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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찐 고양이’ 넘치는 대구시…1억은 우습다
윤희정기자  yooni@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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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9.06.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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엑스코 사장 총보수 2억 넘어…시 산하 공기업 기관장 연봉 과다 “조정 필요” 

대구시청 입구 앞에 대구의 상징인 독수리상이 서 있다. 한국일보 자료사진

대구 엑스코 노동조합이 보수 인상을 추진한 사장을 공익신고한 가운데 대구에서도 공공기관 임원의 보수를 제한하는 ‘살찐 고양이 조례’가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살찐 고양이는 탐욕스러운 기업가를 빗대 부르는 표현으로, 부산시의회가 지난달 초 전국 처음으로 부산지역 공공기관 임원 보수를 제한하는 조례를 제정, 공포했다.

12일 대구시에 따르면 대구시 공기업인 대구도시철도공사, 대구도시공사, 대구시설공단, 대구환경공단 기관장의 기본 연봉은 지난해 계약기준 최소 9,600여 만원에서 최대 9,800여 만원 수준이다 성과급, 복리후생비 등 추가 수당까지 합하면 1억원이 훌쩍 넘는다.

또 엑스코, 대구의료원, 대구경북연구원 등 12개 출자ㆍ출연기관의 기관장 중 기본 연봉이 1억원을 넘는 경우는 7명에 이르고 있다. 특히 엑스코 사장의 경우 지난해 기본 연봉과 급여성 복리후생비, 수당, 성과급을 더하면 총 보수가 2억원을 넘고 있다.

엑스코 사장은 또 2년 전 추진한 셀프 보수인상 논란으로 노조의 지탄을 받고 있다. 엑스코노조에 따르면 김상욱 사장이 2017년 ‘자신의 보수가 킨텍스 부시장보다 적다’고 불평하며 복리후생비지급요령을 셀프 개정했다.

노조 측은 “김 사장이 출자출연법에 따른 대구시장과의 성과연봉계약, 엑스코 보수규정과는 별도로 사장에게 부여된 요령개정권을 남용하며 자신의 보수를 더 받으려고 하위규정인 요령을 마음대로 바꿨다”며 “최근에도 이 규정을 개선하자고 요구했으나 거부당했다”고 주장했다. 김 사장이 기존 ‘명절휴가비는 임원의 경우 보수에 포함하여 지급하고 직원의 경우 연봉월액의 50% 이내로 매년 설과 추석 5일 전에 각각 지급한다’는 규정에서 ‘임원의 경우 보수에 포함하여 지급하고’를 삭제하여 이중 지급 근거를 마련했다는 것이다.

박상민 엑스코노조 지부장은 “공직자가 자신의 권한을 남용하여 자신의 보수를 올리는 ‘살찐 고양이’를 더 이상 방치되어서는 안된다는 생각에 공익신고를 하게 됐다”며 “같은 일이 반복되는 것을 막기 위해서라도 감독기관인 대구시의 엄중한 지도감독과 조치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에대해 김 사장 측은 “당시 이사 대우 본부장이 상임이사보다 더 많은 임금을 받는 불합리를 없애기 위해 도입했지만 단 한 번도 시행한 적이 없다”고 말했다.

그런데도 대구시는 올들어 산하 기관장의 연봉 상한 제한을 없애면서 ‘살찐 고양이’를 양산한다는 지적이다. 시는 지난해 6, 8월 두 차례 대구미술관장 공모를 했으나 적격자가 없다며 8,900여 만원 수준인 연봉 제한을 없앴다. 권영진 대구시장은 당시 “우수 인재 영입을 위해 연봉기준도 상향하는 등 시 차원에서 다각적인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고 조정 사유를 밝혔다.

부산이 전국 처음으로 시행 예정인 살찐고양이조례는 심상정(정의당) 의원이 2016년에 발의한 이후, 국회 문턱을 넘지 못하다 광역의회에서 첫 통과돼 의미가 크다. 부산시의회는 조례안에 부산지역 공공기관 임원 보수를 최저임금제와 연계해 기관장은 최저임금의 7배(1억4,000만원선), 임원은 최저임금의 6배(1억3,000만원선)로 제한하는 내용을 담았다. 조례가 적용되면 부산시 산하 6개 공사ㆍ공단과 19개 출자ㆍ출연기관 등 25명의 기관장 중 3명의 연봉이 삭감된다.

부산시는 조례 시행에 따라 보수 제한에 대한 권고안을 작성해 각 기관에 배포할 예정이다. 부산에 이어 경기도에서도 추진 움직임이 이는 등 살찐고양이 조례 추진 지역은 더욱 확대될 전망이다. 이혜원 경기도의원은 지난달 14일 5일 자유발언을 통해 “최저임금법과 함께 경제주체들 간의 소득 간극을 좁히고, 소득재분배를 촉진하는 최소한의 제동장치가 마련되어야 한다”며 “경기도형 최고임금조례 제정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대구에서도 살찐고양이 조례의 필요성이 커지고 있다. 김동식 대구시의원은 “대구시 공기업과 출자ㆍ출연 기관은 물론, 기관 내 근로자와 기관장 간의 임금차이가 극심하지만 관련 규정이 없어 조정이 필요한 상황이다”며 “시민사회의 의견을 모아 빠르면 다음달 ‘대구형 살찐고양이조례’를 발의할 계획이다”고 말했다.

윤희정기자 yooni@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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