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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항 동빈대교, 지진 암초로 건설 불투명

  • 입력 2018.01.11 00:00
  • 기자명 김정혜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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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망권 침해” 주민 반대 거세고

지진으로 “안전 위험” 목소리 높아

대부분 교량구간 기존 영일만대로

지진 여파 곳곳 지반침하ㆍ균열

경북 포항 우방비치타운 아파트 입구에 지진 후 동빈대교 건설에 반대하는 내용의 현수막이 추가로 설치돼 있다. 김정혜기자 kjh@hankookilbo.com

 

경북 포항시 남구 송도동과 북구 항구동을 잇는 1.36㎞의 가칭 동빈대교 건설 사업이 기로에 섰다.

통과구간 일부 주민들이 그 동안 조망권 침해를 이유로 반대해 오다 지난해 지진 이후 안전성 논란이 불거져 엎친 데 덮친 형국이 됐다.

동빈대교 북구 쪽 끝 지점인 항구동 우방비치 아파트(888세대) 단지 앞에는 지난해 11월 15일 지진 이후 새로운 현수막이 2, 3장 더 붙었다. ‘지진 난 포항에 고가대교가 웬 말이냐’, ‘포항! 지진의 안전지대 아니다!’ 등이다.

주민들은 그 이전부터 발코니에 동빈대교 결사반대 현수막을 걸어두고 있었다. 지진 이후 조망권 침해를 넘어 안전성에 대한 우려가 높아졌기 때문이다. 지난해 7월부터 아파트 입구에서 시작된 집회는 최근 영하의 날씨에도 멈추지 않고 있다.

경북 포항의 가칭 동빈대교 건설에 반대하는 포항 우방비치 아파트 주민들이 지진 후 영하의 날씨에도 아파트 앞에서 항의 집회를 갖고 있다. 우방비치 비상대책위 제공

 

이 같은 우려는 이번 지진으로 영일만대로 곳곳이 침하하고 균열된 사실이 드러났기 때문이다. 남구 동해면 석리와 흥해읍 용한리 영일만항을 잇는 영일만대로는 대부분 구간이 교량으로 건설돼 있다. 이번 지진으로 이음장치와 교량 받침대 9곳에 균열이 확인돼 보수에만 한 달이나 걸렸다. 또 교량 182곳 중 6곳이 일부 금이 가거나 부서지는 피해가 났다. 교량으로 건설되는 포항-영덕구간 동해선 철도도 지진으로 개통이 미뤄진 상태다.

포항 지진으로 영일만대로 남송IC교 신축 이음장치가 손상된 모습. 연합뉴스

 

포항시는 동빈대교가 지진에도 안전하게 건설된다며 적극 해명에 나섰지만 주민들은 요지부동이다. 지난달 7일 포항시청에서 기본설명회를 연 지 1주일 만에 이강덕 시장이 주민들을 직접 만나 설득에 나섰다. 포항시 관계자는 “동빈대교는 규모 6.5에도 견디는 내진 1등급으로 설계돼 시공된다”며 “교량 기초공사도 교각 끝이 암반에 닿기 때문에 규모 8, 9 정도의 지진이면 모를까 튼튼하고 안전하게 짓는다”고 말했다. 특히 시는 동빈대교 교각 끝이 암반에 닿아 문제없다고 해명했다.

하지만 주민들은 불안감을 잠재우긴 어려워 보인다. 지진으로 포항 송도동 지역에서 지반 액상화 현상이 발견된 게 기폭제가 됐다. 동빈대교 예정지 끝 지점인 포항 송도동 송도해수욕장과 뒤편 솔밭 일대까지 관측됐다.

복덕규 포항시의원(북구 중앙ㆍ죽도ㆍ두호동)은 “액상화 현상까지 의심되는 지반 위에 고가다리 형태의 교량이 건설된다면 향후 강력한 지진 발생시 안전을 장담할 수 없다”며 “그 동안 노선을 두고 여러 지적이 있었지만 이제는 고가도로 형태의 교량이 과연 안전할 수 있는가 큰 의문이 앞선다”고 말했다.

포항 우방비치 비상대책위 관계자는 “고층 아파트가 밀집한 기존 노선보다는 주거지가 거의 없는 해안가 쪽 노선으로 건설해야 훨씬 안전하다는 게 주민들의 생각이다”며 “주민들은 아파트 앞에 교량이 놓여지는 것에 무조건 반대하고 뜻이 관철될 때까지 결사 반대 의지를 굽히지 않을 것이다”고 말했다.

포항 동빈대교는 국비 367억 원, 도비 156억 원, 시비 139억 원 등 662억 원을 들여 2022년 완공 예정이다.

김정혜기자 kjh@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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