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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겨울연가’부터 ‘도깨비’까지 드라마로 한국 배웠어요”

[이 사람] 주흐라 안동대 외국인 홍보대사

  • 입력 2019.07.13 00:00
  • 수정 2020.11.11 16:10
  • 기자명 류수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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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V에서 보던 것과 똑같구나!”

무더위가 기승을 부리던 2018년 8월, 우즈베키스탄인 16명이 인천공항에 내렸다. 그들 중 한명은 한국이 전혀 낯설지 않았다. 신기하다기보다 익숙했다. 그에게 한국 방문은 유치원에 다닐 때부터 소원하던 버킷리스트 중 하나였다. 성장하면서 틈틈이 가요와 드라마를 통해 한국 문화를 꾸준히 접했다. 한류열풍으로 우즈벡 TV에 한국 드라마는 상시방영 수준, 채널을 고정하다시피 해서 정주행을 몇 번씩 할 정도로 파고 들었다. 어지간한 드라마는 한국인보다 더 많이 봤다. 지난 3월 안동대에 입학해 최근 대학의 첫 외국인 홍보대사로 임명된 우즈베키스탄 유학생 압두살로모바 주흐라(20 ㆍ경제무역학부1)씨의 얘기다.

그는 첫 방문에서 일주일 동안 서울부터 안동, 경주 등 10여 곳을 여행한 끝에 안동대학교 입학을 결심했다. 한국 문화가 절절히 녹아있다는 판단에서였다. 귀국과 동시에 한국어능력시험(TOPIK)을 준비하는 등 입시요건을 만들기 시작했다. 지난해 1월, 합격통보를 받았다. 그는 “기쁨과 감격에 젖은 부모님의 눈빛을 잊을 수 없다”고 말했다.

주흐라씨를 한국으로 이끈 또 하나의 중요한 요인은 한글이었다. 그는 “영어, 중국어, 일본어 등 수많은 문자를 봤지만 그중에 한글이 유독 아름다웠다”면서 “읽는 방법과 초성 중성 등 자음과 모음의 조각에 따라 달라지는 모양과 뜻, 소리가 흥미로웠다”고 말했다.

한국어를 비롯해 한국의 문화와 일상을 열심히 공부해둔 덕에 적응에도 크게 힘들지 않았다. 그에게 한국에서의 삶은 드라마와 영화에서 봤던 것과 똑같았다.

“드라마를 보면서 한국 발음, 억양뿐 아니라 은행 업무나 버스 타는 모습 등 일상 생활도 관심을 기울였어요. 드라마에서 봤던 모습을 그대로 적용했더니 한국 생활에도 큰 문제가 없더라고요”

그의 또 다른 장기는 K팝 댄스다. 우즈벡 타슈켄트 한국교육원에서 4년간 한국문화를 배운 덕에 방탄소년단을 비롯해 내로라하는 아이돌 가수의 안무를 줄곧 잘 따라 한다. 한국어에 능숙하고(文) 춤도 잘 추니(舞) 신개념 문무(文舞)를 겸비한 유학생인 셈이다. 학과에서도 ‘외국에서 온 유학생이 말도 잘하고 춤도 잘 춘다’라는 얘기가 돌면서 인기가 급상승했다.

한편 러시아계 초ㆍ중학교를 졸업한 덕에 러시아어도 능숙하다. 주흐라씨는 “우즈벡어 한국어 러시아어 영어를 일상생활에 문제없을 정도로 할 수 있다”며 “한국어로 안동대 등을 알리는 영상을 만들고 나머지 3개 국어로 자막을 붙여 유튜브에 올려 우즈벡 등 친구들에게 보여줄 것”이라고 말했다.

“안동대를 넘어 안동, 한국의 문화 등을 우즈벡에 널리 알릴 거예요. 한국과 우즈베키스탄의 문화교류와 경제발전을 위한 가교역할을 하고 싶어요.”

대학도 반색이다. 외국인 유학생을 유치하는 데 있어서 당사자의 경험과 만족도를 결코 무시할 수 없기 때문이다. 권순태 안동대 총장은 “우리 대학에 재학 중인 외국인 유학생이 대학을 홍보하는 것은 색다른 시도가 될 것”이라며 “다재다능한 학생이라 해외 대학이나 연구기관 등과의 교류에도 거는 기대가 크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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