 경험 쪽에 더 무게를 두고 싶어요.”

고등학교 때는 영화 엑스트라로 활동하기도 했다. 모델과를 준비하면서 모델 학원에 등록한 것이 계기였다. 모델 학원 학생들과 함께 엑스트라로 투입됐다. 영화 촬영 현장이 어떻게 돌아가는지 모든 것이 신기했지만 가장 좋았던 것은 쟁쟁한 배우들과 함께한 식사였다.

“유해진, 김윤석 같은 분들과 함께 식사를 했어요. 영화와 텔레비전에서 보던 분들이 바로 눈앞에 있으니까 너무 신기했죠. 그 식사 시간만으로도 엑스트라는 충분히 해볼 만한 경험이었다고 생각했죠.”

여행도 가장 소중하게 생각하는 경험이다. 지난해에는 캐나다 여행을 다녀왔다. 2년 동안 아르바이트를 하면서 모은 돈에 부모님의 지원금을 보탰다. 토론토 외곽 지역에 살고 있는 막내고모 댁에서 2달 가량 보냈다. 다이내믹한 경험은 없었지만 캐나다의 자연과 그곳 사람들이 살아가는 모습을 보면서 많은 생각을 했다. 7월에 열리는 미스코리아 본선 대회 후에는 승무원 선발 경쟁에 뛰어들어야 한다.

나중에는 북카페를 열고 싶다고 했다. 최애 취미가 독서와 커피다. 이 두 가지를 합쳐서 가장 ‘다슬스러운’ 공간을 창조해보고 싶다고 했다.

“보다 다양한 경험을 쌓은 후에 사람들과 차와 책으로 소통하고 싶어요. 지금의 다양한 도전과 경험들이 제 미래를 풍성하게 해줄 가장 중요한 자산이 될 거라고 믿어요.”

 

미스경북 실라리안 미 이 영 리

“못다 한 숙제 푸는 마음으로 도전했죠”

2019 미스경북 미에 이름을 올린 이영리(24ㆍ수성대 뷰티스타일 리스트과 졸업)씨는 이번이 2번째 도전이었다. 첫 번째 도전은 2013년 미스대구 선발대회였다. 무관에 그쳤다. 그해에 유난히 강력한 후보들이 많았다. 2013 미스코리아 진을 거머쥔 유예빈씨가 2013년 미스대구 진이었다. 경쟁이 치열하기도 했지만 이씨는 성과를 못 낸 진짜 이유는 딴 데 있었다고 말했다.

“키도 크고 어딜 가도 ‘미스코리아’라는 별명이 붙었기 때문에 당연히 띠를 두를 줄 알았죠. 아무 준비도 안 했어요. 외모만으로는 어림도 없다는 걸 대회를 치르고 나서야 깨달은 셈이죠.”

대회 이후에 학교를 졸업하고 언니와 함께 뷰티샵을 운영했다. 유 씨의 기사가 뜨거나 방송에 출연할 때마다 ‘숙제’ 생각이 났다. 나이에 막혀 참가 자격이 소멸하기 전에 반드시 못다 한 숙제를 하겠다는 생각으로 올해 도전장을 냈다.

자기소개서부터 시작했다. 최대한 겉멋을 빼고 솔직하고 담백한 소개서를 만들었다. 언니가 카메라 감독을 맡아 폰으로 자기소개 장면을 찍은 후 같이 영상을 보면서 분석했다. 자세와 발성, 눈길을 던 지고 거두는 것까지 꼼꼼하게 계산해서 시나리오를 짰다.

“2013년 대회에서 어느 심사위원이 시사와 관련된 질문을 던졌는데, 마음에 쏙 드는 대답을 못 내놓았어요. 그때 인터뷰 트라우마가 생겼어요. 이번 수상으로 공포증을 말끔하게 씻었죠.”

워킹도 다듬었다. 유튜브를 통해 세계 유명 패션쇼를 보면서 자세를 연구했다. 뷰티샵 안에서 모델 워킹으로 하루 1만보 이상을 걸었다.

"훌륭하게 숙제를 마무리한 기분입니다. 노력은 배신하지 않는다 는 깨달음도 얻었고요. 두 가지를 마음에 깊이 새기면 어떤 일이든 잘 해낼 것 같아요.”

 

미스경북 성주참외 채 나 현

“성주참외 홍보 기회 오면 적극 활동할 것”

“미스 성주참외에 호명되었을 때 부모님이 아닌 전혀 엉뚱한 분의 얼굴이 떠올랐어요.”

