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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철경의 인터뷰기행 (10) 가수와의 대화싱어송라이터 ‘디안’을 만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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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7.10.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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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안


꿈을 이루기가 참 어려운 시대를 살고 있는데요. 디안님은 꿈을 실현한 원동력이 무엇이라고 생각하
나요?

…> 아, 시인님께서 꿈을 이뤘다고 말씀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정확히 표현을 하자면, 아직 꿈을 다 이루지 못했으니 여전히 꿈꾸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지금도 무던히 노력 중이지요. 이 길이 비록 힘들지만 포기할 수 없는 것은 잘 할 수 있다고 저를 믿어주는 친구들과 지지해주는 분들에 대한 보답이라고 할까요? 뭔가 더 보여주지 못하고 포기해버린다면 저를 믿어왔던 사람과 제가 추구하던 시간이 너무 허탈할 것 같아요. 제가 노래를 포기하는 순간 제 삶이 전혀 웃지 못할듯해서라고 할까요. 결국 제가 웃으며 노래를 부를 때, 절 믿고 계신 분들이 노래 소리와 함께 행복할 수 있으니까요. 이러한 믿음이 포기할 수 없는 힘이라고 생각합니다.

   
 


공연을 하다 보면 여러 가지 예상치 못한 일들이 발생할 거라 생각합니다. 예를 들어 공연을 마쳤으
나 입금이 안 됐다던가, 또는 공연 중 난감한 상황들이 종종 있을 것 같습니다. 그럴 때 어떻게 대처해 나가시는지요?

…> 예상치 못한 상황들, 정말 많아요. 출연료를 못받거나 공연하고 못 받은 거 계산한다면 제가 지금 이렇게 빈곤하진 않을듯해요. 하하. 뭐 금액으로 따지자면 1억이 넘어갈 겁니다. 그래도 이건 좀 너그럽게 넘어갈 수 있는데요. 제가 기획팀과 공연팀을 연결해주고 그 팀들이 공연료를 못 받을 때는, 머리가 터지도록 아픈 건 말할 것도 없어요. 그 팀들한테 죄인이 돼버리는 거죠. 함께하는 분들을 위해서라도 더 나쁜 일이 생기지 않도록 철저하고 꼼꼼히 계획을 만들기도 합니다.
제게도 때때로 재능기부라는 이름으로 강연이나 무료 원고를 청탁받는 일이 있는데요. 디안님은 노
래로 많은 사람들을 즐겁게 하시니 그런 의뢰가 많이 올 거로 생각합니다.

제가 알기엔 디안님도 그리녹록치 않으신데 재능기부 제안을 받으시면 어떻게 대처하시는지요?
…> 현실이 어렵다보니 유혹이 많아요. 정말 재능 기부식의 출연료로 움직이게 되면 나중에 어떻게 돌아갈지 뻔하거든요. 하지만 의도가 좋은 경우엔 의무적으로 동참한다는 생각으로 참여하기도 합니다. 예를 들어 지난 2014년 이후 광화문 광장에서 많은 시민들이 모였을 때, 세월호 유가족의 아픈 마음을 달래주고 함께 모인 시민들에게 노래를 들려줄 수 있는 기회는 제게 더없이 의미 있는 참여입니다. 사회적 약자나 어려운 단체 참여는 무보수로 말씀하셔도 달려가곤 했지요. 그 외에 광장에 모인 노동자 농민을 위한 재능기부는 저의 지향점과도 일치합니다.

디안님은 그동안 대중의 인기보다는 언더그라운드 가수로 더 많이 알려져 있는데요. 대중적 명성을 더 알리는 것도 중요하다고 봅니다. 디안님의 생각이 궁금합니다.
…> 명성까진 아니어도 디안이란 이름을 말하면 아! 디안, 노래 어떤 노래가 있고 그는 어떠하더라! 정도? 많은 분들께 제가 가수라는 걸 알리고 싶어요. 노래도 물론이고요. 그래야 책임감도 커지고 이름 정도는 알려져야 진정성이 있잖아요. 저의 존재를 위해 뭔가 변화를 시도해도 아무도 모르는 사람이 하는 것보다는 무게감이 있잖아요. 이왕이면 즐겁게 좋은 곡을 만들고 싶어요. 아직도 저는 헝그리 정신으로 허기지고 계획들이 많거든요. 하하.

