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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안의 파랑새’를 깨우자

시민기자가 여는 세상

  • 입력 2019.06.22 00:00
  • 수정 2021.01.05 11:52
  • 기자명 권연숙 대구한국일보시민기자대학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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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엔은 2012년부터 해마다 세계행복보고서를 발표하고 있다. 이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한국민의 행복도(주관적 행복감)는 10점 만점에 5.875점으로 156개국 중 57위였다. 세계 11~13위 수준인 1인당 국내총생산(GDP)과 3~10위 수준인 기대수명에 비해 한국민의 주관적 행복감은 OECD 평균(6.62점) 이하다. 한국민은 부자이지만 그리 행복하지 않다.

바로 여기, 지금 이 순간이 행복이다

행복에 대한 본격적인 학문적 연구는 1980년대 미국 의사들의 행복에 관한 한 임상결과에서 비롯했다. 이들 의사들은 기쁨을 느끼고 웃음을 띤 환자가 우울하고 절망적인 표정인 환자보다 건강이 더 빨리 회복된다는 사실을 임상을 통해 밝혀냈다.

‘행복지수 테스트로 알아보는 행복’의 저자 안네 폰 블롬베르크는 “행복은 어느 날 갑자기 운명처럼 다가오는 우연의 산물이 아니라 바로 여기, 지금 이 순간의 문제”라고 역설하면서 운동을 통해 근육을 훈련하듯이 행복도 일상의 순간순간에서 철저한 연습과 훈련으로 얻을 수 있다고 강조했다. 매일 밥을 먹으면서도 우리는 행복하다고 느끼는 연습을 할 수 있다.

행복의 대부분은 만남을 통한 관계 형성

미국 긍정심리학의 창시자로 꼽히는 마틴 셀리그먼은 1998년 행복한 삶의 조건 다섯 가지를 제시했다. 즉 긍정적 정서, 몰입, 관계, 삶의 의미, 성취( PERMA=Positive emotion, Engagement, Relation, Meaning, Accomplishment)였다. 그는 이 조건들이 타고나는 것이 아니라 긍정 심리훈련을 통해 삶의 만족도를 높임으로써 행복해질 수 있다는 것이다. 그는 행복도 두둑한 예금통장처럼 열심히 훈련하고 연습하면 얻을 수 있는 결과물이라고 결론짓는다.

1930년대 말부터 하버드대학 2학년생 268명을 포함한 성인 남녀 814명을 72년간 추적·연구한 『하버드대학교 인생성장보고서: 행복의 조건』에서 조지 베일런트는 행복의 첫째 조건은 좋은 관계라고 했다. 결국 인간의 행복은 살아가면서 만나는 사람과 사람 사이의 관계에 달려있다는 것이다. 행복에 대한 연구로 평생을 바친 영국 철학자 러셀도 “인간의 행복은 80%가 만남을 통한 관계 형성에 있다”고 했다.

긍정적 관계를 이끄는 힘은 공감능력

좋은 만남, 긍정적 인간관계를 형성하는 바탕은 공감능력이다. 결국 행복은 좋은 인간관계의 바탕인 공감능력을 키우는 노력과 연습에 달려 있다고 할 수 있다. 다행히 인간은 타인의 감정과 느낌을 공유하는 감정이입 세포인 거울뉴런을 타고난다. 학교폭력, 가정폭력, 데이트폭력, 갑질문화, 묻지마 살인 등 우리 사회의 심각한 인간성 상실 문제는 이러한 거울뉴런의 위축, 공감능력 부재에서 기인한다. 한국민이 부자이지만 그리 행복하지 않은 것은 공감 능력의 결여 탓이 아닐까. 

“서로 얼굴을 아는 사람은 세상에 가득하지만, 마음을 아는 사람은 몇이나 되겠는가.” 명심보감 교우편에 나오는 말이다. 오늘도 우리는 수많은 관계 속에서 살아가지만 한 사람이라도 나를 알아주는 사람이 있다면 행복할 것이다. 공감은 우리 모두가 행복해지는 기초능력이다. 나부터 내 안에 잠자는 행복 파랑새, 공감 능력을 깨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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