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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용묵 전 상주시보건소장 "공직생활 40년 마무리... 인생 2막 열어야죠"

  • 입력 2019.06.25 00:00
  • 수정 2022.02.23 10:09
  • 기자명 김재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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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용묵 전 상주시보건소장이 자신의 집무실에서 은퇴 후 계획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말도 많고 탈도 많았던 공직생활 마무리하고 인생 제2막 시작합니다.”

지난달 30일 김용묵(65) 전 상주시보건소장이 1979년 상주시 공무원으로 임용된 뒤 꼭 40년 세월이 흐른 뒤에 공직생활에서 물러났다. 그는 “40년이라는 세월 동안 많은 일들이 있었다”며 아쉬운 일도 있고, 뿌듯한 일도 있었지만 그 모든 것이 스스로 공직생활을 마친 이후에도 지금 이 시간이 기억에 남을 것 같다”고 말했다.

그는 공직생활 내내 상주시민운동장 관리사무소장, 혁신도시유치전략기획팀장, 도청유치전략기획팀장, 비서실장, 새마을관광과장을 비롯해 상주시보건소장 등 주요 보직을 역임했다.

그는 “근무 기간 동안 고향인 상주 발전을 위해 발로 뛰어다니고자 노력했다”며 “노력한 만큼 크게 성과를 얻지 못했다는 후회와 자책감도 있다”고 회고했다.

특히 그는 혁신도시와 도청 유치를 위해 뛰어다녔던 지난 세월이 가장 기억에 남는다고 회고했다.상주시는 지난 2005년 경북혁신도시 유치 사업에 뛰어들고 그에게 혁신도시유치 T/F팀장을 맡겼다. 그는 “경북 북부권 도시인 상주에 혁신도시 유치 당위성을 알리고 적극적으로 유치활동을 펼쳤으나 아쉽게 2등을 하고 말았다”며 “추운 겨울에 동료 공무원들과 함께 당시 경북도청 앞에서 13일 동안 단식투쟁을 벌이기도 했다”고 말했다.

당시 상주시는 혁신도시 사업의 유력 도시로 검토됐으나, 2005년 당시 상주시민운동장에서 14명이 사망하고 178명이 부상하는 압사사고가 벌어져 추진 동력을 잃고 자멸하고 말았다.

▲ 지난 2005년 혁신도시유치활동 당시 현재 정재현(왼쪽) 상주시의장과 현재 김남일(가운데) 경북도 환동해지역본부장, 김용묵(오른쪽)씨가 상주 혁신도시 유치활동을 벌이고 있다.

 

 

상주시는 또 2007년 경북도청 유치 사업에도 뛰어들었다. 지역의 경제를 움직이는 중요한 기관 이전 사업에 연달아 실패하며, 주눅이 들 법도 했지만 이번에도 그가 유치전략팀장을 맡았다. 그는 “10평 정도 비좁은 사무실 책상에서 숙식을 해결하는 날이 많았다”며 “혁신도시 유치 실패 경험을 토대로 유치 전략을 짰지만 안타깝게 또다시 고배를 마시고 말았다”고 말했다. 그는 지금도 상주 발전의 전기를 마련할 수 있는 사업을 놓친 것에 대해 아쉬워하고 있었다.

항상 실패만 있었던 것은 아니다. 그는 2006년에는 교통안전공단이 운영하는 교통안전운전체험연구 교육센터를 유치하기도 했다. 이 교육센터 덕분에 연간 3만명이 넘는 교육생이 상주를 찾고 있고, 이를 통한 지역경제 활성화에도 큰 도움이 되고 있다. 그는 “교육센터 유치를 위해 주말을 이용해 일본에 답사를 가는 등 크고 작은 발품을 팔았다”며 “이제는 상주에 자리잡은 체험센터를 보면 뿌듯한 마음이 앞선다”고 말했다.

그는 2011년 새마을관광과장으로 근무하며 상주 관광인프라 확충에도 노력했다. 그는 국ㆍ도비 확보를 위해 1주일에도 2~3차례 국회와 중앙부처, 경북도 등을 쏘다녔고, 낙동강이라는 자원을 활용한 관광 활성화에도 큰 역할을 했다. 그가 과장 재임 시절 추진한 사업만 해도 14개, 예산은 2,000억원대에 이른다.

그는 “쇠퇴해가는 상주가 다시 회생하기 위해서는 관광인프라를 새롭게 구축해 사람이 오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덕분에 상주 낙동강역사이야기촌, 경천대, 밀리터리 테마파크, 낙동강수상레저사업 등이 활성화되면서 지금은 상주에 없어서는 안될 관광 자원으로 자리잡았다.

그는 “맡았던 일이 모두 좋은 결과를 얻어내지는 못했고, 당시 함께 했던 직원들도 고생을 많이 했는데 미안하고 안타까운 마음도 크다”고 털어놨다.

그는 공직생활 은퇴 후 고향인 상주 함창읍에 지역 주민들이 모일 수 있는 커뮤니티 공간을 겸하는 작은 카페를 열 계획을 세우고 있다. 그는 “평소 커피에 관심이 많아 지금은 인근 대학교에서 바리스타 교육을 수강하고 있다”며 “이제는 공무원이 아닌 지역사회에 봉사하는 평범한 사회인으로 제2의 인생을 만들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김재현기자 k-jeahyun@hankookilbo.com

▲ 김용묵 전 상주시보건소장 집무 모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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