지금까지 음반도 여럿 내신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우리 독자들에게 소개해주시겠어요. 각 음반의 노래 중에서 특히 애착이 가는 노래를 알려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 애착, 그런 녀석들 참 많은데, 우선 저를 처음 알리게 한 ‘디안 디지털 싱글앨범’에 수록된 ‘고마워요’라는 곡입니다. 이 곡을 부를 때 가사에 감정이입이 돼 많이 울었어요. 울면서 녹음한 곡이라서 그런지 지금 들어도 눈물이 나요. 또 말씀드리자면 여성 3인조 ‘타묘(Tamyo, 馱猫)’ 앨범에 수록된 곡 중 타묘들이 잘 나타나 있는 ‘떠나라’ ‘가면’ ,그리고 강산애 형과 녹음한 ‘깨어나라’를 각별히 좋아합니다.

가끔 문학 콘서트나 출판기념 행사에 가면 시에 곡을 붙인 다양한 노래를 접할 수 있던데요. 디안님도 그러한 시도를 하고 계시는지 궁금합니다. 그렇다면 주로 어느 시인의 시를 노래로 만들었는지 궁금합니다.
…> 네, 요즘 시에 곡을 붙여 부르시는 밴드나 가수가 있다고 들었습니다. 저도 시처럼 좋아하는 ‘노을’이란 곡이 있는데요. 이 노래를 부를 때마다 생각했어요. 언젠가는 이렇게 시처럼 예쁜 가사를 써서 남녀노소 할 것 없이 다 공감할 수 있는 곡을 좀 만들어야지 하고 생각했어요. 조만간 발매할 예정인 앨범에 이호준 여행작가 겸 시인의 시중에 ‘10월’이란 시를 읽어보고 바로 기타를 잡았는데 멜로디가 바로 붙여지더라고요. 너무 신기하고 기분이 좋았어요. 몇 곡 더 주셨는데 그중에 가장 서정적인 시를 선택했습니다. 편곡해 주신 분도 곡 해석을 너무 잘 해주셔서 더없이 행복했어요. 다음 앨범에서도 시곡(詩曲)을 계획 중인데요. 이철경 시인님께 부탁드리면 좋은 시 주실까요? 하하하.

그럼요. 제 시에 곡을 붙여주신다면 저야 기쁘죠. 다음 음반 작업 때 꼭 연락주세요. 예전에 서울역에서 우연히 디안님의 모습 본 적이 있어요. 작은 키에 커다란 기타를 메고 지방 공연을 떠나는 날이었을 겁니다. 전국을 다니시면서 가장 기억에 남은 공연이나 일화를 들려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 대부분 공연은 기억에 다 남아요. 왜냐면 맛이 다 다르거든요. 그 고장에 가면 꼭 먹어봐야 하는 음식이 있잖아요? 공연도 똑같아요. 그래서 저는 맛이라고 표현합니다. 하하. 저는 서울 공연보다는 지방을 많이 다니는 편이긴 합니다. 이유는 저도 모르겠어요. 아마도 지방에 계시는 분들이 저를 더 좋아 하시나 봐요. 약간 제가 시골스러운가요? 하하.
기억에 특히 남는 공연은 지난 5월에 가족 콘서트를 제주 비양도 한림초등학교로 다녀왔어요. 학생이 딱 두 명! 그것도 남매, 정말 딱 두 학생을 위해 제주 비양도를 찾은 거죠. 공연 시간은 7시였는데요. 그 학교 설립 이래 아이 어른 다 합쳐서 가장 많은 관객이 모였다고 합니다. 마을 잔치까진 아니었지만, 어르신들이 많으셨는데 바쁜 시간에도 또 음악을 모르시는데도, 아이들을 위한 공연이라고 하니 귀중한 시간을 내어주셨어요. 공연이 끝난 후 선생님들과 몇몇 분들께서 직접 문어를 잡아다 주셨던 기억이 납니다. 그날 두 아이와 공연을 함께한 시간은 더없이 소중했으며 찾아가는 콘서트를 하면서 희미해져가던 노래에 대한 애착에 가슴이 벅찼습니다. 이 작은 아이들이 미래의 기둥이니, 맛난 음식을 다양하게 맛보게 하면 더 멋진 미래를 만들지 않겠어요. 저는 공연을 하면서 이 아이들에겐 좀 색다른 간식을 맛보게 하려고 노력했던 기억이 납니다.

