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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사람] 경주 금장초 이아린놀라제2의 박세리 될래요!
김성웅기자  ksw@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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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7.10.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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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아린 양



“5년 뒤엔 꼭 제2의 박세리가 되어 그린재킷을 입을 거예요. 카메라 앞에서 태극기를 흔들며 대한민국을 자랑하고 싶어요.”

9살 때 아버지의 손에 이끌려 처음 골프채를 잡은 뒤 1년여 만에 76타로 싱글 핸디캐퍼가 된 경주시 금장초등학교 이아린(11•5년)양. 그가 크고 작은 아마추어 골프대회에서 신들린 실력을 선보이며 챔피언 행진을 이어가고 있다. 싱글 핸디캐퍼는 규정타수보다 1∼9타를 적게 치는 사람을 말한다.
이 양은 지난달 8월 21일 경주시 안강 레젠드 골프클럽이 주최한 ‘안강레전드아마추어골프대회’에서 우승했다. 성인들 사이에 낀 가장 어린 나이의 선수였지만 실력으로 선배들을 누른 것이다.
경주 출신인 이양이 골프와 인연을 맺은 것은 3학년 때다. 학급 대항 팔씨름 대회에 참가해 남녀 전체에서 1등을 차지했다. 이를 들은 부모는 골프 선수로 키우기로 했다. 나이에 비해 팔 힘과 어깨 근력이 좋아 골프 선수로 제격이겠다는 판단을 한 것이다.

아버지 이민석(48•숙박업)씨는 "평소 지기 싫어하는 딸의 성격과 타고난 힘을 보고 운동선수로 키우려 마음을 먹었다”면서도 “자칫 공부를 등한시 할 수도 있다는 생각에 많은 고민을 했다”고 말했다.
그러나 어릴 때부터 책을 가까이 했고 학업성적도 최상위권을 유지해 학업과 운동을 병행하더라도 별 문제가 없겠다는 확신을 가졌다고 한다. 이씨는 딸에게 그의 키만 한 골프채를 선뜻 쥐어줬다.
원래 아린이의 희망은 화가였다고 한다. 남다른 색채와 구도감각이 있었고 그림도 곧잘 그렸다. 하지만 공부도 빠지지 않았다. 1학년 때부터 지금까지 거의 100점을 놓치지 않았다고 한다. 때문에 이양의 부모는 딸의 꿈을 운동선수로 바꾸는 게 쉽지 않은 선택이었다고 했다.
“그림을 그리는 화가의 인생은 그렇게 평탄하지 않을 수도 있다고 말했어요. 골프선수로 세계를 제패하고 난후 그림을 그리면 더욱 유명한 화가가 될 수 있다고 설득했지요.”

이양은 3학년 때인 2015년 2학기부터 경주 신라컨드리클럽 정우진 KPGA 프로에게서 기본기를 배웠다. 이듬해 5월부턴 포항의 박상훈 KPGA 아카데미에서 골프를 배우며 실력을 쌓아갔다.
성장은 놀랄만했다. 골프를 배운 지 1년 3개월 만에 76타를 기록하며 싱글 핸디캐퍼가 됐다. 싱글 핸디캐퍼는 주말골퍼의 로망이다. 골프 전문가들은 빠르게 줄어드는 타수에 놀라고 있다. 이들은 지금보다 체격조건이 좋아지는 내년이면 비거리가 더욱 늘어나면서 언더파(규정 타수보다 적은 스코어)를 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그러나 이양의 부모는 늘 걱정이 앞선다고 한다. 세계적인 선수로 성장하는 일이 쉽지 않다는 것을 잘 알기 때문이다.

이양은 여러 가지 장점을 가지고 있다. 아빠의 단단한 골격과 172cm인 엄마의 큰 키를 물려받아서다. 좋은 체격 조건을 가지고 있고 골프에 대한 집착도 강하다. 응석받이 외동딸임에도 성격은 침착하다. 좀체 흔들리지 않는 강한 정신력을 가진 것도 큰 장점이다. 차량ㆍ배ㆍ비행기 등 어떤 것을 타더라도 멀미를 하지 않고 세계 어느 곳을 가도 음식을 가리지 않는다고 한다. 미래 세계 투어 골프선수로 필요한 모든 조건은 다 갖추고 있는 셈이다.
아버지 이씨는 “어릴 때부터 딸을 데리고 국내외 여행을 많이 다녔다”며 “가족 간 허물없는 대화와 사랑이 딸을 차분하고 단단하게 만든 것 같다”고 했다.
이양의 골프사는 이미 시작됐다. 골프채를 잡은 지 1년 만에 홀인원을 기록하는 등 벌써 행운이 따르고 있다.

이양이 승승장구한 것만은 아니다. 지난해 9월 첫 한국 청소년 골프대회에 출전해 114타를 기록하며 처음으로 탈락의 아픔을 맛봤기 때문이다. 처음 겪은 일이어서 슬럼프에 빠진 듯했다. 올 3월 충남 태안군 현대 솔라고CC에서 열린 제3회 플렉스파워배 KYGA 청소년골프 대회 초등여자부에 출전, 전반전에 1위를 달리다가 후반전에 체력이 급격히 떨어지면서 83타에 그쳐 입상하지 못했다. 하지만 114타를 기록한 이후 6개월 만에 거둔 성적이라는 점에서 관계자들을 놀라게 했다. 지난 8월에는 경주 안강 레전드 클럽에서 열린 제2회 아마추어 대회에 최연소로 출전해 여자부 우승(신페리오방식)을 차지하는 등 주니어 골프선수로서 착실하게 단계를 밟고 있다.
현재 이양은 KLPGA 아마추어 골프대회 등에 참가하며 경험을 쌓아가고 있다. 지역 골프계에서는 6학년이 되는 내년에 대한민국 초등 골프 유망주가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박인비와 전인지 선수를 좋아해요. 하지만 누가 더 좋은지는 말할 수 없어요.”
이양은 두 선수의 스타일과 성향은 다르지만 각자 가진 장점이 많아 이들의 장점을 모두 배워야 한다며 ‘깜찍한 욕심’을 내보였다.

“주니어 선수가 프로대회에 나가서 기라성 같은 프로들과 겨뤄보는 건 꿈같은 일이지만 기회가 주어진다면 해보고 싶어요. 나를 골프에 입문시켜준 부모님과 이아린 이름 석자를 걸고 이를 악물고 경기에 임할 거예요.”
이양의 당찬 포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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