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한국일보 : 아름다운 사람들의 아름다운 이야기
칼럼
시민기자가 여는 세상사람이 두려운 사회
권연숙 대구한국일보시민기자대학장  a@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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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9.07.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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푸르름이 진하게 행복을 주는 6월! 전해지는 뉴스는 잔인하기 짝이 없다.

제주에서 전 남편을 살해 한 고유정 여인이 구속되었고 광주 직업전문학교 학생들이 장난감 다루듯 친구를 집단폭행하여 사망 에 이르게 했다는 뉴스를 접하면서 기분이 씁쓸하다 못해 분노가 치민다.

언제부터인가 사람의 목숨 을 경시하는 사회에 살고 있음이 몹시 두렵다. 이번 사건도 언제나 그랬듯이 ‘참, 안타깝다’, ‘에구 세상 에 불쌍해라’ 등 등 동정어린 말로 회자되다 곧 우리의 망각곡선 속으로 잊힐 것이다.

오스카 와일드는 에세이에서 ‘인간은 사회적 동물’이라는 아리스토텔레스의 말을 ‘원시인(primitive mam)은 더 나은 삶(higher life)을 살기 위해 사회를 만들었다’라고 해석하고 있다. 사람과 사람이 만나 더 나은 삶을 추구할 수 있는 능력을 부여받은 것은 아마 창조주가 우리 인간에게 부여한 축복일 것 이다. 그러나 오늘날 언론에 연일 보도되는 사건과 사고들을 보라! 사람과 사람의 만남이 축복이 아니라 아픔이고 씻을 수 없는 상처가 되고 있다. 홀로 즐기는 등산 길에서 사람을 만나면 반가워 인사 나누며 물 한 잔 나누어 먹는 모습이야 말로 인간과 인간과의 만남이 주는 행복한 삶의 풍경이 아닐까?

매일 아침이면 어김없이 산을 찾는 등산마니아인 내 친구가 있다. 비가 오나 눈이 오나 당뇨를 치료 하기 위한 선택으로 십년 산행을 한 친구가 말한다. “이제는 사람을 만나는 것이 가장 두렵고 무서워 산행을 포기한다”고 한다.

산이 두려운 것이 아니라 사람이 두려워서라고 한다. 학교현장도 마찬가지다. 차조심, 길조심에 이어 사람조심이 생활지도의 한 영역이 되었다. 낯선 사람 심지어는 이웃 사람도 나를 해칠 수 있으니 조심해야 한다고 우리는 가르치고 아이들은 배운다.

사람과 사람 사이에 불신 이라는 단어를 어쩔 수 없이 가르치고 배우는 이 현실이 얼마나 아프고 서글픈 현실인가?

인명을 경시하는 범죄자들은 어릴 때 양육자로부터 공감 받지 못한 환경에서 자신의 존재 가치를 느 끼지 못한 채 자란 경우가 대부분이다. 공감은 우리 뇌 속의 감정이입세포에서 시작된다.

1996년 이탈리아의 신경심리학자인 리촐라티(Giacomo Rizzolatti)교수 연구팀에 따르면 원숭이가 접시의 과자를 집을 때 나타나는 뇌 뉴런의 활성화 모습과 다른 원숭이나 사람이 접시의 과자를 집는 행동을 보기 만 해도 뇌 뉴런 활동 모습이 동일한 것으로 나타나는 결과를 발견했다.

 타고난 우리 뇌 속의 감정이입 세포 때문에 우리는 드라마 속 주인공의 북받치는 울음을 보고 눈물 짓고, 친구의 아픈 사연에 마음을 졸이기도 하며 쾌거를 이룬 2019 U-20 월드컵축구경기를 보면서 내가 뛰는 것처럼 흥분하기도 한다.

정서와 정서의 공유인 공감의 경험을 통해 우리는 사회의 한 존재로 성장한다. 그러므로 어릴 때부 터 자신의 느낌이 소중하고 받아들여지고 있다는 경험을 충분히 느끼며 자라도록 가정교육을 해야 공감형 인간으로 자랄 수 있다.

인간은 자신이 공감받은 만큼 타인을 공감하는 능력을 가진다. 지금의 끔찍한 살인사건, 갑질문화, 집단폭행 등이 일어날 수 있는 토양은 사람과 사람 사이의 어떤 유대관계 도 메말라버린 공감능력의 사막화이다.

사람이 사람을 두려워하는 사회를 언제까지 방관할 것인가? 우리 안에 잠자는 공감능력을 깨우자. 그래서 사람이 사람을 사랑하는 인간적인 사회를 만들자.

이게 어디 이런 말만으로, 구호만으로 될 일인가. 공감과 연민의 감정을 일깨우는 시민운동에 관심을 가져야 한다. 마음으로, 미소로, 눈맞춤으로 내가 먼저 공감하자. 내가 먼저 공감을 나누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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