현재 우리나라 노래의 흐름은 끊임없이 변화되고 다양화돼가고 있지요. 저는 서정적인 발라드 음악이 좋은데 요즘 인기 있는 노래 대부분이 따라 부를 수 없는 곡들이 많아요. 현 노래들의 흐름과 디안님이 추구하는 노래의 차이를 말씀해주시겠어요.
…> 제가 좋아하는 건 힙합인데 제가 가지고 있는 성향이 힙합을 할 순 없어요. 좋아하는 것은 좋아하는 것으로 인정하고, 할 수 있는 건 좀 더 잘 전달될 수 있게 최선을 다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솔직하게 말씀드리자면, 저 같은 경우, 허스키하고 저음이 많은 톤을 정말 좋아하고 매력을 많이 느껴요. 그러다보니 제 톤을 좋아하지 못했어요. 허스키한 톤을 하고 싶어 억지로 만들어내곤 했죠. 한동안 제가 가지고 있는 것을 인정하지 못했어요. 그것을 인정하는데 너무 많은 시간을 허비했지요. 오히려 다른 분들이 저의 맑은 톤을 좋다고 해주셨죠. 저는 그걸 너무 늦게 인정하고 받아들였죠. 지금은 저의 목소리를 사랑하고 있어요. 못나면 못난 대로 예쁘면 더 예쁘게 하려고 합니다. 그냥 그런 거 있잖아요. 장르를 가르지 않고 시대를 따지지 않고 매순간 느껴지는 대로 받아주면 어떨까요. 우울하면 그 순간, 우울한 것을 인정해주고 애써 웃으려 하지 말고 기쁘면 즐거운 대로 콧노래도 불러가며 친구 손도 잡아주고 또 생각나는 이에게 연락해서 즐거운 노래를 들려주면 어떨까요. 저는 가끔 그러는데 그러고 나면 기분이 좋아집니다. 하하. 그래서인지 철없단 소리를 많이 듣기는 합니다.

향후 계획을 알려주시겠어요? 음반 작업이라든가, 또는 공연 등 어느 것이라도 좋아요.
…> 음반이 나오면 지방부터 소규모 콘서트를 가질 예정입니다. 지방 소도시 또는 대구에서도 할 예정이니 많이 와주세요. 공연은 혼자일 수도 있고 둘이 될 수도 있고 셋 또는 밴드를 갖춰 콘서트 위주의 공연도 생각중입니다. 계획은 어른을 위한, 또 서울까지 못 오시는 분들을 위해 찾아가는 깜짝 콘서트가 되겠네요. 하하. 또 하나 계획이 있다면 공정무역 또는 공공의 이익을 위한 좋은 일은 하는 중소기업 중 선정해 깜짝 공연도 준비 중에 있습니다.

   
가수 디안


전 세계 이곳저곳을 다니며 자유의 노래를 부르는 인권운동가이면서 반전(反戰) 가수인 조앤 바에즈의 노래와 사상을 참 좋아하는데요. 디안님도 싱어송라이터로서 전국에 포크기타를 메고 누비는 모습을 보면서 조앤 바에즈가 생각이 났습니다. 자유에 대한 상징적인 가수로서 비폭력 저항 반전의 기치로 수십 년 동안 노래해 온 같은 여성인 그와 비교한다면 어떨까요? 서정적인 노래와 시대를 응시하는 깊이 있는 음유시인이 될 거로 생각합니다. 지난 2016년 노벨문학상을 받은 밥 딜런의 노랫말을 보면 시대 응시와 사회적 약자에 대한 시선이 그를 지금의 가치 있는 가수로 만들지 않았나 생각합니다. 디안님도 약자를 위한 더 나은 세상, 더 아름다운 나라를 위해 노래로 위안과 사랑으로 세상을 변화시키고 밝혀주시기 바랍니다. 인터뷰에 응해주셔서 감사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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