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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상의 전환… 우박피해 사과가 승리의 사과로 대변신

  • 입력 2017.11.07 00:00
  • 기자명 권정식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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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동시, 우박 맞은 사과 수매해 엄선

‘VICTORY 2017 안동합격 사과’로

수능ㆍ입사시험 준비생들에게 인기

대구경북능금농협 산지유통센터 직원 등이 7일 안동합격사과를 들어 보이고 있다. 안동시 제공

지난 봄과 초가을에 갑자기 내린 우박으로 안동 영주시 등 경북 북부지역 과수농가에 큰 피해가 났다.

떨어지지 않고 남은 사과도 흠집으로 상품성이 떨어져 판로 확보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가운데 안동시가 가뭄과 호우, 우박을 견뎌낸 승리의 사과로 브랜드화해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안동시는 최근 안동지역 우박피해 사과 중 특품을 따로 골라 담은 ‘VICTORY 2017 안동합격사과’를 온라인을 통해 한정판매한다고 7일 밝혔다. 수능이나 공무원, 교사, 기업체 등 각종 시험을 앞둔 수험생들에게 큰 인기를 끌 것으로 기대된다.

안동합격사과는 우박피해를 입은 사과이지만 맛이나 모양, 향기가 최상품이라는 게 안동시 측의 설명이다.

안동시에 따르면 안동지역에는 전체 사과재배면적(3,300㏊)의 40%(1,224㏊)가 봄철 가뭄과 집중호우, 3차례의 우박으로 큰 피해를 입었다. 특히 결실기인 9월에 내린 우박은 치명적이었다.

이에 따라 시는 11억2,000만 원을 들여 2,600톤을 수매했다. 피해 사과가 그렇지 않은 사과와 섞여 시중에 유통되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 일반 시장에서 격리하기 위해서다.

문제는 피해를 입지 않은 사과도 도매금으로 ‘품질이 떨어지는 우박피해 사과’라는 부정적 인식이 확산할 수 있다는 점이다. 빅토리 2017 안동합격사과가 탄생한 배경이다.

시는 우박 피해농가로부터 수매한 사과 중 엄선에 엄선을 거쳐 3㎏ 들이 최상품 1만 상자를 만들었다. 여기에 안동합격사과 브랜드를 붙였다. 육안으로는 흠집을 찾기 어렵고 맛과 크기, 향도 그만이다. CJ헬로비젼과 손을 잡고 본격적인 판매에 나섰다. 최근에는 소문을 듣고 지역 백화점에서 오프라인 판매를 타진해 왔다. 안동시 측은 “오프라인 판매가격과 물량을 협의 중인데, 조만간 백화점 매장에서도 구입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안동시는 안동합격사과 판촉을 위해 9~15일 안동지역 13개 고등학교를 대상으로 안동합격사과 나눠주기 행사를 펼칠 예정이다. 권영세 시장 등 안동시 공무원들이 직접 학교를 방문, 수험생들을 격려하기 위해서다.

우박피해 사과 수매와 브랜드화는 농가 피해를 최소화하는데 큰 도움을 준 것으로 평가되고 있다. 안동시 관계자는 “농민들이 그냥 출하하면 3㎏ 1상자에 5,000원밖에 받을 수 없지만 평균 1만원에 수매해 그 만큼 손실을 줄일 수 있게 됐다”며 “안동합격사과는 수매 사과 중 최상품을 골라 담은 만큼 일반 사과보다 2,000~3,000원 비싼 2만원에 판매 중”이라며 “2상자를 구입하면 2,000원(5%) 할인한다”고 말했다.

국내 최대 사과 재배지인 영주시도 우박피해 사과 판로확대를 위해 수도권 지역 농협과 연계해 대대적인 판촉행사를 펼칠 계획이다. 앞서 영주시는 지난달 말부터 이달 5일까지 부석사 일대에서 열린 영주사과축제에서 ‘수능대박’ ‘사랑해’ 등의 문자를 새긴 사과를 출시해 선풍적인 인기를 끌었다.

안동시 이종원 유통특작과장은 “피해 농민들의 고통을 덜어주고, 안동 사과의 명품 이미지를 지키기 위해 합격사과를 출시했다”고 설명했다.

권정식기자 kwonjs57@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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