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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지만 박사의 법률이야기]통상임금과 신의성실의 원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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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7.10.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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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리의 행사와 의무의 이행은 신의에 좇아 성실히 하여야 한다.’
민법 제2조 제1항이다. 이를 흔히 ‘신의성실의 원칙’ 혹은 ‘신의칙’이라고 한다. 사회공동체의 구성원들은 법률관계를 형성할 때 상대방의 정당한 이익을 고려하고 상대방의 신뢰를 저버리지 않도록 행동하여야 하며 형평에 어긋나지 않아야 한다는 의미다.

예를 들어 프랜차이즈의 가맹계약에서 흔히 말하는 ‘갑질’ 등도 경우에 따라서는 이러한 ‘신의성실의 원칙’에 위배된다고 할 것이다. 또한 신의나 성실의 구체적인 내용은 때나 장소에 따라 변한다. 결국 그 사회의 상식이나 일반통념에 따라 결정되는 사항이다.
최근 이러한 신의성실의 원칙과 관련해 서울중앙지방법원은 전·현직 기아자동차 노조원들이 제기한 1조원대 통상임금 소송에서 근로자들에게 지급된 정기상여금과 중식비를 ‘통상임금’으로 인정했다. 이를 인정하는 것은 신의성실의 원칙에 반하는 것이 아니라면서 4,233억원을 지급하라고 하는 일부 승소 판결을 내렸다.

아직 1심 판결이므로 기아자동차가 불복해 항소한다면 추후 상급법원의 판결에 따라 그 결과가 달라질 수 있을 것이지만, 적어도 1심에서는 기아자동차보다는 노동조합의 손을 들어 주었다.
이번 소송의 주된 쟁점인 통상임금이란 근로자들에게 정기적이고 일률적으로 소정의 근로 또는 총근로에 대해 지급하기로 정한 금액, 일급 금액, 주급 금액, 월급 금액 또는 도급 금액으로 근로자의 특정한 임금을 보호하기 위해 근로기준법 시행령에서 정한 기준임금을 뜻한다. 여기에는 기본급 외에 직무수당, 직책수당, 기술수당, 면허수당, 위험수당 등과 같이 실제 근무일이나 실제 수령한 임금에 구애됨이 없이 사업주가 고정적이고 일률적으로 지급하는 임금이 모두 포함된다. 다만 상여금이나 근로 실적에 따라 지급 여부와 금액이 달라지는 임금은 포함되지 않는다.

하지만 기아자동차 측이 상여금 등을 통상임금에서 빼고 임금인상을 합의한 것은 쉽게 뒤집을 수 없는 노사간의 약속이므로 신의성실의 원칙에 입각해 정기상여금과 중식비 등은 ‘통상임금’에 포함시킬 수 없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법원은 노조가 주장하는 ‘일비’를 제외하고 정기상여금 및 중식비를 통상임금으로 인정해도 신의성실의 원칙 위배는 아니라고 봤다. 사측이 주장한 경영상의 중대한 어려움이나 기업존립의 위태는 불확정적인 것이라는 판단이다.

법이 그때그때 달라지는 것은 아니다. 현실적인 상황을 고려해서 가장 합리적인 결정을 내린다.
이를테면 근로자들의 정당한 근로 대가인 임금을 온전히 보존하고 지급하는 것은 당연한 일이다. 하지만 새로운 임금협상과정을 통해 종래의 통상임금에서 제외되었던 ‘정기상여금’ 등이 새로이 포함돼 기업에게 막대한 경영상의 어려움이나 나아가 금전적인 문제로 회사의 존립마저 위태롭게 한다면 재고해볼 필요가 있을 것이다. 물론 기업도 일방적인 주장만을 내세워 근로자들에게 희생을 강요해서는 안 될 것이다.

결국 이러한 근본적인 문제해결을 위해 노사 간의 ‘신의성실의 원칙’에 입각한 노력과 함께 법원의 일관성 있는 판결이 필요하다 할 것이다. *
김지만(저작권보호원 감수위원, 법학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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