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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 ‘광장의 토론’ 시민 의견 정책에 즉각 반영

  • 입력 2018.11.12 00:00
  • 기자명 전준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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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동네 명품행정] <21> 대구시민원탁회의

[저작권 한국일보]대구시민들이 지난 2일 대구 북구 대구삼성창조캠퍼스 중앙컨벤션홀에서 '성숙한 반려동물 문화, 우리 함께 하시게냥'을 주제로 열린 대구시민원탁회의에서 열띤 토론을 벌이고 있다. 김재현기자 k-jeahyun@hankookilbo.com
[저작권 한국일보]대구시민들이 지난 2일 대구 북구 대구삼성창조캠퍼스 중앙컨벤션홀에서 '성숙한 반려동물 문화, 우리 함께 하시게냥'을 주제로 열린 대구시민원탁회의에서 설명을 듣고 있다. 김재현기자 k-jeahyun@hankookilbo.com

지난 2일 오후 7시 대구 북구 대구삼성창조캠퍼스 중앙컨벤션홀. 각계 각층의 시민 200여 명이 ‘친 반려동물 도시 대구’를 위한 원탁회의에서 또박또박 자신의 의견을 주장하고 있었다. 22개의 원탁에 테이블 당 10여 명이 둘러 앉아 반려동물 증가와 유기, 사고 증가 등에 따른 사회문제를 해결하고 성숙한 반려동물 문화 정착을 위한 열띤 토론을 벌였다. 토론은 참가자 자신의 의견을 1분30초 동안 말하거나 상호토론, 전체토론 등 다양한 방식으로 진행됐다. 대형 스크린에는 토론자들의 의견이 실시간으로 공유됐다.

시민들은 이날 비반려인들에 대한 반려인의 배려가 가장 급선무라고 강조했다. “반려 동물에 대한 수요는 높아지고 있지만 생명이 아닌 물건처럼 취급하고, 무분별한 입양 후 책임을 지지 않으며, 야외의 배변 처리 등 펫티켓도 잘 지켜지지 않고 있다”는 것이 시민들의 공통된 생각이었다.

정부와 지자체에 대한 적극적인 역할 주문도 있었다. 시민들은 친반려동물 도시 대구를 위한 아이디어로 △반려동물 신고제 △출생부터 사망까지 관리할 수 있는 데이터베이스 구축 △반려동물 인식개선을 위한 교육과 홍보 의무화 △교육 전문가 양성 △반려동물 분양에 대한 엄격한 기준 적용 등을 대안으로 제시했다.

이날 원탁회의에 참석한 이해영(31ㆍ여)씨는 “한 달에 2번씩 유기견 자원봉사활동을 하고 있다”며 “올바른 반려 동물 문화를 정착하기 위해서는 이에 대한 교육이 의무화되어야 하고 반려인들이 제대로 된 정보를 얻을 수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시민들이 모여 의견을 나누고 공감대를 형성하는 ‘대구시민원탁회의’가 대구의 명물이 되고 있다. 재선인 권영진 대구시장이 초선 원년인 2014년 9월 ‘안전한 도시, 대구만들기’라는 테마로 시작한 시민원탁회의는 이달 초 ‘성숙한 반려동물 문화, 우리 함께 하시개냥’을 주제로 14회 회의를 열면서 고대 그리스 도시국가의 광장, 아고라가 되고 있다. 이를 통해 안전재난을 전담하는 대구시 재난안전실이 신설됐고, 폐쇄회로(CC)TV 통합관제센터 구축, 안심귀가를 위한 세이프존 확대로 이어졌다.

원탁회의는 ‘시민이 만들어 가는 대구축제’, ‘2030 도시기본계획’, ‘교통사고 절반 줄이기’, ‘청년이여 대구를 말해봐’, ‘복지’, ‘대구여성으로 산다는 것’, ‘주민참여예산’, ‘자원봉사’, ‘청정에너지’, ‘10년 후 우리 마을’, ‘대구정신을 말하다’, ‘중학교 전면 무상급식’ 등 다양한 주제로 공감대를 넓혔다.

시민이 주도하고 계절별로 연계하는 축제가 탄생했고, 교통사고 30% 줄이기 대책을 통해 2014년에 비해 올해는 교통사고 9.3%, 사망자 18.7%를 줄이는 성과를 거뒀다. 청년커뮤니티 지원을 위한 청년센터가 문 열었고, 여성취업상담이 확대됐으며 주민제안사업은 연중 무휴로 접수하고 있다.

대구에서는 지난 2015년 시민원탁회의 운영위원회가 출범하면서 운영 및 지원에 관한 조례가 제정됐다. 회의 개최 날짜와 장소, 슬로건, 참여자, 토론 세부과제 등을 선정하는 운영위원회도 모두 49회나 열렸다.

대구시의회는 당초 시민원탁회의가 의회의 기능을 침해한다며 경계의 눈초리를 보냈으나 얼마 지나지 않아 지원을 아끼지 않고 있다.

대구시에 따르면 14회까지 원탁회의에는 시민 4,900명, 토론 진행자 638명 등 모두 5,538명이 참가했다.

김영애 대구시 시민행복교육국장은 “원탁회의가 거듭될수록 생활밀착형 테마에 관심을 기울이는 시민들의 참여도가 높아지고 있다”며 “시민들의 의견을 대구시의 정책으로 즉각 반영하는 도시 공동체를 만들어가고 있다”고 말했다.

대구=전준호기자 jhjun@hankookilbo.com 김재현기자 k-jeahyun@hankookilbo.com

대구시민들이 지난 8월 말 '중학교 전면 무상급식'에 대한 시민원탁회의를 하고 있다. 대구시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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