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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철우 경북도지사, 전임 지사 흔적 지우기 논란

  • 입력 2018.10.20 00:00
  • 기자명 이용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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각종 산하기관 임원 속속 물갈이

경북도가 최근 정문 앞 표지석에 전임 도지사 때 새긴 '사람 중심'이라는 문구를 지웠다.
경북도가 김관용 도지사 시절 청사 정문 앞 표지석에 새긴 '사람중심'. 최근 이 문구를 지워 전임 지사 흔적 지우기라는 말이 나오고 있다.

이철우 경북도지사 취임 100일이 지난 시점에서 전임 김관용 도지사에 대한 흔적 지우기 조짐이 곳곳에서 연출되고 있다. 경북도청 청사 정문 표지석에 새겨진 김 전 지사의 캐치프레이즈 문구가 지워지고 간부 공무원과 산하 기관단체장도 자의반 타의반 자리를 떠나고 있다.

경북도 간부 공무원과 도의원 등에 따르면 지난달 13일 경북도의회 임시회에서 이춘후(영천) 의원이 5분 자유발언을 통해 ‘경북도 출자∙출연 기관장의 일괄사퇴 후 재신임’을 주장하면서 수면 아래 가라앉아 있던 물갈이론이 부상했다.

도는 최근 정문 앞 표지석에 새긴 ‘사람 中心’이란 문구를 지웠다. 도는 표지석 내용에 어울리는 ‘경북도청’ ‘경북도의회’를 새겨 넣기 위한 것으로 설명하고 있지만 전임 지사 흔적 지우기라는 말이 나온다.

김 전 지사의 측근으로 불리는 도내 한 기초단체 부단체장은 지난 1일 이 지사가 주관한 시군 부단체장 회의 후 대외통상교류관에서 열린 저녁식사 자리에서 이 지사와 언쟁을 벌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 지사가 표지석 문구를 빗대 “김 전 지사 시절 ‘ㅇㅇ중심 관용세상’이라는 말이 나돌 정도로 잘 지내지 않았나”고 하자 해당 부단체장이 항의성 발언을 하면서 서로 언성을 높였다는 것이다.

이 부단체장은 이에 대해 “기억 없다”고 말했다.

이 가운데 지난 10일에는 내년 6월 공로연수 예정인 경북도 K 국장이 갑자기 명예퇴직을 신청했다. K 국장은 15일 국회 국정감사를 마친 후 휴가를 내고 출근하지 않고 있다. 이는 이 지사가 올 연말 인사에서 김 전 지사가 아꼈던 K 국장에 대한 물갈이 의향을 보이자 스스로 명퇴를 한 것으로 알려졌다.

산하 기관단체에서도 물갈이 분위기에 편승한 신∙구 세력간 알력 다툼이 불거지고 있다. 지난 11일에는 내년 1월 임기만료인 새마을세계화재단 이사장이 사퇴하자 물갈이 신호탄이라는 뒷말이 나왔다.

경북도체육회는 지난달 중순 임시 대의원총회를 열어 선임직 이사 전원이 일괄사표를 제출했고, 이달 초 상당수 새 인물로 부회장 6명과 이사 30명을 확정 발표했다. 이 과정에 사무처장에게 사표 제출을 요구하고 업무배제를 결의하는 등 물의를 빚었다.

한 재단은 새로 임명된 이사장이 사무처장과 다툼을 벌여 사무처장이 결국 사표를 내기에 이르렀다.

이에 대해 경북도 관계자는 “법으로 보장된 퇴직연령과 임기를 무시하고 억지로 물갈이를 하려다 보니 마찰이 일어 나는 것 같다”며 “고위직은 대부분 1, 2년이면 모두 퇴직하는 만큼 순리대로 처리하면 좋겠다”고 말했다.

안동=이용호기자 lyho@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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