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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렌드 평행이론누가 5G 시대의 설계자가 될 것인가?
김광원기자  a@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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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9.06.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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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이 세계 최초" 5G 시대가 체감되지 않는 이유’ - 국민일보 2019.4.22

최근 들어 언론에 가장 많이 오르내리고 있는 단어가 5G다. 5G와 관련해서 다양 한 이야기들이 나오고 있지만, 현실에서는 그다지 체감하지 못하겠다는 이들이 많다. 한국인답게 조급하다는 생각도 들지만 충분히 수긍할 만하다. 아직 깜짝 놀랄 만큼 구체적인 결과물이 눈에 보이지 않는다.

모든 변화는 조용히 시작된다. 전혀 새롭게 느껴지지 않을 때도 많다. 심지어 혁명을 몰고 온 당사자도 자기가 뭘 하고 있는지 모르는 경우가 대부분이었다. 아메리카 대륙에 다녀온 콜럼버스도 자기가 정확히 어디에 갔다 온 건지 몰랐다.

우리가 사는 세계에 가장 큰 변화를 몰고 온 인물을 가까이에서 찾아보면, 스티브 잡스를 빼놓을 수 없다. 스티브 잡스는 기술 개발자도 디자이너도 아니었다. 새로운 걸 만든 인물이 아니라 이전의 기술들을 잘 조합한 사람이었다. 창조자보다 설계자 란 말이 더 어울린다

스티브 잡스 이전에도 설계자가 있었다. 포르투갈의 엔리케(1394~1460). 14세기에 태어난 사람이지만 지금도 유럽인들에게 친숙한 위인이다. 별명은 항해 왕자(Prince the Navigater)로 15세기에 시작된 대항해시대(15~18세기)를 열었다는 평가를 받는 인물이다. 엔리케가 대서양을 개척하면서 바다의 시대로 접어들었다.

대항해 시대를 열었던 몇 가지 조건 중에 중국의 나침반과 아랍의 삼각돛이 있었다. 나침반은 중국에서 기원전부터 쓰였다고 알려져 있다. 유럽인들의 손에 들어가면서 드디어 제대로 역할을 한 셈이다.

두 번째 요소는 삼각돛이었다. 삼각돛은 이전의 돛과 달리 역풍을 뚫고 전진할 수 있었다. 역풍을 똑바로 맞으면서 갔다는 건 아니다. 지그재그로 전진했다. 삼각돛의 원리는 압력차를 이용해 비행하는 비행기와 같다. 삼각돛은 중세의 ‘항공엔진’이었다.

삼각돛도 엔리케가 발명한 것은 아니었다. ‘발견’했다고 보는 게 옳다. 이 사람은 유 럽과 아프리카, 지중해와 대서양의 십자로에 위치한 포르투갈 남부 알가르베 지방를 지배했다. 여기엔 이슬람교도의 왕래가 잦았다. 삼각돛은 이슬람풍의 돛이었다.

엔리케의 역할은 용기를 불어넣은 것이었다. 당시 유럽인들에게 대서양은 공포스런 바다였다. 바다 저 너머에 세상의 끝이 존재한다고 생각했다. 너무 멀리 가면 못 돌아온다고 생각했다. 엔리케는 다양한 정보와 기술 융합을 통해 대서양 정복을 북 돋우는 역할을 했다. 대항해의 시대가 열린 후 세계는 말 그대로 전혀 다른 세상으로 진입했다.

미래를 정확히 내다볼 수 있는 사람은 없다. 그렇다고 미래를 방치할 수는 없다. 준 비하지 않는 미래만큼 위험한 적은 없다. 나침반만 봐도 알 수 있다. 나침반은 중국의 발명품이었다. 정화의 대원정도 나침반 이 있어 가능했다.

이 원정은 1405년에 시작해서 30년간 7차례에 걸쳐서 동남아시아, 인도, 아라비아반도, 아프리카 케냐까지 갔다. 그러나 이 나침반이 유럽과 손잡고 열 었던 대항해 시대의 결과물 중 하나는 중국의 몰락이었다. 아이러니가 아닐 수 없다.

바다의 시대는 이후 한번 더 도약했다. 1870년대 증기선의 시대가 열렸다. 증기선 역시 설계의 결과였을 듯. 누군가 기차에 적용한 증기기관을 배에 써보면 어떨까, 생 각했을 것이다. 1807년 최초의 증기선이 등장한 이후 1870년 범선에서 증기선으로의 대전환이 시작되었다. 증기선 덕분이 수송비용이 절반으로 줄었다.

하지만 그저 물건과 사람 빨리 실어나르자고 만든 증기선이 뜻밖의 결과를 만들어 냈다. 유럽인들을 보다 활발하게 세계로 실어날랐고, 총을 든 군인들도 함께 싣고서 식민지를 개척하기 시작했다. 증기선은 이전의 배와 비교해서 강을 거슬러 올라가기 에 가장 적합한 배였다.

여기에 총을 실으면 내륙까지 군대를 실어나를 수 있었다. 5G 시대가 열렸다. 5G와 함께 등장하는 여러 신개념들이 구체적으로 어떤 변화 를 가져올지는 아직 모른다. 다만, 우리가 변화의 길목에 살고 있다는 점만큼은 분명 해 보인다.

우리 조상들은 변화에 둔감한 편이었다. 그러나 지금은 선두 대열에 섰다. 다행스런 일이다. 서두를 필요는 없지만, 잘 적응해서 미래를 대비해야 한다. 역사의 큰 전환기 에 들어서면 뒤처지는 국가는 조금 잃고 마는 것이 아니라 모든 것을 송두리째 빼앗기는 일들이 벌어지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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