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잿빛도시 구미를 시민 주도형 문화도시로

  • 입력 2019.01.11 00:00
  • 기자명 김재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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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홍소 구미문화도시만들기 부위원장

구미문화도시만들기 배홍소 부위원장이 구미 문화거점 육성과 시민참여 활성화 방안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김재현기자 k-jeahyun@hankookilbo.com

경북 구미시는 국내 대표적 ‘공업’도시다. 높은 굴뚝과 흰 연기, 회색빛 거리를 떠올리기 쉽다. 하지만 이도 이젠 옛말이 돼 가고 있다. 문화와 예술이 살아 숨쉬는 도시로 만들자는 움직임이 거세다. 그 중심에 2015년 결성된 문화기획단체인 ‘구미문화도시만들기’가 있다.

구미문화도시만들기를 이끌고 있는 배홍소(60) 부위원장은 “서울 대구보다도, 구미 같은 산업도시일수록 클래식공연이 더 필요할 수도 있다. 요즘 구미경제가 어렵다는데, 이럴수록 더 문화예술활동에 참여해야 하고 정부 지자체의 지원도 뒤따라야 한다”고 힘주어 말했다.

구미 선산이 고향인 배씨는 서울에서 공공디자인분야에서 활동하다 10여년 전 고향으로 돌아왔다. 구미시 도시디자인 자문위원 등을 맡고 있다. 그는 “공공디자인과 공연예술이 무슨 상관이 있냐고 반문할지 모르지만, 넓게 보면 공연예술 활성화가 곧 도시재생”이라며 “도시디자인과 예술의 만남을 통해 구미가 문화와 예술이 충만한 도시로 거듭날 수 있도록 힘을 보태겠다”고 설명했다. 또 “구미는 금오산 선산 장원방(壯元房, 장원급제자를 많이 배출한 구미시 선산읍 이문 노상 완전리 일대를 일컫는 말) 등 문화유산이 풍부한 도시이지만 이를 제대로 활용하지 못하고 있다”며 “구미문화도시만들기가 나서 삭막한 공업도시를 문화도시 구미로 탈바꿈시킬 것”이라고 피력했다.

구미시는 2015년 문화체육관광부 공모사업인 문화특화지역 조성사업에 선정됐다. 구미문화도시만들기는 이 사업을 위탁 받아 다양한 문화 사업을 추진하고 있는 비영리 문화기획단체다. 배씨는 회원들과 함께 각종 공연 전시 등을 기획하고 실행하는 야전사령관이면서 ‘행동대장’ 역할을 한다.

그는 “무엇보다 시민들의 자발적인 참여가 우선”이라며 “각 분야 전문가와 현장활동가들이 머리를 맞대고 문화활성화 방안을 찾아 실천하고 있다”고 말했다.

2015년부터 매년 실시하는 ‘청춘! 금오천 2.4km’ 행사와 각종 플리마켓, 버스킹, 창작공방, 시민문화예술아카데미, 사진전 등이 대표적이다. 구미 청년작가 발굴 프로젝트 ‘그로잉업 잇:따’를 비롯해 시민연극단, 구미시민OK스트라, 창작 공방 등도 빼놓을 수 없다.

특히 구미시민연극단은 60여명의 아마추어 연기자들이 직접 기획하고 연습해 지난 한해동안 3차례 소극장 무대에 올랐다. 지난달 14일엔 심청전을 무대에 올려 호평을 받았다. 65명의 일반시민으로 구성된 구미시민OK스트라단도 입단 문의가 쇄도하고 있다. 구미시민이라면 ‘오케이’, 합주를 해보고 싶다면 ‘오케이’라는 뜻에서 OK스트라단이라 이름 붙였다.

이 같은 활동을 바탕으로 시민들은 행사 때가 되면 직접 공연이나 전시 등에 직접 참여하고 여기다 지역 내에서 활동하는 다양한 공연단체들이 합세해 행사를 더욱 풍성하게 하고 있다.

구미문화도시만들기의 프로그램에 참여한 뒤 등록 회원은 400명을 넘어섰다. 회원에겐 직접 프로그램을 기획하고 실행하며 참여할 기회를 준다.

경북 구미시 남통동 금오천 '드림큐브'에서 사물놀이패가 문화공연을 펼치고 있다. 구미문화도시만들기 제공

지난해 4월 구미 남통동에 개관한 ‘드림큐브’는 구미의 새로운 명물로 자리잡고 있다. 금오천 주변 주차장에 지상 2층 6개 동의 컨테이너로 구미시가 만들었다. 개관 후 지금까지 50차례 이상 지역 문화예술단체에 대관했다. 버스킹공연만 20회가 넘는다.

배홍소 부위원장은 “그냥 보여 주기식은 안 된다. 시민이 주도적으로 참여하는 구미시민예술영화제를 올해 열 계획이다. 전통의 산업과 문화가 어우러지는 구미만의 색깔을 만들겠다”고 말했다.

뜬구름잡기라는 비판에 대해 그는 “문화활성화라는 목표 하나만 보고 갈 생각이다. 지금까지 시험적 사업을 통해 성공가능성을 타진했고, 이젠 시민 스스로 문화 사업을 기획하고 운영하는 후방지원에 주력하겠다”고 말했다. 또 “공단 근로자들과 문화적 접목이 가장 큰 과제”라며 “경제가 쇠퇴하면 모든 것이 쇠퇴한다는 인식에서 벗어나 이럴 때 일수록 공단 근로자들과 시민들이 다양한 문화 활동에 스스로 참여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 것”이라고 덧붙였다.

김재현기자 k-jeahyun@hankookilbo.com

구미 시민들로 구성된 시민OK스트라단이 연습에 열중하고 있다. 구미문화도시만들기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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