2019 미스경북선발대회에서 미스 성주참외에 뽑힌 채나현(20 ㆍ충남대 무용학3)씨는 대회 기간 중에 신기한 경험을 했다. 합숙을 하면서 다른 후보들과 단체로 식사를 하려고 성주에 있는 식당에 들렀는데, 거기서 밥을 먹고 있던 아저씨가 말을 걸어왔다.

“아가씨는 말쑥한 참외처럼 예쁘네. 미스 성주참외가 될 것 같아.” 덕담으로 들었는데 무대에서 정말 미스 성주참외에 뽑혔다. 채씨는 “하늘이 나를 선택한 건가, 하는 생각이 들었다”면서 “지금 생각해도 아저씨와의 일화가 신기하게 느껴진다”고 말했다.

“미스코리아가 단순하게 외모만 보는 대회가 아니잖아요. 수많은 인터뷰를 통해 능력을 인정받는 셈이니까 훌륭한 스펙이 될 만하죠.” 채씨는 “경험에 더해 훌륭한 스펙까지 얻어서 목표를 120% 달성 했고, 자신감도 그만큼 상승했다”면서 “왠지 성주에 빚진 느낌이 있어서 성주참외 홍보 모델 제의가 오면 적극 응하겠다”는 소감을 밝혔다.

 

미스경북 세원 구 하 림

“당나귀 같은 세상에 희망 전하고파”

2019 미스경북선발대회에서 미스 세원 타이들을 얻은 구하림(23 ㆍ한동대 국제지역학4)씨는 선교사인 부모님을 따라 10년 동안 아프리카에서 살았다. 구씨도 어릴 때부터 봉사활동에 익숙해졌다. 세 네갈에 살던 시절에는 시골 지역에서 영어를 가르쳤다. 대부분 흙집에 살면서 당나귀 마차를 타고 다닐 만큼 가난한 지역이었다.

“아이들에게 영어를 가르쳐주면 희망을 품어요. ‘시골에서 도시로 혹은 더 먼 세상으로 가서 살 수 있겠구나’ 하는 생각을 하는 거죠.”

“당나귀는 고집이 아주 세서 마차를 끌다가도 가기 싫으면 그 자리에 멈춰요. 그러면 마부 아저씨가 갈 때까지 때려요. 하지만 당나귀가 희망을 가질 수 있다면 절대 멈추지 않고 자기 길을 갈 거란 생각이 들었어요. 절망에서 일어나 힘차게 앞으로 나아가는 세네갈의 아이들처럼요”

미스경북에 도전한 것도 무슨 일을 하게 되든 사람들에게 선한 영향력을 미치고 싶은 꿈 때문이었다. “저는 지금 이 순간에도 선한 마음을 가진 많은 분들이 당나귀처럼 절망의 자리에 멈추어선 세상을 희망으로 걷게 만들고 있다고 생각해요.”

 

미스경북 독도 김 소 윤

“세계 무대 K뷰티 CEO 될래요”

“이탈리아 밀라노에 6달 동안 살면서 K뷰티의 힘을 확인했어요.”

2019미스경북선발대회에서 미스 독도에 뽑힌 김소윤(23ㆍ대구 가톨릭대 영어영문과3)은 장래희망이 K뷰티 관련 기업 CEO가 되는 것이다. 어릴 때부터 유난히 피부가 안 좋아 피부과와 화장품샵을 집처럼 드나들면서 화장품에 대한 전문지식을 쌓았고 자연스럽게 뷰티 산업에 관심을 가지게 되었다. 고등학교 때부터 친구들 사이에는 피부코디로 통했다. 모델 활동으로 밀라노에 체류할 때도 뷰티 산업에 관한 공부를 계속했다. 현지인이나 뷰티 관계자들과 깊은 토론을 하는 것은 물론, 시간이 나면 발품을 팔아서 한국화장품 시장조사를 했다.

“밀라노엔 백화점이 딱 한 군데 있는데, 거길 가보면 한국화장품 코너에 사람이 유독 붐볐어요. 자국 명품이 있는데도요. K뷰티의 가능성을 확인한 소중한 경험입니다.”

김씨는 “K뷰티의 저력은 한국인들 자체인 것 같아요. 유럽 등에도 한국화장품이 대거 진출했지만 인도 등 아직 K뷰티를 잘 모르는 지역이 많다”면서 “세계를 무대로 활동하고 싶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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